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85호 크레인 건너편에서 열린 촛불집회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서수환 수석부지부장은 해고자 복직투쟁을 선언한다며 “지금 조직을 정비하는 중이며, 서둘러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 30일 촛불집회 |
이어 “많은 논의를 해왔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며, “조합원들이 다시 현장으로 들어가 조직해야 한다. 비해고자 조합원들의 현장복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현장에 복귀하는 조합원들에게 현장에서 조직을 다시 살려낼 것과 민주노조 사수, 파업투쟁 기금 매달 50만원, 평일 촛불집회와 주말 노숙농성 결합 등 4가지 약속을 지켜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앞서 같은날 오후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은 해고자와 비해고자로 나눠 간담회를 개최하고 앞으로 투쟁 방향을 논의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는 사측으로부터 비해고자들에게 7월 1일부로 ‘다대포 공장으로 출근하여 교육훈련을 받으라’는 통보가 오면서 열리게 됐다.
간담회 논의를 통해 비해고자 조합원들은 7월 1일 복귀를 결정하고 이후 정리해고 투쟁에 적극 결합할 것을 결의했고, 해고 조합원들은 새롭게 투쟁조직과 체계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한 해고 조합원은 "비해고 조합원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사측이 우리 조합원의 뜻을 무시하고 지회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합의한 사항을 빌미로 온갖 탄압을 가할 것이 우려되어 비해고 조합원들이 현장으로 들어가 새로운 투쟁을 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서수환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수석부지부장 |
서수환 수석부지부장은 이와 관련 “공장 밖으로 끌려나오면서 투쟁대오가 우왕좌왕 했는데, 이제 공식적인 조직체계를 갖춰서 이후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비해고자 복귀와 관련해서는 “복귀시기를 놓고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의 편차가 많았다. 하지만 비해고자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해고 조합원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내부 조직화와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재남 민주노총부산본부 조직국장은 1일 아침집회 통해 “복귀한 조합원들이 현장으로 들어가 더 많은 조합원을 우리가 투쟁하고 있는 이곳으로 모일 수 있도록 해서 반드시 85호 크레인을 지켜내고, 이 투쟁을 승리하자”고 밝혔다.
이어 이후 투쟁과 관련해 “토요일(2일)에 해고자 총회를 열고 공식적로 조직체계를 갖추고, 이후부터는 해복투 이름으로 모든 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날 촛불집회는 민주노총 영남권 노동자들이 함께 결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해고자 현장복귀과 해고자 복직투쟁 선언은 지난 6개월을 이어온 정리해고 철회 파업 투쟁을 해고자 중심의 복직투쟁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 조합원에 따르면 조직체계와 관련해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로 갈 것인지 ‘정리해고철회특별위원회’로 갈 것인지는 여지가 남아있는 것을 알려졌다.
현재 지회 지도부는 일방적인 노사합의와 파업철회 선언으로 조합원으로부터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사실상 지도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현재 투쟁하는 조합원들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상태다.
이후 해고 조합원들의 조직체계를 구성하고 비해고 조합원이 현장으로 복귀해 현장을 다시 조직하는 과정에서 현 지회 지도부에 대한 판단, 공장밖 해고 조합원들의 투쟁과 85호 크레인 투쟁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갈 것인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