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6, 8 호선 안전에 빨간불 켜지나

“도시철도 사장, 단기성과 위해 점검 부족 열차운행”

허 인 서울도시철도공사노조 위원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음성직 도시철도 공사사장이 임기중 무리한 성과를 내기 위해 6,8호선 차량 점검을 소홀히 한 채 전동차를 운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시철도노조는 이날 ‘서울도시철도공사의 6,8호선 주박확대 실시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을 발표하고 ‘주박’ 확대 실시 계획 중단을 촉구했다. 주박이란 차량기지로부터 차례대로 열차가 출발하면, 차량기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시내 중심부 열차 첫 운행시각이 늦어지기 때문에 열차운행을 마치면 차량기지가 아닌 각 역(본선)에 머물러 다음날 본선에서 출발하는 것을 말한다.

도시철도공사는 지난 3월 3일 신내차량기지 내 경춘선 및 신내 역사 건설에 따라 기지 야간 입/출고 열차를 최소화하여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봄철 황사로부터 전동차 보호 등 이례상황 대처능력 배양을 위해 본선주박을 확대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본선주박 확대 시범 대상은 6호선 신내차량관리소와 8호선 모란차량관리소다.

이에 따라 6호선은 밤 9시 56분 이후 기지 입고 열차의 본선주박을 10편성에서 17편성으로 늘렸다. 8호선은 9시 11분 이후 기지 입고열차의 본선주박이 4편성에서 10편성으로 늘었다. 노조는 “통상 최소열차만을 주박시키고 나머지는 차량기지에 입고해 일상적인 점검을 하던 것이 창립이래 과정”이라며 “6, 8호선 전면 주박이 확대 되면서 9시 30분 이후 차량기지 입고는 한 대도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렇게 본선 주박이 늘면 본선 고장이 늘어난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이날 노조가 자체 조사해 공개한 점검실태에 따르면 주박을 확대 운영하면서 6,8호선의 출고점검(예방점검)이 작년에 비해 각각 19%와 32%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6, 8호선의 본선 고장으로 인한 분소 출동건수가 작년대비 각각 118%와 49%가 늘었다. 또 전동차 관련 민원이 작년대비 5, 7호선 증가폭에 비해 6, 8호선은 10.7%가 높았다.

허 인 노조위원장은 “지금은 한 달간의 조사결과인데 이게 누적되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공사는 승객이용이 더 많은 5, 7호선에도 확대실시하려 한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공사가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아 다른 해석도 가능하지만 노동자가 현장에서 느끼는 심각성은 크다”면서 “도시철도 사고는 한번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1량 당 4만 여 개의 부품이 돌아가는 전동차 일상점검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점검 축소를 통한 고장 증가는 고스란히 시민 안전에 전가되기 때문에 주박을 적정 수준으로 축소하여 예방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사가 주박을 확대 운영하려는 실질적인 이유를 놓고 노조는 황사대비가 아닌 열차 점검 인원을 줄여 전동차 개발 사업 등의 신사업에 인원을 확대 배치하려 하는 것이라고 봤다.

허 인 위원장도 “공사 경영진이 열차 안전 기본업무를 소홀히 하면서 무리하게 현장인원을 빼는 이유는 2011년 6월에 임기가 끝나는 음성직 사장이 임기 내에 단기간의 성과를 내려 하기 때문”이라며 “음성직 사장이 추진한 프로젝트 중 성공한 사업이 하나도 없어 임기 마지막에 자체 제작한 차량을 7호선 연장구간에 투입하겠다는 의도”라고 공세를 폈다. 음성직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직할 때인 2002년 서울시 교통관리실장과 2003년 서울시 교통정책보좌관을 거쳐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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