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합조단에 노벨 물리학상이라도 줘야한다”

서재정 교수, “결과는 비과학적...오바마와 이명박은 최악의 조합”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21일 “천안함 민군 합조단의 보고서는 1번이라고 적힌 북한 어뢰가 천안함 외부에서 폭발했다는 논리적 전개구조로 보면 훌륭한 보고서”라며 “따라서 합조단의 세 가지 논리중 하나만 문제가 발생해도 북 어뢰로 천안함이 침몰 했다고 할 수 없는데 세 가지 모두 모순점을 가지고 있어 합조단 결론을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합조단이 알루미늄 흡착물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시도하는 등 굉장히 과학적 사고를 했다”면서도 “에너지 분광기 분석과 X-선 회절기 분석 등 과학적인 분석을 통한 합리적 접근을 시도했지만 그 결과설명은 비과학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재정 교수는 이날 한성대학교 전쟁과 평화연구소 21차 콜로키움에서 ‘천안함 침몰로 요동하는 동북아시아. 한반도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주제발표에서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다시 과학적으로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또 한미-북미관계를 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북미 관계를 풀 것이란 제 예측은 틀렸다. 제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한국정부가 이렇게 강경하고 집요하게 오바마 정부의 발목을 잡으리란 생각을 못했다”고 고백했다. 서 교수는 “미국정부가 북한 문제에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최악의 조합이 됐다”며 “오바마는 부시 때 틀어진 동맹국과의 관계복원을 위해 동맹국의 목소리를 최대한 존중하자는 것이라 한국정부가 평화적 입장만 취한다면 환상의 조합이 될 수 있었는데 한국이 북을 봉쇄하는 입장이라는 변수 때문에 최악의 조합이 됐다”고 분석했다.

합조단 보고서, 외부폭발-어뢰폭발-북한 어뢰라는 논리전개

서재정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의 대부분을 합조단 조사결과를 과학적으로 반박하는데 할애했다. 서 교수는 먼저 합조단 보고서의 북한 어뢰가 천안함 외부에서 폭발했다는 논리적 구조를 설명하고 버블제트에 의한 외부폭발, 어뢰폭발, 북한 어뢰라는 결정적 증거 등 3가지 논리구조로 된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먼저 외부 폭발을 통한 버블제트가 있었다는 결과를 두고는 “버블은 기본적으로 구형(원형)이라 선박 피해모습도 구형으로 나타난다”며 “버블 가운데는 최대 팽창 부분이므로 선박 재질이 견디지 못하는 인장강도에 이르렀을 때 가운데 부분이 절단된다. 그러나 시물레이션 어느 부분에서도 천안함이 쭉 찢어지는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서재정 교수는 “버블이 구형이라 선박피해도 구형으로 나타나야 하는데 합조단이 친절하게 선으로 그어 준 것처럼 날카로운 물체로 밀려올라간 흔적이지 버블에 밀려올라간 것과 다르다. 전혀 일치 하지 않는다”며 “버블효과로 절단 됐다는 것을 시물레이션으로 보여주지 못했고 시물에이션이 맞다고 해도 천안함 흔적은 시물레이션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모순점을 지적했다.

  “버블이 구형이라 선박피해도 구형으로 나타나야 하는데 합조단이 친절하게 선으로 그어 준 것처럼 날카로운 물체로 밀려올라간 흔적이지 버블에 밀려올라간 것과 다르다. 전혀 일치 하지 않는다”

그는 또 어뢰폭발시 발생하는 충격파를 강조했다. 천안함에 버블제트 효과가 있었다면 당연히 있어야 할 충격파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뢰는 물을 이동시키기 때문에 충격파의 효과는 지상폭발 보다 훨씬 강하다. 어뢰폭발 에너지의 65%이상이 충격파로 전이되고 버블은 35%밖에 안 될 정도로 버블제트는 충격파보다 영향이 작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아직까지 충격파에 대한 분석과 시물레이션은 전혀 안 되고 있다. 버블이 충격파에 비해 훨씬 약한데도 버블에 대한 연구와 검증은 엄청 이뤄지는데 훨씬 중요한 충격파 연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해군 공개 자료를 계산해보면 250kg 폭약이 합조단 말대로 폭발했다면 충격파로 5000psi압력이 발생한다. 5psi압력만 발생해도 일반가구가 완전히 무너지는데. 천안함은 그 천배의 충격이 가해졌다. 그런데도 가스터빈은 파이프가 휘어진 정도고 선체 내부는 별다른 손상이 없다. 합판도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어야 한다. 그런데 천안함은 5000psi흔적이 안 보인다”고 밝혔다.

  5psi압력이 발생해도 일반가구가 완전히 무너진다.

