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할 공간을 달라, 그거밖에 없죠”

[박병학의 글쓰기 삶쓰기] 날마다 용역들과 싸우고 있는 동대문 노점상인들

그들에게 노점상 상인들은 살갗에 내려앉은 부스럼과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부스럼을 남김없이 씻어 내기 위해 깡패들을 끌어들였고 경찰들까지 불러 모았다. 깡패들은 자기가 하는 일이 무슨 일인지도 잘 모르는 듯 꼭두각시처럼 움직이기만 했고, 그곳에 버스까지 몰고 와 요란뻑적지근하게 끼어든 경찰들은 깡패들이 인간을 얼마든지 부스럼처럼 함부로 다룰 수 있도록 멀뚱멀뚱 도로 한가운데에 서서 교통정리나 하고 있었다.

동대문운동장 쪽에서 노점상 상인들이 날마다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어느 날, 나는 지하철 동묘앞 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어느 노점상을 찾았다. 그곳에서 이런저런 물건들을 깔아 놓고 장사를 하고 계신 어떤 분과 만날 수 있었다.

“금요일(10월 9일) 밤에 길거리에서 크게 패싸움이 붙었어요. 경찰 2개 중대에 용역 깡패가 한 100명? 금요일 밤부터 새벽 한 시까지 싸웠지요.”

걸핏하면 땅뺏기 싸움을 하는 조직 폭력배들 이야기가 아니었다. 서울을 ‘디자인 도시’로 만들겠다고 하며 이제껏 지칠 줄도 모르고 노점상 상인들을 괴롭혀 온 오세훈 서울 시장과,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장사하는 노점상 상인들이 아니꼽게 보였는지 굳이 마지막 밥 한 숟갈까지 빼앗아 먹으려 하는 큼지막한 상가 건물 속 상인들, 즉 힘을 쥔 자들과 돈을 쥔 자들이 짝패가 되어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을 멋대로 몰아내려고 하는, 어쩌면 차마 싸움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때리는 자와 맞는 자가 너무나도 뚜렷이 갈리는 그런 싸움이었다.

“이 동네 건달들이랑 상가 상인들이랑 상가 경비들까지 다 동원했어요. 우리들 장사 못하게 하려고.”

노점상 상인들이 매 맞고 몰리고 깨지고 당하고 밀려나고 짓밟히고 끝내는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는 모습은 사실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근대화니 나발이니 목이 터지도록 부르짖던 아주 오래 전부터 노점상은 도시를 반듯하게 가다듬고 싶어 하는 힘센 자들에게 눈엣가시였고 그들에게 노점상 상인들은 도시 환경을 해치는 벌레들쯤으로 여겨졌다. 노점상들을 모조리 없애기 위해서라면 힘센 자들은 깡패들까지 돈 주고 사와 자기 손발처럼 부려먹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못된 일에는 절대 빠지지 않는 이명박 씨가 서울 시장을 하며 청계천에서 공사한답시고 괜히 뚱땅거리던 무렵에도 노점상 상인들은 얻어터지고 나동그라지며 눈 깜짝할 새 밥벌이를 잃어버리기 일쑤였다. 서울시와 경찰은 노점상 상인들이 굶어 죽든 얼어 죽든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끝내 청계천에 뜬금없는 물줄기가 뚫리게 되자 청계천 노점상 상인들은 서울시와 맞서 싸워 기어코 동대문운동장 축구장 3000평을 ‘동대문 풍물벼룩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얻어 냈고, 이명박 서울 시장도 그때는 풍물시장만큼은 지켜주겠다고,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고 온갖 달콤한 말을 늘어놓았다. 그게 2003년 세밑이었고, 박봉규 열사가 온몸에 불을 사른 지 일 년 뒤였다.

2006년에 오세훈 씨는 서울 시장이 되었고 이듬해 세밑에는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되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지난해 난데없이 동대문운동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7만 평을 들여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 파크(DDP)’를 짓겠다는 어이없는 발표를 했다. 그것은 곧 동대문운동장 안에 자리하고 있던 노점상 상인들을 모조리 내쫓겠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철거 있는 곳에 각목과 벽돌이 따라와 상인들을 마구 때려눕혔다.

