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당대표 선거, 정의당과 통합여부 놓고 격돌 예상

‘재편파’ 나경채 - ‘당의미래’ 윤현식 - ‘신좌파모임’ 나도원 3파전

노동당이 6기 당대표단 선거에 돌입하면서 진보정치 재편을 놓고 격돌이 예상된다. 노동당은 30일 후보자 등록 마감 후, 31일부터 내년 1월 18일까지 19일간의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당대표 1인과 부대표 4인(일반명부 2인, 여성명부 2인)을 선출하는 이번 당대표단 선거의 최대 쟁점은 정의당과의 통합여부를 중심으로 한 진보정치 재편 문제다.

노동당 당대표 후보는 기호 1번을 배정받은 나경채, 기호 2번 윤현식, 기호 3번 나도원 후보가 나섰으며 각각 당내 의견그룹인 ‘(진보) 재편파’, ‘당의 미래’, ‘신좌파모임’에 속해 있다. 나경채 후보는 2010년 지방선거 관악구의원 당선돼 2013년 진보신당 의원단 대표를 지냈으며, 노동당 서울 관악당협 위원장, 관악정책연구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윤현식 후보는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 진보신당 정책위원을 거쳐 노동당 정책위 의장과 대변인직을 맡았다. 나도원 후보는 진보신당 문화예술위원회 준비위원장, 노동당 장기성장전략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과 중앙집행위원직을 맡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당내 최대세력으로 꼽히는 재편파의 나경채 후보가 “진보재편, 당원총투표, 제1야당 교체”를 핵심 슬로건으로 내걸고 신좌파모임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면서 공식 선거 돌입 전부터 논쟁지형이 첨예하게 형성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당의 미래가 당의 성장노선을 분명히 하자며 진보재편 논의에 가세했다.

이 같은 논쟁지형은 이미 지난 11월 29일 정책당대회에서부터 예고된 바 있다. 당시 정책당대회에서 재편파가 제출한 당 전망 관련 입장에 따르면 현존하는 정당 중에선 정의당과의 재편이 유일하다고 봤다.

재편파는 “정의당은 우리 노동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물론, 새정치연합과 정치협상에 매몰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우려되는 점이 없지 않으나 진보정치재편에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이러한 경향이 내적으로 견제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경향을 완화하고 제어하는 것은 향후 정치논쟁의 영역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보정치 재편론은 특히 정의당과 노동당의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다”며 “재편 과정을 통해 정의당은 사회운동과의 굳건한 정책-이념적 연대를 복원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노동당은 다른 진보진영과의 은원을 강조하는 정치적 고립주의와 결별해야 한다.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소수정당일수록 확고한 정체성은 유연한 연대전략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편파의 한 관계자는 참세상과 통화에서 “노동당은 더 이상 정당으로서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식물정당이 됐다”며 “민생문제 해결 등 최소한 의미 있는 역할과 유효한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진보재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의 미래 쪽은 정책당대회에 제출한 입장서에서 “당 노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외부 정치세력과의 이합집산은 당연히 고려되어야 한다. 정당은 필요에 따라 합쳐질 수도 있고 나뉠 수도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우리는 ‘진보의 분열’에 대한 외부의 비판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통합이나 분열이 이루어지는 배경과 과정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당과 당원이 공유하는 가치와 대안이 어떤 방식을 통해 가장 효과적이고 힘 있게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가가 전제되지 않은 채 이뤄지는 노선 논쟁은 결국 또다시 산술적인 계산에 따라 ‘같이 갈 거냐 홀로 갈 거냐’라는 양자택일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2011년 혼란의 재현일 뿐”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당의 미래 관계자는 “진보정치가 살기 위해서는 우리만 가지고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정의당이나 눈에 보이는 정치세력과 당장 합치는 게 답은 아니”라며 “2008년 2011년, 2012년 연달아 갈라지면서 남은 감정이 여전히 예민한 상황에서 또 합친다면 거기에 동의하고 따라올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금은 장기적으로 같이 갈 이유가 뭔지 서로 설득하고 상처를 달래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현실적 상황들이 개선되고 진보정치에 대한 최소강령이 될 만한 합의가 있다면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변화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혼자 서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신좌파모임은 “‘진보재편’을 넘어선 ‘좌파의 재구성’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우리의 과제는 당을 중심에 둔 혁신과 안정성 확보 그리고 21세기에 걸맞은 좌파의 재구성이다. 주체도, 현실성도, 미래전망도 없는 이합집산의 ‘정치 아닌 정치’가 아니”라고 재편파에 대해서 명확히 선을 그었다. 신좌파모임은 이어 “우리의 답은, ‘녹색좌파 대중정당’을 위한 당 혁신과 내외부의 결합, 노동당과 녹색당 그리고 새로운 운동과 노동혁신세력이 협력하는 ‘녹색좌파 정치연합’의 구성”이라고 밝혔다.

