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진보진영내 언론의 자유 위해

[삼성서비스 취재 후기(5)] 기자의 소회를 끝으로

7월 7일 금속노조 상무집행위원회 회의 자료에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교섭 노측 실무간사였던 조건준 씨가 제출한 ‘중앙차원의 마지막 실무교섭에 임하며’라는 글이 올라왔다. 내용 중 일부를 인용하면 이렇다.

[출처: 미디어충청]

이 글을 보며 기자는 마치 속마음을 들킨 듯 화들짝 놀랐다. 기자가 쓴 글로 착각할 만큼 삼성서비스지회 출범 이후부터 교섭 합의 과정을 취재하며 기자가 가졌던 문제의식과 일치했다.

하지만 ‘내용과 교섭구조의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일 대 일로 진행되는 비공개 교섭’, ‘주체가 참여하지 않는 대리 교섭’, ‘원청 사용자성’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 ‘기사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취재 과정 중 어느새 스스로 검열하고 있는 나 자신과 마주하기 다반사였다. 게다가 용기를 내 썼던 비공개 교섭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불러온 비방과 무시, 조롱 앞에 참담하게 무너졌었음을 고백한다.

노조운동진영 내에서 은근히 벌어지는 ‘왕따 놀이’ 같았다고나 할까. 근거 없이 낙인찍는 이, 무응답으로 무시하는 이, 문제를 외면하고 피하기 급급해 하는 이들을 나는 보았다. 삼성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소통하는 공간에서 미디어충청을 ‘쓰레기 언론’이라 규정짓더니 며칠 후 타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고마운 언론과 매체’에 미디어충청과 기자의 이름을 올려준다거나, 미디어충청의 기사가 교섭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정말 그럴싸한 소설을 쓰는 이들을 나는 목도했다. 기획의도에 동의하면서도 취재를 위한 조합원이나 지회 간부 인터뷰는 굳이 회의를 통해야 한다며 막아 놓고 최종 거부통보를 한다거나, 취재를 위한 전화를 끊거나 받지 않는 건 작은 인터넷 매체가 감수해야하는 상처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들은 ‘조합원을 위한 언론’이 되어줄 것을 조합원 앞에서 공공연히 요구하기도 했다.

취재후기를 쓰는 동안에도 많은 말을 들었다. 사회진보연대 노동위원회 내부 카톡방 내용 중 한지원 씨가 공지로 올린 글이 공개된 것에 대한 지적부터, 기사의 의도와 목적, 경총 관계자의 멘트를 딴 것까지 다양한 지적과 충고가 노조운동진영으로부터 있었다.

기사 자체에 대한 아쉬움이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지적은 고맙게 받아들인다. 미디어충청과 기자는 노조운동, 진보운동진영 내의 언론의 자유를 말하고자 ‘삼성취재후기’를 썼다. 내용이 다소 거칠 수 있다. 하지만 달을 봐달라고 하는데 가리키는 손가락 모양만 탓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울러 정직하지 못한 행태, 근거 없는 정파적 마타도어, 노조의 관료성 같은 문제조차 노동과 자본의 전선, 삼성의 특수성 뒤로 숨기려 하지 않길 바란다.

취재후기 마무리를 준비하는 동안 한지원 씨 공지 글을 알려준 사람에 대한 사회진보연대 차원의 징계가 거론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또한 노조운동, 진보진영이 조직의 보안이란 이름으로 가려오고 외면해왔던 문제가 터지고 있는 건 아닐까 한다. 미디어충청의 기사로 마음고생하고 있는 그 사람에게 뭐라 사과와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사로나마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전한다.

쌍용차, 현대차비정규, 유성기업, 강정 취재와 같이 늘 노동자의 시선으로 보도하기 위해 미디어충청과 기자는 노력할 것이라는 말로 취재후기를 마무리한다. 물론 삼성 취재도 계속할 것이다.(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