2008년, 서울시는 동대문 풍물시장을 없애는 대신 신설동에 있는 옛 숭의여자중학교 터에 ‘신설동 서울풍물시장’을 만들겠다고 하며 노점상 상인들을 또 몰아대었다. 그즈음 동대문운동장 조명탑에 노점상 상인들이 올라가 고공 농성을 벌였고, 일용직 노동자들과 용역 깡패들, 노숙자들이 한밤중에 나타나 동대문 풍물시장을 통째로 때려 부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노점상 상인들이 몸과 마음을 심하게 다치고 송두리째 삶을 빼앗겼다.

신설동 서울풍물시장에 들어가지 않고 끝까지 싸운 노점상 상인들은 지난해 세밑에 결국 한양공고 길까지 밀려났다. 서울시는 그곳을 ‘중구 노점 특화 거리’로 만들어 준다며 꼬드겼고 적잖은 돈까지 지원해 주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한양공고 길 노점상들이 철거 대상이라고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었다. 그리고 지난 9월과 10월 초순에 서울시는 잡초 뽑듯 동대문 노점상들을 거푸 뽑아 갔다.

“서울시랑 중구청이 계속해서 동대문 노점상들을 없애려고 했어요. 저희가 광희 패션몰이랑 에리어 식스(Area 6)라는 상가 건물이 있는 쪽에서 장사를 하는데, 상가 관리자들이랑 일부 상가 주인들, 건달들이 서울시와 한통속이 되어 계략을 꾸민 거예요. 저희 노점은 20년도 더 됐는데 저희 때문에 상권이 형성되니까 그제야 장사가 될 듯해서 건물을 세운 거거든요.”

“그럼 광희 패션몰과 에리어 식스는 그렇게 오래된 건물이 아니겠네요?”

“광희는 한 15년쯤 됐고, 에리어 식스는 12년인가 13년쯤 됐을 거예요. 상가 안에 있는 상인들 대다수는 저희 노점상들이 있어야 자기네들도 더 영업이 잘 된다는 것을 알아요. 근데 그중 소수는 이해관계 때문에...... 자리 하나에 천만 원 2천만 원씩 하니까요.”


서울시가 DDP 공사를 한답시고 동대문운동장 주변 노점상 상인들에게 자리를 좀 비워달라고 한 것이 지난 9월 초였다. 서울시 말을 들어 주기 위해 노점상 상인들은 장사할 물건들을 다 치우고 한 달 동안 물러가 있었다고 했다.

“그럼 그 한 달 동안은 생계를 어떻게 유지하셨어요?”

“생계요? (웃음) 그냥 쉬었죠.”


하지만 서울시는 공사가 끝나면 노점상을 다시 열 수 있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용역 깡패들만 개미떼처럼 까맣게 풀어 아예 노점상 상인들이 장사를 못하게 막았다. 더군다나 9월 하순에는 일부 상가 상인들이 모여 노점상을 인정할 수 없다는 ‘항의 시위’까지 벌였다고 했다.

“서울시에서 내놓은 자료 보면요. 노점상 단속하기 위해 용역 깡패한테 들인 돈이 10억 원이에요.”

지난 9월 14일에는 동대문 중앙상인회가 책임지고 맡은 ‘노점상 함께 살기 대토론회’가 열렸지만 그 자리에 서울시는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고 했다.

“공청회 이후 9월 하순쯤에 광희 패션몰이랑 에리어 식스 쪽에서 첫 충돌이 있었죠. 건달들이 와서 막 행패를 부렸는데 노점상 상인들이 힘을 합쳐서 물리쳤어요. 그 뒤로도 몇 번 더 충돌이 있었는데 그렇게 싸움을 해 가며 노점상 상인들이 점점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어요. 근데 건달들이나 용역들보다는 상가 상인들이랑 싸우는 게 가장 힘들어요. 같이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상가 관리자들이 사기 쳐 가면서 상인들 동원하고 있는 거죠. 어쨌든 그러다가 지난 금요일에 대판 싸움이 붙었어요. 노점 100여 명이랑, 상가 경비에, 직원에, 용역에, 경찰 기동대 버스가 두 대나 왔어요. 서울시에서도 나오고 정보과 형사들도 나오고...... 그때 아주머니 한 분이 기절해서 국립 의료원으로 실려 가셨어요.”

