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네스 당선자 "브라질의 룰라처럼"

실용주의 좌파 표방...다양한 색깔의 좌파 집권

푸네스 당선자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20년 만의 정권교체라는 의미 뿐만이 아니다. 우선 오바마 행정부 취임 후 첫 남미 좌파 정권의 탄생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푸네스 당선자는 달러 통화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유세과정에서 거듭 강조했다. 푸네스 당선자는 대선 승리가 확정되자 이민문제, 갱 문제, 마약 등의 현안 해결을 위해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남미 지역에서 좌파 정부가 정권교체를 하면서 들어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999년 베네수엘라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취임한 후, 브라질, 볼리비아, 니카라과, 파라과이 등에서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하며 좌파 정부가 들어섰다.

물론 남미 좌파의 정권이 하나의 결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와 미국에 대한 대도 등에서 남미 좌파 정권은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볼리바르주의 혁명을 주창해온 베네수엘라와 함께 볼리비아, 쿠바 등이 '21세기 사회주의'를 이야기한다면 브라질의 룰라 정부를 비롯해 실용주의 좌파 또는 중도 좌파라 평가 받는 국가들도 있다.

유세 과정에서도 푸네스 당선자는 중도 좌파 노선을 걷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경제정책들을 모델을 삼겠다고 해 실용주의적 노선을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는 좌파의 집권이라고 해도, 공통적으로 정치 엘리트에 대한 불만과 신자유주의에 대한 회의가 선거라는 공간을 통해 정권교체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도 남미에서는 7월 멕시코 총선, 10월 아르헨티나 총선, 10월 우루과이 대선, 12월 칠레 대선이 치뤄질 예정이다.

남미의 전문가들은 엘살바도르의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의 승리가 콜롬비아의 무장저항세력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도 내 놓고 있다.

  그래픽/원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