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진보신당 당명으로 통합 합의

당명.강령.당헌 진보신당 그대로...총선 이후 제2창당 추진

진보신당과 사회당은 지난 7일 양당 실무협의 잠정합의문을 통해 인지도나 조직세가 더 큰 진보신당의 당명, 강령, 당헌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이번 진보신당과 사회당의 통합은 진보좌파정당 건설을 위한 1차 통합과정으로 4.11 총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4.11 총선의 투표용지에서는 사회당 기표란이 없어지고 사회당 후보들은 진보신당 후보로 나오게 된다.

사회당이 이 같은 방식의 합당을 결정한 것은 4.11 총선을 코앞에 두고 당명이나 강령 등을 깊이있게 토론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양당 내 당대당 통합에 대한 여러 의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1차-2차 창당 과정으로 나눠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실제 진보신당 내에도 노동 세력의 대거 참가가 없는 사회당과의 단독 통합에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은 합당을 하면 상임대표는 홍세화 현 진보신당 대표가 맡고, 호혜평등의 원칙에 따라 안효상 사회당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다.

양당의 의결기관은 진보신당 대의원과 사회당 중앙위원을 대의원으로 당대회를 구성한다. 또 전국위원회는 진보신당 전국위원과 사회당 중앙집행위원으로 구성한다. 진보신당의 대의원은 370여 명이며 사회당 중앙위원은 60명 정도다. 시도당위원장은 양당 공동위원장을 원칙으로 하되, 지역에서 협의하여 결정한다. 진보신당 당원은 약 12,000여 명 정도고, 사회당 당원은 1,000여 명 정도로 알려졌다.

양당은 이번 통합이 진보좌파정당 건설의 출발점으로 보고 총선 이후 새로운 진보좌파정당을 위한 제2창당을 추진하고, 당명, 강령, 당헌을 새롭게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박은지 진보신당 부대변인은 “이번 합당은 총선 이후 제2창당으로 건설될 진정한 진보좌파정당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통합의 의의를 설명했다.

안효상, “다양한 의견 존재...당명, 강령 토론할 시간 부족”

반면 사회당 내부에선 지난 11일 진보신당 전국위원회 회의자료를 통해 잠정합의문이 흡수합당이라는 설명과 함께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먼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당의 한 관계자는 “당내 논의 과정에서 당명을 진보신당으로 하기로 이미 얘기는 됐다”며 “합의과정에서 흡수합당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으나 진보신당 전국위 안건지에 흡수합당이란 단어가 들어가면서 그 단어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광은 전 사회당 대표는 14일 오전 사회당 홈페이지 발언대 게시판에 “이런 방식의 진행에 우려를 느껴 그동안 각종 회의에 불참했다. 저는 사회당의 평당원으로 남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내 논란이 일자 안효상 대표는 발언대 게시판에 ‘당원들에게 드리는 몇 가지 말씀’이라는 글을 통해 통합 논의 과정에 대한 설명에 나섰다.

안효상 대표는 이 글에서 “사회당 내에도 통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진보신당의 경우는 약간 더 복잡한 경향, 의견 집단, 개인 등이 존재한다”며 “흡수합당이라는 표현도 이런 형세 속의 여러 주체의 의식, 무의식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안효상 대표는 “잠정합의문이 나오기 전에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안건 해설과 토론 등을 통해 진보신당 이름, 강령, 당헌으로의 통합하는 방식으로 제1차 창당을 하자는 게 저의 의견이었다”며 “그 이유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안효상 대표는 “시간이 없다는 것은 진보신당 내와 사회당 내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어 짧은 시간 내에 내용 있는 토론과 정치적 형성을 통해 당명, 강령, 당헌 등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진보신당이라는 당명이 원래 과도기적 당명으로 나왔다는 것, 진보신당의 강령이 그 정신이라는 면에서 현재 사회당의 강령과 동형적이라는 점도 고려했다”며 “사회당과 진보신당의 규모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당장 당명, 강령, 당헌 등을 새로 만드는 형식의 통합이 아니면, 어떻게 말한다 하더라도 ‘흡수’라는 인상을 가질 수 있지만 우리가 무엇을 하려고 했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라는 맥락에서 이해하고 수용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효상 대표는 이어 “잠정합의문의 위상은 가이드라인이자 의제로서 기능한다”며 “통합의 의의 등은 변경할 수 없지만, 다른 많은 것들은 수정되거나 보완될 수 있으며, 적절한 통합의 조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은 지난 11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진보신당과 사회당의 잠정합의문을 승인했으며, 이후 19일 원불교회관에서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사회당도 19일 서울 서대문 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임시 당대회를 열고 ‘진보신당과의 합당(진보좌파정당 1차 창당)을 위한 정당법상 수임기관’ 설치를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