금요일 싸움에서 경찰에게 잡혀간 상인은 없다고 했다. 다만 국립 의료원으로 실려 간 아주머니가 아직 상태가 어떤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토요일은 장사를 쉬니까 안 싸웠고, 아마 오늘(일요일) 밤에도 그쪽에서 한 판 싸울 거예요.”

“근데 싸움을 밤에 하시는 건 장사를 다 마치신 다음에 싸우셔서 그런 건가요?”

“에이, 아니죠. (웃음) 저희는 밤부터 새벽까지 장사해요. 원래는 저녁 여덟 시부터 새벽 다섯 시까지 도로에서 장사를 했는데, 밤 열 시부터 새벽 다섯 시까지 인도에서 장사하기로 서울시랑 합의를 봤죠. 근데 서울시는 이제 와서 그것도 안 된다고...... 노점상 상인들은 거의 다 고리대 일수를 갚으면서 살아요. 하루에 10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갚아야 해요. 그러니까 하루 장사 못하면 그대로 망하는 거죠. 지금도 빚이 점점 쌓이고 있어요. 저희는 장사하는 자리에서 쫓겨나면 그냥 굶어 죽는 수밖에 없어요. 절실하니까, 너무나 절실하니까 그 순박한 노점 상인들이 싸우고 있는 거예요.”

“노점상 상인 분들이 요구하고 계신 건 그럼......”

“장사할 공간을 달라. 당연히 그거 밖에 없죠. (웃음) 지금 있잖아요. 에리어 식스랑 광희 패션몰 상인들이 서울시랑 결탁해서 노점상 상인들을 쫓아내려고 하는 게, 그게 핵심이에요. 서울시한테 가서 따지면 늘 ‘기다려라’, ‘조정해 주겠다’ 이런 말만 하는데 정작 10억 원 써 가며 용역들 동원한 게 바로 서울시예요.”


그분은 물건 벌여 놓은 곳을 오래 비워 둘 수 없다며 일어나시고는 나에게 오늘 밤 싸움이 벌어질 현장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셨다. 열 시쯤 오면 아마 싸움이 슬슬 벌어지고 있을 거라고 했다. 이따 밤에 뵙기로 하고 노점 거리를 빠져나오니 이제 겨우 오후 세 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그분이 알려 주신 대로 길을 찬찬히 짚어 가며 광희 패션몰과 에리어 식스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보았다. 가는 길에 보니 서울 지방 경찰관 기동대가 있었다. 경찰관 기동대가 차지하고 있는 널찍한 땅을 벗어나기가 무섭게 광희 패션몰과 에리어 식스가 눈앞에 나타났다. 옷만 파는 두 건물은 사이좋은 형제처럼 나란히 찰싹 붙어 있었다. 역시 밤에 문을 여는지 들어가는 곳마다 쇠로 만든 발이 내려져 있었다.

다시 현장에 다다른 건 저녁 여덟 시 반이었다. 어둑어둑한 하늘을 바탕으로 눈부시도록 깜박거리는 수많은 네온사인들은 꼭 화려한 독버섯 무늬처럼 보이기도 하고 양귀비 꽃잎이 허공에서 어지러이 춤추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4층이나 5층쯤 되는 건물들은 어느 먼 왕국의 공주와 왕자들처럼 온몸에 번쩍거리는 것들을 수없이 휘감고 있었고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는 확성기에서는 제발 좀 신나고 즐겁게 살라는 듯 빠른 음악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광희 패션몰과 에리어 식스를 곁눈질로 훑어보며 한 바퀴 빙 돌았다.

두 건물 앞 인도에는 팔뚝에 ‘단속’이라 쓰인 완장을 찬 젊은이들이 몸을 까딱까딱하며 서 있었다. 완장만 아니면 거리에서 흔히 스쳐 지나갈 법한, 적당히 유행 타고 적당히 개성 있어 보이는 그런 젊은이들이었다. 서로 조금씩 다르게 생겼지만 왠지 똑같은 명령 속에서 똑같은 목적으로 움직일 것만 같은 그 젊은이들이 내 눈에는 꼭 체스 말들처럼 보였다.

