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후 여가생활은? ‘양’보다 ‘질’적 향상

완성차와 부품사간 여가생활 격차 증가...임금 보상 격차는 해소되지 않아

올해 3월 현대기아차를 시작으로 도입된 주간연속2교대제가 노동자들의 여가생활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의 완성차공장과 4개의 부품사 등 총 10개 사업장의 노동자들을 상대로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전후 일, 가족, 여가 생활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는 총 6,712명이며 완성차 조합원 5,802명, 부품사 조합원 91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우선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입되기 전, 각각 2.03시간, 5,65시간이던 평일 및 휴일 여가 시간은,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이후 3.31시간, 7.30시간으로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완성차에 비해 부품사 조합원의 여가시간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전에는‘TV 또는 비디오를 시청’하며 평소 여가시간을 보냈다고 답한 비율이 49.3%에 달했으나, 시행 이후에는 13.4%로 대폭 줄었다. 대신 시행 전에는 10.9%에 불과했던 ‘여행’이, 시행 이후에는 28.7%로 크게 상승했다. ‘스포츠 활동’으로 여가시간을 보낸다는 응답 또한 시행 전 10.9%에서 19.6%로 증가했다.

[출처: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연구원은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전후 일, 가족, 여가생활 변화 분석’ 이슈페이퍼를 통해 “흥미로운 점은 전체 응답자를 기준으로 할 경우 휴일 여가시간이 시행 전에 대비해 1.65시간 밖에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여행과 같은 여가활동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이는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이 여가시간의 양을 획기적으로 늘리기보다는 여가시간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불러온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전에는 혼자 여가생활을 보냈다는 응답자가 36.2%였지만, 시행 이후에는 혼자 여가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14.8%로 급격하게 줄었다. 대신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이후 ‘가족 또는 친지’와 함께 여가시간을 보낸다는 응답이 46.8%로 나타나, 시행 전에 비해 18.9%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출처: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이후 일가족 생활의 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제도 시행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집안일을 돕는 시간이 늘었다(5점 만점에 3.44점)’는 점이다. 그 다음으로는 ‘여가, 취미생활 시간이 늘었다(3.41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고 가족관계가 좋아졌다(3.38점)’, ‘심리적, 육체적 피로도가 줄었다(3.21점)’, ‘업무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졌다(3.16점)’, ‘수면시간이 늘어나고 수면의 질이 좋아졌다(3.12점)’ 순이었다. 다만 ‘동료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고 직장관계가 좋아졌다’는 항목의 평균점수는 2.96점으로 가장 낮았다.

특이할만한 점은 여가생활에 불만을 갖는 이유와 관련해 완성차와 부품사 간의 온도차가 크다는 점이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이후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여가생활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완성차(37.0%)에 비해 부품사 (50.8%)에서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연구원은 “이는 완성차와 부품사 모두 근무형태가 유사한 방식으로 변화한 것과 달리 임금을 비롯한 보상수준 격차는 해소되지 않았음을 반영하는 결과”라며 “따라서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이 보상수준 격차 완화와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여가비용을 둘러싼 완성차와 부품사 간의 여가생활 격차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이 의도치 않게 지역 내 공장노동자들 간의 새로운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연구원은 “임금격차와 더불어 노동시간 격차,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비롯된 여가생활의 격차까지 형성됐고, 이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노동자들 간의 균열을 강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라며 “노동조합이 적은 임금을 받고 더 오랜 시간 일하는 많은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동조합의 활동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향후 노동조합의 과제와 관련해 “노동시간 단축 이후 일련의 보상들을 미끼로 회사가 생산속도를 높이려고 시도할 때 신중하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단위시간당 생산량을 기초로 한 수량적 생산성이 아니라 품질을 기초로 한 질적 생산량을 강조하는 논리의 전환과 설득의 장치도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