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위원장은 “오늘 찾아오셨지만 좋은 말만 할 수는 없다. 민주노총이 (통진당 지지철회를) 결정한 것은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었다”며 “저희도 조합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했고, 그 과정에서 인간적으로 겪지 못할 일도 많이 당했다”고 토로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지금도 산하조직 일부에서는 민주노총의 결정을 역사의 범죄행위라고 규정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그만큼 노동현장의 상처가 크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어 “특히 지도급 인사들의 언행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할 것 같다”며 “당 분열의 아픔을 서로 감싸고자 하는 그런 마음은 충분히 알겠지만, 지난 당대회가 (말)춤을 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강병기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던졌다.
통진당은 지난 16일 당대회에서 이정희 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전체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개사한 노래(‘진보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췄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이날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정희, 한때 지지했던 유권자들 생각해서라도 이제 추태는 그만 부렸으면 한다. 무릎 꿇고 사과하고 눈물 흘리며 반성해도 시원찮을 판에 신나게 말춤이나 추고 있으니. 정신병동을 보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누가 그런 기획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당이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춤을 추고 싶었어도 엎드려 절을 해야 했다. 대중이 볼 때 뭐라고 하겠는가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또한 지난 16일 통진당 당대회 초청 제안에 응하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당 대회에 가서 비상대책위 출범을 축하할 수도 없고 드릴 말씀이 없었다. 가서 취임을 축하한다는 말도 차마 해서는 안 될 얘기고, 재를 뿌릴 수도 없고 해서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선거에서 지지를 철회했다고 원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한 번도 지지해 본 적 없는 민주당과도 사업을 잘하는데 통진당과 남남처럼 갈 수는 없을 것이다. 기대가 커서 상처도 큰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성윤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2004년 공무원노동자들은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동당 지지선언을 하고 10년 동안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잃어버렸고, 전교조와 공무원 노동자 3천 명이 민노당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징계와 해직을 당했다”며 “과연 그분들 속에 진보정당이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강병기 비대위원장은 “당이 분당 사태까지 이르면 대중조직에 여파가 갈 수밖에 없어 분당을 막기 위해 마지막 노력을 했는데 결국 실패했다”며 “지금은 현재 상황에서 다시 출발할 수밖에 없다. 말씀 주신대로 뼈를 깍는 아픔을 딛고 변화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 회복을 못 하면 죽을 것이고, 변화의 길을 제대로 가면 다시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통진당 비대위의 민주노총 예방엔 강병기 위원장을 비롯해 민병렬 대변인, 이혜선 최고위원, 안동섭 사무총장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