그 옆으로는 서넛씩 무리지어 담배를 피우는 뒤룩뒤룩 살찐 젊은이들이 서 있었다. 아,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섣부르게 값을 매기는 것은 정말이지 옳지 못한 일이지만 나는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현장과 그 속에서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 왔다. 그들은 누가 뭐래도 용역 깡패들이었고 서울시가 돈 푼 깨나 쥐어주고 부려먹는다는 그 치들이 분명했다.

광희 패션몰 앞을 지나가는데 검은 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얼굴에 시멘트라도 부은 듯 잔뜩 굳은 표정으로 건물 가까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가슴께에는 ‘(주) 광희’라는 글씨가 노란색 실로 조그맣게 수놓아져 있었다. 에리어 식스 앞에도 검은 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마치 이가 죄다 빠지기라도 한 듯 입을 꾹 다문 채 서 있었는데 그들이 입은 점퍼에는 아무런 글씨도 쓰여 있지 않았다. 하지만 얼굴에는 꼭 먹칠을 해 놓은 것처럼 글씨가 쓰여 있었고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 ‘나는 여기 직원이니 함부로 말 걸지 마시오.’

그리고 이런 자리라면 언제 어디서나 빠지지 않는 경찰들도 네거리 이곳저곳에서 장승처럼 서 있었다. 아무 할 일 없이 그저 방패만 하나 앞에 세우고 서 있는 경찰들의 모습은 얼마 뒤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미리 짐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경찰 버스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나는 상가 건물을 지키고 서 있는 가지가지 남정네들을 슬쩍슬쩍 쳐다보며 에리어 식스로 들어갔다. 옷감에서 나는 냄새가 코에 훅 끼쳐 나도 모르게 재채기가 나왔다. 여자 옷만 파는 곳인지 어디를 둘러보아도 알록달록하고 하늘하늘한 옷들뿐이었다. 지하상가에서 흔히 볼 수 있듯 칸칸이 나뉜 채 바싹 붙어 있는 수많은 매장들 안에서 상인들이 저마다 옷가지를 열심히 정리하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 가을 옷을 사러 온 효자 시늉을 하며 매장 몇 군데를 들쑤시고 다녔다. 맨 처음으로 만난 상인은 어느 50대 아주머니였다.

“저 밖에서 무슨 일 있나 봐요? 왜 이리 시끌시끌해요?”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


아주머니는 거듭 물어도 도무지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았다. 얼굴을 찌푸리며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리기까지 하니 나는 더 이상 말을 걸지 못하고 다른 매장으로 갔다.

이번에도 50대 아주머니였다. 쓸데없이 옷값만 물어보던 나는 마치 지나가는 물음처럼 바깥이 왜 이리 시끄럽냐고 물었고 아주머니는 목소리를 낮추어 가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노점상 쫓아내려고 하는 거죠 뭐.......”

“무슨 노점상이요? 먹는 거 파는 분들인가?”

“아뇨. 카피한 옷 파는 사람들이에요. 여기 도로 공사해서 도로 넓어지고 하니까 막 들어오는 거예요. 우리 영업도 못하게 방해하고......”


응? 나는 속으로 이게 뭐지 싶었다. 아까 그분이 하신 말씀대로라면 많은 상가 상인들이 노점상이 있어야 자기네 장사도 잘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맞는데 이 아주머니는 이야기를 거꾸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분은 이런 말씀도 해 주셨다. “상가 관리자들이 사기 쳐 가면서 상인들 동원하고 있는 거죠.”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른 매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다른 상인 아주머니가 도매로 물건을 떼어 가려는지 매장 안에 있는 아주머니와 값을 흥정하고 있는 중이었다. 색깔 곱고 때깔 좋은 옷들을 한 벌 두 벌 매만지다 보니 정말 글을 쓰든 뭘 하든 돈을 좀 모아 어머니에게 옷 한 벌 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 나는 잠시 할 말을 잃고 있었다. 웃옷과 바지 한 벌에 6만 원, 반짝거리는 것들이 다닥다닥 붙은 건 12만 원...... 그러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두 아주머니 가운데 누가 들어도 좋다는 듯 물음을 던졌다.

“바깥에서 지금 뭐 하느라 저렇게 시끄러운 거예요?”

“하이고, 노점상 때문에 그래요.”


물건 떼러 온 아주머니가 냉큼 내 말을 받았다. 나도 얼른 말을 이었다.

