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정성을 다한 노동자 탄압

8일, "정리해고 분쇄! 불법파견 박살!대한항공의 불법파견과 한진관광의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선 한진관광 면세점 투쟁 100일차 집중집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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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오전 11시 서소문 대한항공 면세점 앞에서 "정리해고 분쇄! 불법파견 박살!대한항공의 불법파견과 한진관광의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선 한진관광 면세점 투쟁 100일차 집중집회!"가 민주노총 서비스 연맹, 천지태광 공투본, 서울온천, 까르푸, 하나로테크놀로지, 강남성모병원 노조와 전해투,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노동자의 힘, 사회진보연대 등이 참가한 가운데 5월 1일부터 시작된 한진관광 면세점 지부의 투쟁 100일을 기념하고 대한항공과 한진관광에 대한 투쟁을 결의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면세점 지부 유은경 지부장은 "100일간 싸우면서 사측도 움직이지 않는데다 어제(7일) 본조가 임단협 타결 조인식을 해버려 부둥껴안고 울면서 '이 싸움 그만접자'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다"고 투쟁 기간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절대 우리만 자폭하지 않을 것이며 대한항공도 같이 폭파시킬 것"이라고 이후 결의를 밝혔다. 유 지부장은 또 "사측이 주민탄원서까지 동원해 대한항공, 한진관광, 조양호 회장집 앞 시위금지 가처분을 내 1인 시위까지 막으려 한다"며 "연기신청을 하겠지만, 가처분 신청이 떨어져도 대한항공의 태극마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집회를 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유현경씨는 "면세점지부 투쟁 승리는 대한항공에 맞선 투쟁으로, 지부에서 한진관광 노조의 구조조정 투쟁으로, 한진그룹 전체 구조조정에 대한 투쟁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며 "대한항공에서 일하면서 항공종합서비스 소속이 되라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대한항공과 한진관광을 규탄했다.

한진관광 면세점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채용되어 5년에서 10년까지 1년 단위로 서울,제주의 대한항공 면세점에 불법 파견되어 일해왔다. 지난 4월 30일 대한항공은 한진관광 도급계약해지를 통보했고, 한진관광은 노동자들에게 고용보장 차원에서 항공종합서비스라는 용역회사에 계약직으로 전적할 것을 제안했다. 대한항공은 이미 한진관광 면세점 노동자들을 1999년에는 배진무역, 2001년에는 항공종합서비스 등 용역회사로 전적시키려고 시도했다가 노조의 투쟁으로 무산된 일이 있었고, 한진관광노조는 2001년 파업투쟁에서 한진관광 사측과 "대한항공과의 도급계약을 유지시키며 조합원을 항공종합서비스를 포함한 타회사로 전환시키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고 합의한 바 있다.

면세점 지부는 "1998년 한진그룹내 몇 안되는 민주노동조합이 결성된 이후 면세점 노동자들을 노조로부터 떼어내고, 계약직으로 전환시키려고 실사용자인 대한항공과 한진관광이 계속해서 시도를 했었다"고 주장한다. 한진관광 ACT(항공화물운송)지부는 작년 9월 제정 악화, 경영상 이유로 폐업되었고, 이후 ACT 노동자들은 같은 사업장에서 계약직으로 전환되어 일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의 KAL리무진, KAL호텔은 항공종합서비스의 계약직 노동자들로 운영되고 있다.

면세점 지부는 실사용주인 대한항공의 고용보장 합의를 요구하며 5월 1일부터 대한항공, 한진관광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는 등 100일간 투쟁을 계속해왔지만, 대한항공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6월부터는 본조인 한진관광노조가 파업을 들어가며 50여일간 함께 싸웠다. 하지만, 교섭이 진행되고 있던 6월 30일 한진관광은 면세점 지부 조합원 전원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면세점 지부는 이후 본조와 정리해고공동투쟁본부를 꾸리고, 대한항공, 한진관광 앞 집회 등을 진행하며 투쟁할 예정이다.




