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채길용 지회장, “노동자 현실과 조남호의 벽 때문에”

해고 조합원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반발

채길용 한진중공업 지회장은 6월28일 조합원 가족에게 보낸 통신문을 통해 파업철회 선언과 노사합의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결단이었으며, 이미 한진중공업 임단협 승리! 정리해고 분쇄!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 / 본부장, 지부장 지회장, 사무장, 지부조직부장, 본부조직국장) 회의에서 6월 30일에 퇴각하기로 결정 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채길용 지회장이 보낸 조합원 가정통신문.

"해고자를 버린 것이 아니다,
조남호가 독한 인간이기 때문에 투쟁전술 변경"


통신문에 따르면 당시 파업대오가 100여 명에 불과했고 해고자도 170명 중 80명 정도밖에 참석 되지 않은 반면, ‘희망퇴직을 받아달라, 언제까지 갈거냐, 85크레인은 어떻게 할거냐’ 등 ‘조합원의 요구는 다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27일 오후 행정대집행과 공권력 투입은 합의를 하든 안하든 상관없이 들어온다는 것이 사측의 계획이었다”며, “아무것도 없이 쫓겨나가고 장렬하게 전사하는 선택이 과연 맞느냐 아니면 현실적인 선택을 해서 해고자들은 해복투 현장투쟁과 법적투쟁을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계산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채 지회장은 “해고자들을 버리는 게 아니다. 조남호가 독한 인간이기 때문에 해복투로 전향시키는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차피 공투본에서 결정된 6월30일 퇴각결정을 3일 당겼다는 의미는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현장복귀선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피해를 줄이고 현실적으로 판단 vs 투쟁의지 없는 변명

  29일 밤,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노조사무실 있는 건물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지회 지도부의 결정에 항의하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노숙농성 중인 해고조합원들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며 크게 반발했다.

“상집간부나 조합원들이 개개인의 희생을 감내해 가면서 투쟁을 해왔고, 사측과 경찰의 탄압에 대한 일정한 각오도 있었어요. 그 정도 각오도 안하고 우리가 6개월을 싸웠겠습니까. 사측과의 교섭내용에 대해서는 진행된 것 없다고 했지만 다 거짓말로 드러났다. 변명도 이런 구차한 변명이 없습니다.”

“파업철회하면 안 된다고 해고․비해고 조합원들이 그렇게 주장하고 부탁하고, 심지어 노동조합 건물의 계단을 점거하고 막아서도 뿌리쳤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말도 안 되는 노사합의까지 맘대로 해버려 놓고, 그걸 ‘결단’이라니…”

“파업이 길어지고 사측이 다양하게 압박해 들어오자, 4월쯤 파업대오가 갑자기 많이 줄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만약 그 때라면 현장복귀에 찬성했을지도 모릅니다. 대오를 다시 정비해서 투쟁할 필요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죠. 청문회가 열리고 희망버스가 대대적으로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고, 진숙이 누나가 흔들림 없이 버티고 있어 투쟁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과정에서 파업을 철회하고 내용 없는 노사합의를 한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노숙농성 중 7월1일 복귀한 비해고자 조합원들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노사협의 진행내용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던 지회장은 일방적인 현장복귀 선언을 한 지 몇 시간도 되지않아 '정리해고 철회'에 대한 단 마디의 결론도 없는 소위 '노사협의이행합의서'에 싸인하고 사장과 웃으며 사진촬영 할 때 우리들은 수 백명의 용역강패들에게 사지가 들린 채로 공장밖으로 쫓겨나왔다"며 채 지회장을 비판한 바 있다.

채 지회장 자신사퇴 의사 없어
85크레인과 해고자 복직투쟁 분리하나


  크레인사수대를 끌어내고 있는 용역. [출처: 울산노동뉴스]

채 지회장은 통신문 끝에 85크레인에 있는 동지들이 다치지 않도록 “노동조합에서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이후 “새로운 국면을 모색”하자고 밝혀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해고자 복직투쟁으로 전환하는 것과 85크레인 관련 “동지들이 다치지 않도록 노동조합에서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은 사실상 해고자 복직 투쟁과 85크레인 투쟁을 분리해서 가겠다는 것으로 해석 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채 지회장은 해명글을 조합원 집으로 다 보냈지만, 노숙농성으로 거점을 형성하고 투쟁하고 있는 해고 조합원들에게는 잘 전달되지 않았다. 이를 놓고 채 지회장이 다수를 형성하고 있는 복귀 조합원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조합원은 이와 관련 “지회 지도부의 판단에 반발, 함께 싸워온 비해고 복귀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지회장은 복귀한 조합원과 투쟁하지 않는 다수의 조합원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 파업철회와 노사합의로 터진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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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

    1
    공투본 결정을 3일 앞 당겼다.
    이 판단의 진정성을 믿어도 국회청문회 이후 결단이어야 한다고 보며,다양한 요구에서도 지회의 투쟁력과 동력을 무력화 하거나 균열을 가져오는 안의 정식화는 안된다.
    해고자중 희망퇴직을 요한다 하더라도 이전에 조남호가 말했던 것이다.여기서 안의 구성과 정식화에서 자본-정권-언론의 협상국면의 조남호 구출의 명분에 금속노조와 국민의 청문회 수단이 무력화 되는 것이다.

  • 노동자

    2
    그럼으로 협상안의 구성에서 해고자에 대한 희망퇴직은 ( 지역언론 보도-해고자 중 희망퇴직 6월 25일 신청자%-고침) '그동안의 조직결속력이 이완될수 밖에 없는 것이며' 지회의 투쟁력과 동력이 분열되어 조남호는 현장통제 강화와 청문회를 탈출하며 현장과 정치의 명분을 둘다 가져가 버렸다.
    그럼 지회는 이러한 국면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고침

  • 노동자

    3
    불행하게도 지회가 양분되는 입장이다.
    이것이 지회의 정상화 조직력 복원에서 지도부의 자본의 협상국면의 왜곡됨의 포섭됨에 비판의 대안조직 행보,이에 맞서는 지도부의 27일의 결단의 합리화 그나마 있는 지회의 조직력이 양분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회장의 직권조인에 대한 판단을 둘러싼 활동가들은 노동운동의 양심과 철학으로 물러날줄 알아야 한다.그렇지 않고 지회장의 입장으로 지회의 다수결로 맞서면 조남호가 바라는 봐 민주노조의 깃발이
    내려질수 있다.

  • 노동자

    4.
    다시한번 촉구하는 봐
    민주노조의 깃발을 지키고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 한진의 정리해고는 분쇄되는 것이다.
    이에 지회의 정투위 투쟁체계를 금속노조는 지회의 민주적 통합력의 정치로써 비대위를 세우고 공식입장을 정리하며 지회조합원에 대한 현장투쟁의 지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여러가지 불신이 있지만 지회의 엇갈린 바퀴의 양축은 조남호가 현장을 파토화 시킬수 있다.
    민주노조 운동을 한다면 물러날줄 아는 것도 노동운동의 중요한 정치이다.
    쌍차도 그렇고 한진도 그렇고 27일 판단의 배경은 민주노조운동의 철학의 위기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