“노점상들 때문에 영업에 피해가 많으신가 봐요?”

“우리는 여기서 다 세 내고 장사하는데 그 사람들은 세도 안 내고 장사하는 거잖아요. 근데 우리는 세도 주고 손님도 뺏기고. 우리 내장 빼 주는 것과 마찬가지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주머니는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말했다. 매장 안에서 잠자코 이 옷 저 옷 꺼내 보고 있는 아주머니는 끝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다른 곳 더 둘러보고 오겠다며 그 자리를 떠났다.

다시 바깥으로 나오니 어느덧 아홉 시 반이 다 되어 있었다. 그 사이 길거리는 아까보다 더 많은 젊은이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다. 새까만 점퍼 속에 무슨 눈먼 힘을 감추고 있는지 어깨와 배가 불룩불룩 튀어나온 젊은이들이 뻑뻑 담배를 피우거나 짝짝 껌을 씹으며 무언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장사 투쟁’을 하러 나온 노점상 상인들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나는 광희 패션몰로 들어갔다.

매장 안을 돌아다니며 이번에는 누구에게 말을 걸어 볼까 눈으로 건듯건듯 둘러보고 있는데 느닷없이 어딘가에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지난 금요일과 마찬가지로 불법 노점상들이 우리 매장 앞에 매대(판매대를 말하는 듯)를 깔면 또 다시 방송을 하겠으니 광희 식구 여러분들께서도 방송을 들으시면 함께 나가셔서 불법 노점상들이 매대를 깔지 못하도록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황이 달라지는 대로 다시 방송으로 알려드릴 것이오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계시기 바랍니다.”

방금 들은 내용을 몰래 수첩에 적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가며 나는 에리어 식스 상인들이 왜 내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생각했다. 에리어 식스 관리자들도 광희 패션몰 관리자와 다르지 않을 것이었다. 건물 관리자 쪽이 방송으로 대놓고 저런 식으로 말하는 판에 주눅 들지 않을 상인들이 몇이나 있을까? 그 누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을까? 매장 경비들과 용역 깡패들이 매장 안을 아무 때나 들락거리는데 손님이 노점상들에 대해 물어본다고 해서 어떤 간 큰 상인이 열을 내며 노점상 상인들 편을 들어 줄 수 있을까? 나는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나온 나는 멋쟁이 중년 여성들을 위한 옷을 판다는 50대 아저씨에게 다가가 슬그머니 물었다. 바깥에 지금 왜 이리 시끌시끌해요?

“노점상 때문이죠.”

“노점상이면 먹을 거 파는 사람들 아닌가요? 근데 왜......?”

“먹을 거 파는 게 아니라 이미테이션 옷을 파는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이 영업에 방해가 되나요?”

“.....아무래도 그렇죠.”


뭔가 말하기가 곤란한 듯 말 속에 한숨이 섞여 나왔다. 나는 꾸벅 인사를 하고는 다른 매장으로 갔다.

그 뒤로는 들어가는 매장마다 헛다리를 짚었다. 티셔츠와 바지가 가득 걸려 있는 매장에 들어가 옷값을 물어보는 척하니 대뜸 아저씨가 “한 장씩은 안 팔아요”라고 말해서 나는 내가 꾀죄죄해 보여 옷을 안 팔려는 건가 생각하고는 화딱지가 나 등을 돌려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수많은 옷가지들 사이를 걸으며 생각해 보니 도매 장사꾼들만 만나는 상인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30대 여성이 우두커니 앉아 있는 매장으로 들어가 바깥이 왜 이리 시끄럽냐고 물어보니 그 여성은 “모르겠어요, 저는......”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홱 돌려 버렸다. 모를 리가 있나! 관리자들이 친절하게 방송으로 알려주기까지 하는데! 나는 더 캐묻지 못하고 광희 패션몰을 나왔다. 열 시가 다 되어 있었다.

아까보다 훨씬 더 불어난 젊은이들이 인도를 절반이나 차지한 채 인도와 차도 사이에서 무엇인가를 에워싸고 있었다. 아니, 에워쌌다기 보다는 그 무엇인가를 차도 쪽으로 몰아내야 하니 인도는 단 한 뼘도 내줄 수 없다는 듯 그들은 인도를 온통 머릿수 하나 믿고 시꺼멓게 뒤덮고 있었다. 가까이 가 보니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금속 판매대들이 보였고 그 판매대를 부여잡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우락부락한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휘청거리거나 쓰러지지 않고 끝까지 서 있으려는 노점상 상인들이었다.

