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은 횡단보도를 지나가려는 우체부조차 길을 열어주지 않아 발 길을 돌려야 했다. 경찰의 공무집행이 우체부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꼴이 되고 말았다. |
22일 밤에도 용산 살인진압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경찰의 원청봉쇄에도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은 촛불집회가 예정된 오후 7시 전부터 참사현장 주변뿐 아니라 신용산 버스정류장까지 차벽으로 에워쌌다. 경찰의 원청봉쇄로 촛불문화제는 정상적으로 시작하지 못했다. 하지만 참사현장에 모인 700여명의 시민들은 저녁 7시 10분경부터 자유발언으로 촛불문화제를 이어갔다.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시민은 자유발언에서 "이권다툼으로 인해 참사가 발생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권다툼이라 해도 철거민은 죽어도 되는가. 이명박정권은 비민주정권이 아니다. 살인정권이다"라고 말했다.
▲ 경찰은 인도까지 막아서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
▲ '깃발 잡아'라는 경찰 지휘관의 명령으로 경찰이 용산역 계단을 가득 매웠다. 용산역 앞에 있던 깃발은 한 개가 전부였다. |
30분 정도 이어진 자율발언은 오래가지 못했다. 참사현장 앞 횡단보도에서 경찰의 원청봉쇄에 항의하는 시민과 경찰과 산발적인 몸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경찰은 8시부터 "불법집회를 중단하라"고 방송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살인경찰이 불법을 말하냐", "횡단보도를 열어야 집에 갈 것 아니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경찰은 밤 9시 20분께 인도까지 올라와 시민들을 해산시키려 했다. 시민들은 경찰에게 "인도에서 내려가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10분 가량 지나 경찰이 인도로 내려가자 시민들은 하나 둘 자리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밤 9시 40분경 용산역 앞에 모인 80여명의 시민들이 "살인정권 퇴진하라", "뉴라이트 해체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다시 모였다. 경찰들이 모여들자 시민들은 용산역 계단위로 올라갔다. 한 경찰 지휘관이 "깃발 잡아"라고 외치자 경찰이 용산역 계단까지 올라오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용산역에 모인 시민들은 23일 용산 살인진압 범국민추모대회에 참여할 것을 호소하며 밤 10시 30분 경 자진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