세 가지 주장중 첫 번째 주장인 외부 폭발설엔 버블효과도 충격파도 나타나지 않았고 시물레이션도 없어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과학적이지 않은 과학적 결론

합조단이 버블제트 뒷받침하기 위해 두 번째 증거로 내세운 것은 어뢰폭발의 과학적 데이터 였다. 이미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와 서재정 교수가 수차례 주장한 대로 합조단이 제시한 천안함 선체와 어뢰추진체, 자체 폭발 실험에 발생한 알루미늄 흡착물에 대한 에너지 분광기 분석과 X-선 회절기 분석결과에 대한 해석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서 교수는 두 분석 결과를 두고 “합조단은 과학적 사고를 했다. 같은 화학물질과 결정구조가 나오면 세 가지가 동일한 물질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세 가지가 동일한 상황에서 시험폭발을 했으니 폭발이라 결론을 낼 수 있다. 매우 합리적인 논리구조”라면서도 “X-선 회절기 분석결과가 같아 보이느냐?”고 반문했다.

합조단은 에너지 분광기 분석엔 알루미늄 원자가 있었는데 회절기 분석엔 안보이기 때문에 비결정 알루미늄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그 근거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비결정질 알루미늄이나 산화알루미늄이 있다면 적어도 X-선 회절기 분석에 조그만 피크라도 나타나야 한다는 게 정설”이라며 “합조단 주장은 현재 통설 뒤엎는 대발견이다. 참여연대가 앞장서 합조단에 노벨물리학상을 추천하라”고 비꼬았다.

  "일단 세 가지가 같아 보입니까? 당연히 다르죠. 눈으로 봐도 피크가 다릅니다. 폭발해서 생긴 물질과 나머지 두 개가 다르니 폭발이 아닌 다른 것으로 생긴 것이다라고 결론을 내는 게 맞는데 합조단은 다르기 때문에 어뢰 형성임을 입증한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결정적 증거라 밝힌 매직으로 적힌 ‘1번’ 글씨에 의문점을 나타냈다. ‘1번’ 글씨는 외부 폭발이 있었고 그 외부폭발이 북한 어뢰 때문이라는 것을 입증한 결정적 단서였다. 서 교수는 “1번이 적혀있는 주변과 추진체 안 모두 녹이 슬었는데 모든 어뢰는 잠수함 속이나 물에 노출되기 때문에 녹이 안 슬게 하려고 페인트를 칠한다”며 “페인트가 있는 한 어뢰는 부식을 안 한다. 어뢰가 부식됐다는 것은 칠한 페인트가 타서 없애졌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페인트가 탄 부분은 부식이 되고 페인트가 남은 부분은 녹이 안 슨다. 페인트 보다 낮은 비등점인 매직잉크는 탔어야 한다. 희안하게 페인트는 탔는데 비등점이 더 낮은 매직잉크는 남았다. 이렇게 모문적인 흔적을 가진 어뢰가 진짜 북한 것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재정 교수는 “이런 문제가 있는 증거를 합조단은 북한 어뢰라는 증거로 내세우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합조단 스스로의 논리에 따르면 외부폭발, 어뢰폭발, 북한산 중 단 하나만 입증을 못해도 북한 어뢰 공격이라는 입증을 못하는데 단 하나도 입증을 못 한다”고 못 박았다. 서 교수는 “제가 지금까지 얘기한 것은 합조단의 북한 어뢰설 결론에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지 북한이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침몰원인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며 사안이 중요한 만큼 침몰원인을 엄격하고 정확하게 규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위기 합리성과 양심에 근거한다면 극복가능

서 교수는 한미 관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명박에 지지를 보내는 것을 두고 “북이 작년 미사일 실험과 핵실험을 한 후 미국의 강경입장을 더 강경조치 할 수 있는 계기를 천안함이 만들어 줬다”고 봤다. 또 “일본의 하토아먀 정부가 후텐마 기지 이전 관련해 미일동맹이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천안함 침몰을 북으로 규정하고 후텐마 기지 이전을 철회 하겠다고 밝혔다”며 “미국은 주일미군 기지해결 문제를 미군 뜻대로 천안함을 적절하게 사용했다. 이 결과 하토야마 사임이라는 부산물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번 위기 극복을 위한 방법도 제시했다. 서재정 교수는 “안보위기가 왔을 때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양심에 근거해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없어진다는 것 자체가 큰 위기라고 생각한다”며 “합리성에 근거하고 양심에 근거한다면 위기를 극복한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양심과 합리성에 따라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선 급선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합리적이고 양심적 사회가 되고 그런 정책으로 전환할 때 오히려 6자회담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며 “남북이 극도로 격한 상태라 평화의 목소리를 높이고 이성의 목소리를 되찾도록 해서 남북이 냉정을 되찾아야 할 시기다. 이런 것들이 냉각기간을 거치면 인도적 지원 등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