면세점 지부 안분숙 정책국장 인터뷰

Q : 투쟁 100일을 맞이한 소감은?
A : 지금까지 투쟁하면서 정당하고 옳은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제(7일) 본조의 임단협 조인식을 보면서 많이 속상했다.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 투쟁을 접으려고 생각도 했었지만, 옆의 동지를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 때까지 투쟁하겠다. 또, 내가 지금 하는 투쟁이 다른 사람들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오늘 100일 기념 집회에서 동지들이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여줘서 고맙다.

Q : 한진관광 노조가 7일 임단협 조인식을 했는데.
A : 5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할 때는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라고 들었었는데, 바로 전날 부속합의안까지 포함한 최종합의안을 내는 투표라는 걸 알게 되었다. 복귀시 업무상 불이익, 민형사상 소송 취하, 쟁의기간 내 면세점 지부 소송건 취하 등의 내용이 있는 부속합의안에서 면세점 지부의 가처분 신청 건이 해결되지 않았지만, 본조는 더 이상 바뀔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면세점 지부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Q : 면세점 지부에만 가처분 신청이 걸린 이유는?
A : 처음 한진관광노조의 투쟁이 시작될 때부터 임단협과 면세점 투쟁건이 분리되었고, 결국 정리하는 시점에서 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면세점 지부의 투쟁이 해결되지 않더라도 임단협이 타결되면 본조는 현장으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Q : 본조는 면세점 지부의 투쟁에 어떻게 함께 했는지?
본조의 정서는 지부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든 점이 있었다고 한다. 지부는 본조랑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 4월부터 본조를 찾아가고, 본조에서 출퇴근, 중식집회를 진행했었다. 그래서 지부 투쟁에 대해 많이 동의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파업에 돌입해 보니 아니었다. 결국 어제의 조인식으로 다른 길로 가게 되었고, 이렇게 될거였다면 몸, 마음 힘들게 노력하지 않을 걸 그랬다는 생각까지 든다. 조인식전까지 모두 복귀해서 투쟁하지 않고 일하더라도 쟁의만은 풀지 말아달라고 요구했지만, 본조는 지부가 좀더 편안하게 싸울 수 있는 울타리인 쟁의 행위마저 풀어버렸다. 많이 좌절했고, '어떻게 싸우라는거냐'며 울기도 했다. 파업 돌입 후 6월말부터 현장복귀 얘기가 나왔지만, 복귀할만한 명분이 없었고 본조 집행부들은 현장투쟁이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일정정도 합의지점이 보이자 합의하고 복귀한 것이다. 본조 집행부는 지부 투쟁에 함께할 의지가 없었고 사측도 그것을 이미 읽고 있었다.

Q : 이후 본조와 어떻게 함께 싸울 것인지?
A : 한진관광 노조원인 면세점 지부 조합원들이 싸우고 있고, 이 싸움은 한진관광노조의 싸움이고 그 이름을 걸고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후 본조와 정리해고 공동투쟁본부를 꾸려 함께 싸울 예정이다.

Q : 한진관광의 구조조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A : ACT부터 진행된 구조조정이 이제 면세점 노동자를 계약직으로 만드는 과정에 와 있다. 사측은 작년 파업 때 따낸 "대한항공과의 도급계약을 유지시키며 조합원을 항공종합서비스를 포함한 타회사로 전환시키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는 단협 사항이 정리해고의 걸림돌이라고 판단하고 적자운운하면서 항공종합서비스로 옮길 때 계약직을 받아들이라고 하고 있다. 항공종합서비스는 칼리무진, 칼호텔, 칼 면세점이 합쳐진 곳으로 면세점을 제외한 두 곳은 이미 계약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다음이 면세점인 것이다. 한진관광은 노조의 다수를 차지하는 면세점 조합원들을 계약직으로 항공종합서비스로 전적시키고, 노조를 약화시킨후 정리해고, 비정규직화 등을 추진할 생각인 것 같다.

Q : 옆에 있는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 스스로 힘들 때 정리하고 싶은 적도 있었다. 물론 투쟁의 정당성도 있지만, 함께 한 동지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내가 정리했을 때 남아있는 조합원들은 또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했었다. 언제까지 싸울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시작을 다함께 했듯이 투쟁의 끝도 다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후 대한항공에 큰 타격은 못주더라도 계란을 던져 더럽히는 투쟁이라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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