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집트인들, “한국의 중동전범 초대에 충격”

한국정부, 수만 예멘어린이 살해한 제1 책임자 초대

최근 한국 정부가 잇따라 아랍에미리트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정부대표들과 회담한 가운데, 국내 망명 이집트 혁명 활동가들이 직접 한국 정부에 중동 전쟁범죄자들과 협력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집회를 열어 주목된다.

이집트혁명활동가(ERA) 소속 10여 명은 3일 오후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국 정부의 중동 전쟁범죄자들과의 협력을 비판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민중을 지지하자고 제안했다.



ERA은 영문성명을 통해 “중동 독재정권 후견인이자 전범이 최근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의 명성을 손상시킬 것”이라며 “이 충격적인 일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최근 며칠 간, 한국이 중동 전쟁범죄자, 즉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대표단을 맞았는데, 그는 반(反) 아랍혁명의 최대 후견인이자 예멘 어린이 학살과 터키 대사관 내에서 살해된 카슈끄지 언론인 암살에 첫 번째 책임이 있는 자”라고 지적했다.

ERA는 이어 “한국은 중동 독재와 예멘 전쟁의 또 다른 후견인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를 초대했으며, 더욱이 이집트 군사정권의 정부대표자를 맞아 (중동의) 악명 높은 트라이엥글과의 회담을 끝마쳤다”고 밝혔다.

ERA는 끝으로 “촛불혁명을 수행한 한국의 양심에게 호소한다”며 “수치스러운 일을 중단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민중들을 지지하자”고 제안했다.

ERA의 지적처럼, 한국 정부는 최근 잇따라 중동 내전이나 독재를 주도하거나 깊이 연루된 인물들을 초대해 협력 관계를 다져왔다.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예멘 내전을 지원해온 아랍에미리트(UAE)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원전(原電) 협력’에 대해 협의한 한편, 같은 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알자베르 UAE 국무장관과 산업·투자 협력 양해각서를 맺었다.


정부는 또 예멘 내전을 주도해온 사우디아라비아와는 기밀공유·방산협력 등이 포함된 더 높은 수준의 군사협정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도 예정돼 있다.

정부는 이외에도 독재로 악명 높은 이집트와의 협력도 강화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참석해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을 증진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올해(2018년) 3월 재선된 알시시 대통령의 지도력 하에 이집트가 평화와 안정의 길로 나아가고 있음을 평가하고, 그간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호혜적인 협력을 발전시켜 오고 있는 데 대해 만족을 표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었다. 최근에는 정경두 국방장관이 이집트 방산장관과 회담하고 양국 방산협력을 확대하기도 했다.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 2013년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무르시 민간 정부를 전복하고 집권한 뒤 인권운동을 탄압해 국제적인 논란을 빚어왔다. 최근에는 헌법을 개정해 2034년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문제가 되고 있다.

ERA는 이집트 혁명운동에 참여한 활동가들이 국내로 망명한 뒤 결성한 모임이다. 이들은 그 동안 온라인 뉴스레터나 페이스북,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통해 이집트와 중동 인권 문제를 한국에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