이윽고 몸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노점상 상인들이 판매대를 펴려 하자 젊은이들, 용역 깡패들, 상가 직원들, 아니, 그냥 나쁜 놈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판매대를 움켜쥐고는 다시 접어 놓으려 막무가내로 힘을 주었다. 뭐라 알아들을 수 없는 외침들이 길을 걸어가던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 한 노점상 아주머니가 악을 쓰며 나쁜 놈들에게 대들었다. 용역 깡패인지 상가 직원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은 나쁜 놈들이 노점상 상인들을 둥그렇게 에워싼 곳을 한 겹 더 둥그렇게 에워싼 채, 도대체 무슨 일인데 이리 큰소리가 나나 구경하러 몰려온 사람들을 방앗간에서 참새 쫓듯 멀리멀리 쫓아 보냈다.

“상가 입구 막지 마시고 그냥 가세요!”

“그냥 지나가세요! 다쳐요!”


사람들은 덩치 큰 남자들이 훠이훠이 손짓을 하자 웅성거리며 몸을 비켰다. 노점상 상인들보다 용역 깡패들과 상가 직원들이 열 배 스무 배는 더 많았다. 길 건너편에서는 물건 얹을 자리만 깔아 놓은 채 장사를 시작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는 다른 노점상 상인들이 멀거니 이쪽을 건너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경찰은? 우리의 경찰은 누가 괴롭힘을 당하든 말든 자기 할 일을 잊지 않고 차도 한가운데에서 열심히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다. 비둘기가 평화를 상징하고 까치가 새해를 상징하듯 경찰이 무관심과 방관을 상징하는 것에 나는 이미 이골이 나 있었다. 갑자기 돌아서서 노점상 상인들에게 발길질이라도 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노점상 상인들은 판매대를 붙잡고 주저 앉아 버티고 있었고 그 주위를 햇무리처럼 달무리처럼 나쁜 놈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신나는 음악은 어딘가에서 그치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아닌 게 아니라 상가 관리자들이 지금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상가 안에서라도 보고 있다면 정말 음악에 맞춰 씰룩씰룩 춤이라도 추고 싶을 것이었다.

열 시 이십 분쯤 마침내 경찰 버스가 괴물처럼 에리어 식스 앞으로 다가왔다. 뒷문이 열리더니 방패 하나씩 든 경찰들이 후다닥 뛰어내려 노점상 상인들을 차도 쪽에서 에워싸 버렸다. 인도 쪽에서 달려드는 용역 깡패들과 차도 쪽에서 달려드는 경찰들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버린 노점상 상인들은 좀처럼 옴짝달싹 할 수가 없었다.


경찰 버스가 두 대 더 왔다. 경찰들을 더 토해 놓나 했더니 아까 온 버스까지 합쳐 버스 세 대가 에리어 식스와 광희 패션몰 앞, 그러니까 노점상 상인들이 판매대를 펼쳐놓을 만한 공간을 모조리 차지해 버렸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았을까? 딱히 주차할 곳이 없었으면 경찰관 기동대가 바로 코앞인데 그냥 뜀걸음으로 오면 좋았을 걸 왜 굳이 버스까지 끌고 왔을까?

몇 번 더 몸싸움이 벌어지는 듯했지만 그때마다 용역 깡패들과 상가 직원들이 벌 떼처럼 달려들어 노점상 상인들을 아무렇게나 밀치며 끝까지 판매대를 못 펴도록 끈질기게 막았다. 방패를 든 경찰들은 노점상 상인들 등 뒤에서 막다른 골목처럼 지긋지긋하게 버티고 있었고 용역 깡패들은 노점상 상인들을 경찰들 속에 몰아넣었으니 이제 한시름 놨다는 듯 아까보다 한결 여유 있어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나이 먹어 흰머리 허연 경찰들도 몇몇 나와 서서는 무전기를 들고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건너편에서는 다른 노점상 상인들이 에리어 식스와 광희 패션몰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어찌 할 도리 없이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판매대만 깔았지 물건 하나 제대로 늘어놓지 못한 이들이었다.

