한나라당·김형오 한 몸으로 직권상정 강행

오후 2시 본회의...이강래·정세균 의원직 사퇴 공식화

한나라당과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위한 찰떡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한나라당이 22일 오전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오전 9시 15분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한 직후 김형오 국회의장은 직권상정 성명을 발표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10시 45분 김양수 비서실장을 통해 오후 2시 본회의를 소집하고 방송법, 신문법, IPTV법 등 언론 관련법 3건과 금산분리 완화의 핵심인 금융지주회사법을 직권상정 해 표결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오 의장은 “절차에 따라 표결에 부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으며 이것이 의회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다수결의 원칙을 지키는 길”이라며 “외롭고 불가피하게 내리게 된 결단에 대해 책임 질 것이며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김형오 의장이 직권상정을 공식화 하자 오후 12시 현재 한나라당 의원 150여 명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대기 중이며 의장 출입구를 둘러싸 의장의 출입을 위한 태세를 갖췄다.

민주당은 본회의장 밖에서 의장의 출입을 막기 위해 준비 중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모여 있다. 민주당 소속 보좌관들과 당직자들은 국회 본청으로 들어가기 위해 출입을 막고 있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가 의원직 사퇴를 공식적으로 밝히며 막판 초강수를 두고 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무도한 짓을 하고 날치기를 한다면 18대 국회는 사실상 의미가 없고 여기서 문을 닫는 편이 국민의 장래를 위해 훨씬 나을 것”이라며 “나와 정세균 대표는 오늘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법으로 의원직을 사퇴해 결연한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긴급 브리핑을 갖고 “한나라당과 MB정부의 미디어 소유에 대한 거침없는 집요함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라며 “국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불상사는 한나라당의 행동으로 촉발된 것이며 정치적인 모든 책임 역시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