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서 열사 유족 “협상일정 잡으면 공장 나가겠다”

“설 전까지 협상일정 잡으면 주검 이동할 것”...회사 입장 변화 있을까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유족들이, 설 전에 회사가 교섭 일정을 잡을 경우 최강서 열사의 주검을 공장 밖으로 이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강서 열사 유가족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등은 4일 오전,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측이 설 전에 사실상 사태해결의 의지를 가지고 협상 일정을 잡는다면 유가족들은 남편의 주검을 정문 앞 빈소로 이동해 안치하겠다”고 밝혔다.

최강서 열사 부친인 최용덕 씨는 “강서가 죽은지 46일이 지났고, 햇수로는 2년째”라며 “이제 조남호 회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강서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진정한 답변과 적극적 협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장 안에서 주검을 지키고 있는 최강서 열사 부인 이선화 씨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회사 측이 남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면 그동안 죽음의 원인을 개인의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라고 한 것에 대해 최소한의 사과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남편의 유언에 기초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요구사항을 논의하는 협상의 자리를 만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은 “그동안 회사는 수많은 약속을 지키지 않아왔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 앞에서 밝히는 것”이라며 “설 전까지 회사가 입장발표를 하지 않는다면 더 큰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의 공은 회사 측으로 넘어가게 됐다. 그간 공장 밖으로 나와야 유족과의 대화에 임하겠다고 밝혀 온 사측의 입장변화에 따라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되는 셈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아직까지 시신이 공장 밖으로 나오지 않는 한 대화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시신이 나오지 않는 한 대화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기자회견단은 “보다 가까운 곳에서 회사 측에게 조건 없는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제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님이 실질적인 대책을 내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