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스님 뜻 이어 4대강사업 막겠다”

4대강저지대책위, “얼마나 더 죽여야 중단 하겠느냐”

조계종 승려인 문수스님(47)이 지난 31일 경북 구미군 군위읍 사직리 위천 잠수함교 제방에서 4대강 사업을 중지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소신공양(분신)을 하자 4대강반대 시민사회단체들이 문수스님을 추모하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해 나섰다.

4대강사업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문수스님 추모, 4대강사업 중단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문수스님의 뜻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얼마나 더 죽어야 합니까? 얼마나 더 죽여야 죽음의 4대강 사업을 중단하시겠습니까?”라고 묻고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의 간곡한 요청과 만류를 무시하고 비이성적 속도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보면서 ‘이러다 큰 일 내지.’라고 걱정했다”고 비난했다.

기자회견에 나온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스님께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목숨으로라도 4대강 사업을 막아야지 하는 심정으로 온몸으로 실천하시기 위해 소신공양을 하셨다”며 “스님의 죽음을 헛되이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범국민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단양쑥부쟁이, 표범장지뱀, 꾸구리 등 숱한 4대강의 생명들에 이어 한 사람의 수행자가 죽음으로써 4대강 사업의 중단과 폐기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며 “파괴와 죽음의 대장정에 결국 죽음으로 대항해야 하는 현실이 슬프고 두렵다”고 슬픔을 표현했다.


대책위는 “얼마나 더 아픈 희생이 있어야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인정하고 고귀한 희생 앞에 사죄하시겠느냐”며 “4대강 공사를 총지휘하는 대통령에겐 매일매일 4대강에서 쓰러지는 뭇 생명들의 절규가 정녕 들리지 않는 거냐”고 반문했다.

대책위는 “4대강 사업이 아니었다면 죽지 않았을,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을 4대강 사업의 희생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용서를 구하라”며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선언하는 것만이 죽음으로써 4대강의 생명을 지키려한 문수스님의 깊은 고뇌에 화답하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문수스님이 소신공양을 한 주변에는 불에 탄 기름통과 유서가 발견됐고 유서엔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스님은 이 같은 내용의 유서를 종이와 자신이 평소에 입던 적삼에도 남겼다. 문수스님의 법구는 경북 군위 삼성병원 모셔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