신좌파모임의 한 관계자는 “신좌파모임은 녹색이든 노동이든 현장의 저항운동 흐름이 정치적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라며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 이후 국민모임처럼 의원 숫자가 많은 제도권 정당만을 대안으로 생각하는 흐름이 있는가하면, 박근혜 정권 이후 일반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국면에서 민주노총이 투쟁 지도부를 정한 것처럼 최소한 노동당 정도가 투쟁세력과 적극 결합하는 정당으로 가야한다는 흐름도 상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각 의견그룹을 대표해 출마한 후보들의 출마의 변 역시 정책당대회 당시 입장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다.

나경채 후보는 출마의 변에서 “진보정치의 통합과 재편을 통해 위기의 진보정치를 수습할 뿐 아니라, 제1야당의 교체로까지 나아갈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지금과 같이 분산된 진보정치의 조건을 유지한 채 권력재편의 3연전을 맞이할 것인지, 진보정치의 재편으로부터 시작하여 제1야당을 교체하겠다는 포부를 대중적으로 인정 받으면서 3연전을 맞이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계파정치 속에서 여전히 허우적대는 제1야당의 교체를 가능하게 하는 진보정치의 조건을 진보재편으로부터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당의 미래 후보로 나선 윤현식 후보는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홀로서기도 합종연횡도 할 수 없다”며 “지금 당에 필요한 것은 소모적 갈등을 해소하고 당의 성장노선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성장노선 안에는 당 자체의 역량 강화와 진보/좌파 정치의 미래에 대한 상이 동시에 그려져야 한다”며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지키면서 동시에 변화의 바람을 주도할 수 있는 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좌파모임의 나도원 후보는 26일 평택 쌍용차 공장 앞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자본과 권력에 맞서는 진정한 연대와 새로운 정치를 시작한다”며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좌파의 대오라 할 수 있는 노동당 당직선거에서 제자리걸음에 머무는 정체인가, 통합이라는 말을 앞세운 사실상의 분열인가, 아니면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와 쇄신인가를 선택해야 한다”며 재편파를 분열세력으로 규정했다.

이번 선거는 3개 의견그룹 후보 3파전으로 치러지지만 대체적으로 재편파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에 처음 결선투표제가 도입돼 1차에서 재편파가 50%를 넘기지 못하면, 결선투표에서 정의당과의 상처가 남아있는 당원들이 대거 반 재편파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도 크다.

한편 부대표 후보엔 일반명부 기호1번 최승현, 2번 김한울, 3번 권태훈 후보가 나섰으며, 여성명부에는 기호1번 김윤희, 2번 문미정 후보가 나섰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보스코프스키

    재편파의 모습은 자당에 대한 사망선고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 글쎄요

    마오는 정세에 따라 새누리당과 비견될 국민당과도 합작을 했습니다. 또 정세에 따라 내전을 벌였습니다. 러시아, 베네수엘라의 혁명운동도 다수 인민의 지지를 확보하는 게 주요 과제였습니다. 레닌은 반대와 우려속에서도 NEP를 시행하지 않았던가요? 이런 타협 때문에 실패한 거라고 이야기하는 논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도 짐작하지만, 절반의 성공이나마 해본적 있던가요. 입장의 선명함으로 대중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거라는 관념적 태도는 벗어나야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운동의 구체적 현실적 대상은 바로 현 시점의 대중입니다. 현실의 대중은 외면한 채 관념속에서나 깃발아래 뛰쳐나오는 군중을 그리며 하는 운동이 정녕 유물론적인 것입니까. 이런 한국의 운동판에서는 마오나 레닌이 환생해온다해도 개량에 반동소리 밖에 못들을 겁니다.

  • 나경채 지지




    기호 1번 나경채 후보가 대표가 되어 노동당과 정의당이 진보대통합 해야 합니다. 통합 당원총투표 갑시다. 나경채 후보를 지지합니다.

  • 보스코프스키

    마오랑 레닌을 언급하신 분 저 환경에서 적용이 맞다고 보시는지요? 이미 중심을 잃고 사망하는 건데 여기에 적용하시다니? 거기다가 이미 유산정치를 하는 자들과 합당한 정당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는 자체가 식상할 뿐만 아니라 대의의 훼손이기 까지 한 사실인데 ...

  • 보스코프스키

    이번기회에 패배를 비롯해 불리한 일이나 이에 준하는 일만 있으면 각설이 처럼 돌아오는 그넘의 (정의당과의) 합당논쟁 끝내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어이 없는 것을 투표까지 끌고 가야한다는 것 이 역시도 어이없는 일입니다!!!

최신기사
기획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