열한 시가 되었다. 막차 시간이 다 되어 나는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떠나야 했다. 용역 깡패들과 경찰들 속에 파묻혀 있을 그분에게 전화를 드렸다. 다행히도 전화를 받으신 그분에게 인사를 드리고는 지하철 동대문 역까지 줄곧 뛰었다. 간신히 잡아 탄 막차 안에 앉아서 그분에게 오래 있지 못해 죄송하다고, 가까운 날에 또 오겠다고 손전화 문자를 보냈다.

용역 깡패와 현장 직원 그리고 경찰이 짝짜꿍이 맞아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을 짓밟는 일은 이제 공중화장실에 걸려 있는 그림들만큼이나 진부하고 한심한 그림이 되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어두운 힘을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무서운 일이었다. 용역 깡패가 죄 없는 사람 머리끄덩이를 잡든 말든 멍하니 지켜보기만 하는 경찰은 단순히 경찰이 끝없이 무능하고 형편없이 비겁하다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미리 마음먹은 행동이고 머리 좋은 누군가가 머리를 쥐어짜 만들어낸 물 샐 틈 없는 작전일 수밖에 없다. 이는 훨씬 더 큰 것을 상징할 수 있다.

나는 생각했다. 용역 깡패들을 손발처럼 부리는 서울시 윗대가리들, 직원들과 상인들을 마음대로 데려다 쓰려는 상가 관리자들, 그리고 뒤에서 그 모든 일들을 못 본 척해 버리는 청와대 귀하신 분들. 아무 걱정 없는 표정으로 교통정리나 하고 있는 경찰들의 몸짓에서 상상해 볼 수 있는 것들은 그만큼 크고 어두운 것들이었다. 그들에게 노점상 상인들은 인간이 아니라 살갗 위에 슬어 있는 부스럼 딱지였고 그들은 부스럼을 없애기 위해 수십 년 동안이나 애를 써 왔다.

하지만 노점상 상인들도 인간답게 살기 위해 수십 년 동안이나 애를 써 왔다. 그들은 수십 년 동안 인간 아닌 다른 무엇도 아니었고 지금도 역시 인간이다.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 인간은 밥을 먹지 못하면 굶어 죽는다. 서울시는 노점상 상인들을 단 한 번도 인간처럼 대접해 주지 않았다. 노점상 상인들은 꼼짝없이 굶어 죽게 생겼다. 그래서 싸운다.

광희 패션몰과 에리어 식스 앞에서 날마다 장사 투쟁을 하고 있는 노점상 상인들을 만나이야기를 들어 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10월 12일 이른 열한 시 반이다. 그분에게 전화를 드려 보았더니 어젯밤에도 싸움은 새벽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몸싸움하느라 몇몇 노점상 상인들이 다친 것 말고는 다른 큰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장사를 쉬는 토요일 밤을 뺀 다른 날 밤마다 동대문 노점상 상인들은 그렇게 용역 깡패들과 맞서고 있고, 서울은 멋진 ‘디자인 도시’가 되기 위해 수천억 원을 들여가며 밤낮을 잊은 채 때 빼고 광내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잘 산다는 동네는 하루하루 그렇게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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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 서울시 , 노점상 , 용역 , 동대문 , 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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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압살

    동대문에서 상가를 가지고 있는 상인들도 판단해야 할 것은 노점상들이 많으니까 동대문 거리에 인파가 들끓는 것이지 노점상마져 없어지면 쌩옷사려 누가 동대문까지 가겠는가?

    차라리 남대문 시장에 가서 사고 말지 상가라고 해서 비싸게 받아먹는데 누가 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도시빈민일 수밖에 없는 노점상들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으려면 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런 일자리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서 무조건 생존권만 빼앗으려는 미친관료들과 제도를 깨부셔야 한다.

  • 박정환

    저는 에리어식스 에서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한말씀드리겟습니다!!상가는 망하고있는데 노점은 집단화 조직화되서 정당하게 장사하고있는상인들이얼만아많은 피해를입고 있는지 아십니까?
    상가는 한달관리비 및 임대료도 못내고있는 형편인데 불법노점상은 짝퉁을 팔아 배불리 살고있습니다. 노점상인들이 정말 어렵다면은 노점상인 사람들이 외제차(벤츠) 어떻게 끌고 다니는지 궁금합니다.. 이런사실을 아시는지????

