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관련 노사 협상 물꼬 트일까

21일 노사 간사 첫 접촉...협상 방식, 의제 놓고 난항 예상

한진중공업 사측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가 ‘최강서 열사 대책’과 관련한 협상 의지를 확인했다.

최강서 열사가 사망한 지 약 한 달 만에 회사가 ‘대화’의지를 보이면서, 향후 대책과 관련한 본격 협상에 대한 기대도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이 ‘교섭’방식의 만남을 거부하고 있고, 노조 측의 요구를 둘러싼 노사간 이견도 존재해 협상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1일 오전 한진중공업지회와 회사측 간사 각 1인은 사전 만남을 갖고, 최강서 열사 대책과 관련한 협상 의지를 확인했다.

앞서 노조는 최강서 열사 사망 이후, 회사 측에 4차례의 교섭요구서를 보내, 최강서 열사 관련 대책을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최강서 열사의 죽음과 관련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라며 노조의 교섭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회사는 지난 17일, 노조 측에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면서도 “장례에 관한 제반문제는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에 따라 21일 노사 간사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한진중공업지회 관계자는 “노사 간사의 만남에서, 회사 측은 단체교섭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다만 최종 합의서는 작성하겠다고 말했다”며 “또한 회사측이 언급한 장례관련 제반사항 범위에 대해서는 일단 유족 보상 문제를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노사는 간사간 소통을 통해 이후 협상 인원과 장소, 시간, 날짜 등 세부 사항을 결정하기로 했다.

일단 대화의 물꼬는 텄지만, 이후 ‘교섭’이냐 ‘대화’냐는 협상방식과, 협상 의제를 놓고 노사의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22일 오전, 회사에 공문을 보내 협상 의제를 제시해 놓은 상태다.

노조 측은 공문을 통해 “노사간 원만한 협상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합의 타결에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며 △고 최강서 조합원 명예회복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마련 등의 협상의제를 전달했다.

재발방지 대책으로는 △영도조선소 정상화 및 휴업자 대책마련 △손배소 철회, 소비조합 폐쇄철회 원상회복, 노조사무실 이전 철회, 노조 사무실의 자유로운 출입보장 등 노조탄압 중단 △유족보상 등을 제시했다.

한편 회사 측 관계자는 “어제 1차 미팅이 있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장례관련 제반사항에 관한 협상 범위에 대해서는 “우선은 유족들과의 만남을 통한 보상 문제”라며 “(노조 측의 협상 의제는) 계속 간사간 소통을 통해 이야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