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전배 경찰청 경비과장은 지난 24일 경찰청이 주최한 '평화적 준법시위문화 정착을 위한 한국 일본 프랑스 공공질서유지 전략세미나'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경찰을 공격하거나 불을 지르려는 시위대에게는 전자충격총을 사용하거나 살수차에 최루액을 섞어 쓰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차벽겸용 차량, 채증장비를 탑재한 이동위성방송 송출 시스템, 진압복이나 방패에 이동식 카메라 부착, 깃대형 카메라 등을 개발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이미 테이저건 사용 진압 사례 있어
경찰청 간부의 이같은 발언에 민주노총은 25일 "경찰의 테이저건 사용 주장은 시대착오"라는 논평을 내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경찰이 시위대를 폭도로 바라보는 전근대적 인식에서 한치도 벗어나고 있지 못하며, 노무현 정부의 반민주적 폭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이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전자총, 일명 '테이저건'은 지난 2003년 일선 경찰에 보급됐고, 경찰은 이에 대해 "시위대에는 사용하지 않고 주로 강력범 검거에 활용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지난해 4월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장 내 크레인 점거농성 당시, 경찰은 노동자들에게 살수한 후 테이저건을 발사해 자칫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연출한 바 있다. 외국에서 테러 진압용으로 주로 쓰이는 테이저건을 맞을 경우 최고 5만 볼트의 전기 충격이 발생해 중추신경이 마비되며, 눈에 맞을 경우 실명되는 치명적 무기다.
경찰은 이 테이저건을 지난해 11월 광주전남지역 민중총궐기대회에서도 사용했다. 당시 기아자동차노조 한 조합원이 어깨와 가슴, 목 뒤편에 각 1발씩 3발의 총을 맞고 실신하는 사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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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광주전남지역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이 사용한 테이저건 다트. 끝부분은 피부에 박히도록 1cm 정도의 뾰족한 촉이 박혀있다. 당시 한 노동자가 이 총을 맞고 실신했다./참세상 자료사진 |
한편 최루액 혹은 최루탄은 1980년대에 도입된 이후 집회와 시위 진압에 널리 쓰여 왔지만 지난 1999년 이후에는 거의 사용된 적이 없다. 대신 집회 참가자들과 전의경들이 근거리에서 직접 부딪히면서 물리적인 충돌과 부상은 더 심각해졌다. 전의경의 방패가 방어용이 아닌 공격용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많아졌고 실제로 2005년에 농민 전용철 홍덕표 씨가, 2006년에 노동자 하중근 씨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
민주노총, "시위진압 연구만 하지 말고 하중근 조합원 살해 사과해야"
경찰이 새로 내놓은 방안인 '살수차에 최루액을 혼합하는 방안'도 그동안 쭉 의혹이 제기됐던 부분이다. 2005년 울산건설플랜트노조의 파업과 가두투쟁 당시 경찰이 살수차를 동원해 뿌린 물에 최루액 내지 표백제가 섞여 있었던 듯 현장 거리에 거품이 넘쳐났다. "경찰이 뿌린 물에서 역한 냄새가 났고, 물을 맞은 부위에 피부병이 생겼다"는 등의 증언도 많았다.
'물대포에 약품을 섞는 방법'은 경찰이 아니더라도 사용돼 왔다. 기륭전자 등 많은 사업장에서 경찰의 별다른 제지없이 노동자들의 시위에 '물대포'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지엠대우 사측이 창원공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쏜 물대포에 '하이타이'와 '락스'를 섞었다는 사실이 환경운동단체에 의해 적발돼 경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결국 "평화적 시위문화를 정착하겠다"며 경찰이 내놓은 방안들은 "시위대를 강경무력진압하겠다"는 데 초점이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노총은 "평화적인 시위문화를 정착해가기 위해서는 시위대의 요구를 성실하게 듣고 수용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며 "정부는 지난해 강경진압으로 살해한 포항건설노조 하중근 조합원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과도 않으면서 시위진압 연구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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