  • gefdhd

    쓰레기 글이구만.. 길막고 거리 무단점유하는 노점상이 불법인건 당연한건데.. 귀족노점상들도 자리 안뺏길려고 지랄하는거보면 참.. 돈벌어서 가게낼 생각도 안하지. 이러니 한국이 선진국이 못되는것.. 선진국에 지저분하게 불법노점상이 있는줄아나.. 일본만 봐도
    글쓴이가 놈빠인가보구만..ㅋ

  • 차별철폐

    오랜만에 글을 올리셨습니다. 한 동안 '참세상'에서 동지의 글을 볼 수 없어서 많이 섭섭했는데...무슨 일이라도 있었는지...뭐, 하여튼 이제부터라도 다시 노동자,민중들의 생생한 모습들을 자주 스케치하고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동지의 건투를 빕니다. 대구에서...

  • 지나가다

    박병학님 날마다 용역들과 싸우고 있는 동대문 노점상인들이라는 글 잘 보았습니다. 그러나 일방적인 시각의 글인듯 합니다. 어렵게 노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동대문의 노점상들은 대부분 쓰신 글처럼 굶어죽지 않기위해 노점하는 것이 아니라 자가용도 굴리는 웬만한 분들입니다. 또한 노점으로 인해 그곳의 상권이 형성된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니까 노점도 생긴겁니다. 이제 그만큼 그동안 동대문근처에서 노점으로 먹고 살았었다면 감사하게 생각하시고 이제는 다른(살고 있는)곳에서 정상적인 상점을 만들어 살아기기를 바랍니다. 먹는 노점은 청결하지 못하고 물건파는 노점은 짝퉁을 취급하는데 어린 청소년들 부끄럽지 않으신지요.. 안하무인격의 단속도 문제이지만 막무가내식의 노점상들과 그들을 이용하는 전노련측의 속셈도 참 문제입니다...

  • 장철수

    상가측에서 생계가 어려운 노점상들에게 입점비및 일체없이 무조건 하루에 만원만 내고 빈점포에 들어와서 장사하라고 했다고 합니다.그러나 점포에 들어와서 일하는 것은 거절하고 무조건 노점만 고수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글을읽어도

    노점상이 안되었단 생각은 안드네요 그쪽으로 의도한 글 같지만
    너무 편협하셔서 좀 유치하단 생각이 드는군요 동대문 상가앞에서 짭퉁파는 노점상을 서울시에서 봐주란 건지??

  • 시방새들

    이 글이 민감한 모양인지, 시방새들이 달려들어 난리도 아니구만요. 노점상이건 상가 들어가 장사하시는 자영업하는 분들이건, ㄷ같이 기본적인 생활권리는 보장되어야지요. 그걸 목숨도 부지못하도록 죽음으로 내모는 서울시와 짭새들의 모습, 그리고 그렇게 가면속에 왜곡되고 억눌려서 살고 있는 상가 상인들의 모습까지 그려낸 거 같네요.
    이놈의 정부는 정말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등록된 자영업자들이 이 나라에 600만명인데 그 중 필요한 시장수요는 300만도 안된다는 사실. 즉 절반 이상의 등록된 생계형자영업자들만 해도 죽어야 한다는 사실.... 사회적으로 최소한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장 못하고 조절 못하는 정부, 국가가 무슨 소용입니까. 그러니까 노점상인들은 더 말할 것도 없는 거겠지요.
    가진자들의 정부, 언제까지 존재하지는 못할 겁니다. 우리가 가만 두지 맙시다

  • 보는게다는아니다

    박병학식 한마디만 하겠습니다..동대문 노점상인들한테 쌈지좀 받아서 이러는것 같은데..남부끄럽지 않게 삶을 살아가세요..그럼 좋은일들만 있을것입니다..

  • 김기진

    무슨 의도로 이런 글을 쓰셨는지... 적법한 절차를 밟아 힘든 와중에서도 상가점포 임대해서 열심히 장사하는 분들의 입장은 생각해 보셨습니까?? 이런 글을 보니 참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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