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기업지배구조를 통해 편법적 경영승계 준비”

‘현대차그룹의 전횡적 경영구조와 불공정거래의 실태 및 대안모색’ 토론회 열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회계사)은 현대차 그룹의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통해 편법적인 경영승계 실태를 밝혔다. 금속노조와 국회 박선숙 민주당 의원실, 이정희 민주노동당의원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실이 16일 마련한 ‘현대차그룹의 전횡적 경영구조와 불공정거래의 실태 및 대안모색’ 토론회에서, 채이배 연구위원은 현대차그룹의 문제성 거래를 짚어보기 위하여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문제가 결국 문제성 거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밝혔다.

채이배 연구위원은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지배주주인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의 5.17%, 현대모비스의 6.96%, 현대제철 12.58%만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계열사간의 순환출자를 통해, 즉 회사 돈으로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지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이배 연구위원은 이에 따른 정몽구 회장의 지배권 유지 방법을 살폈다. 정몽구 회장은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권을 유지했다. 채 연구위원은 “현대자동차가 1999년 외환위기로 부실화된 기아자동차를 인수하였고, 현대모비스가 현대자동차의 지분을 매입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현대자동차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이후 2000년 현대중공업, 현대건설 등은 지분을 매각하고 현대모비스를 지분을 확대하였다”며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정몽구 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다툼)으로 현대그룹은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으로 분리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여 정몽구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채 연구위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05년까지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현대캐피탈->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 로 연결되는 다양한 순환출자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채 연구위원은 “2005년 10월 현대캐피탈이 기아자동차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현대모비스, 현대제철의 지분을 매각하고, 2009년 8월에는 현대제철이 현대자동차 지분을 모두 매각하여 2009년 말 현재는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의 순환출자구조만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런 지배구조의 변화는 경영세습을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정몽구 회장의 자녀들에게 부의 상속이 이루어지고, 경영권을 유지될 수 있도록 2000년 초반부터 승계작업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채 연구위원은 “경영권 승계작업의 첫 번째로 상속,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서 또는 직접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글로비스, 오토에버시스템즈, 현대엠코, 이노션, 현대커머셜은 경영세습을 위해 지분구조가 짜여진 회사이며 또한, 본텍 및 위스코 등 기존의 자동차 부품제조회사들도 자금마련을 위해 동원되었다”고 지적했다.

현대오토넷에 합병된 자동차부품회사인 본텍의 경우, 구조조정과정에서 불법적인 과정을 통해 2001년 정의선 사장이 30%의 지분을 취득하였으며, 2005년 현대오토넷과의 합병 전 해당 지분을 지멘스에 570억원에 매각하여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채이배 연구위원은 또 “2001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이 총 50억원을 출자하여 설립한 현대자동차의 물류서비스를 담당하는 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급속히 성장하였고, 2004년 빌헬름센에 지분매각과 2005년 12월 상장으로 엄청난 이익을 얻었다. 건설회사인 엠코는 2002년 정몽구, 정의선, 글로비스 등이 출자하여 설립한 후 현대자동차의 양재동 사옥 건설, 현대제철의 제철소 건설 등 계열사의 거래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내부거래를 통해 정의선 사장은 지배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채 연구위원은 “장녀인 정성이씨는 광고회사인 이노션의 지분 40%를, 차녀인 정명이씨 부부는 할부금융업체인 현대커머셜의 지분 50%를 확보하여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안정적으로 부를 축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2세들의 경영권 상속을 위한 자리 마련문제도 제기됐다. 채 연구위원은 “정몽구 회장의 자녀들이 경영일선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주요 계열사의 이사직을 맡고 있다”며 “정의선 부회장은 2009년 8월 현대자동차의 부회장으로 승진하였고 그 동안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이사로 선임된 바 있었으며, 2010년 3월 주총에서 현대자동차의 이사로 선임돼 현대자동차 그룹의 후계자로서 주요 핵심계열사의 등기이사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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