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순환용 임대주택, 또 립서비스

[기고] 반쪽짜리 순환개발에 그친, 서울시 순환주택 공급

서울시가 또다시 ‘재개발지역 세입자 보호’를 표방한 대책을 발표했다. 2008년 11월 ‘동절기 강제철거 원칙적 금지’를 포함한 세입자 대책을 발표하고, 2009년 7월 ‘공공관리자제도’를 핵심으로 한 ‘정비사업 프로세스 혁신안’ 발표에 이어, 지난 1일 ‘순환용 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였다.

서울시는 이번 ‘순환용 임대주택’ 공급을 두고 ‘용산참사 후속조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개발구역내 저소득 세입자 순으로 올해 500가구부터 시작해 2015년까지 최대 5000가구(서울 5대권역별 3000호, 서울인근 LH공사 물량 2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순환용 임대주택’은 재개발구역 내 세입자들이 재개발 완공 시까지 거주할 수 있는 임시주택으로, 지난해 용산참사 이후 세입자 대책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이 개정(11/8)됨에 따라 법제화 된 것이다.

앞선 두 대책은 언론을 통해 크게 홍보되었던 것에 비해,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다. ‘동절기 강제철거 금지’는 그야말로 언론플레이용 립서비스에 머물렀다. 지난 12월 공공개발 지역인 용강동에서 철거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여전하게 자행되고 있는 서울시 동절기 철거의 현실은 이를 극명히 보여줬다. ‘정비사업 프로세스 혁신안’ 역시 서울시 자문위가 지적한 원주민 재정착율 및 세입자 문제 등 핵심 문제를 외면한 대책으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빨간약만 처방한 꼴’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순환용 임대주택’도 첫날부터 서울인근 택지지구물량(2000호)과 관련해 국토부가 사전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이견을 보였다. 서울시가 지자체 중 첫 도입이라는 홍보에만 치중해 성급하게 발표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몇 가지 점에서도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속도조절 없는 ‘순환주택’은 임시방편일 뿐

순환용 주택의 공급은 세입자들의 재정착율을 높이고, 이주대책에 대한 공공의 책임 강화라는 점에서 긍정정인 면이 있다. 그러나 재개발 속도조절이라는 전제가 없는 서울시의 순환용주택은 2010~11년 집중되는 관리처분에 따른 이주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시 발표에서도 올해 주택 멸실량이 2008년 대비 3배에 달하며 신규공급이 2만 2천호인데 반해, 소형저가 주택 멸실이 약 5만호에 달한다. 매년 500호 공급을 목표로하는 순환주택으로는 뉴타운지역의 73%에 이르는 세입자들의 이주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현실이 이런데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용산참사 장례관련 담화문에서 “세입자 보호는 강화하면서도 사업은 신속하게 추진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하겠다는 모순적 발언을 하였다. 결국 무분별한 속도내기 개발을 계속 추진하면서 일부의 세입자들만 포용하는 임시주택을 만들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개발주의적 발상이다.

또한 재개발임대주택의 공가를 최대한 활용하여 물량을 확보한다고 밝혔는데, 현재 공가의 부족 뿐아니라 공사 완료 후 재정착할 재개발임대주택의 공급량이 세입자대비 19%(1,2,3차 뉴타운 기준)에 그치는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또 다른 개발로 답할 것인지 묻고싶다.

상가세입자대책 빠진, 반쪽짜리 순환개발

무엇보다 ‘용산참사 후속조치’로 표방하기에는 임시주택인 순환주택에 상응하는 상가세입자들을 위한 ‘임시상가’ 정책이 빠져있다. 용산 4구역과 같은 상가비율이 높은 도심지 개발사업에서는 반쪽짜리 순환개발에 불과하다. 이미 2007년 서울시 시정연구원에서도 상가세입자를 위한 임시상가의 필요성을 원주민재정착율 제고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제라도 서울시는 시정 홍보성 발표가 아닌, 개발의 속도조절을 통해 ‘순환 주택’의 목적인 순환식 개발과 세입자 재정착 및 권리보호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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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 서울시 , 임대주택 , 용산참사 , 순환용 , 공공관리자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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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빈곤사회연대/주거권운동네트워크)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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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 도미노가 저절로 살아나기란 어렵습니다...이러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작에 섰을때 긴 안목으로 좋은 정책이 좋은 결과를 가져 오도록 마음을 다하여야 할 것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