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박근혜는 퇴진하라”...광화문서 충돌 100명 연행

세월호 참사 1주기 범국민대회 3만명 집결...25일 범국민대회 계속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시민 3만 명이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웠다. 정부는 대회 시작 전 유가족 15명을 비롯해 이날 모두 100명을 연행하고 물포와 최루액을 쏘며 청와대로 향하는 시민들을 저지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세월호는 학살”이라고 외치면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청와대를 향해 행진했다.

18일 세월호 참사 1주기 범국민대회와 청와대 인간띠 잇기는 정부가 청와대로 향하는 도로와 인도를 모두 경찰과 차벽으로 막으며 계속적인 충돌로 이어졌다. 경찰은 대회 시작 전부터 광화문에서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하려는 유민아빠 등 세월호 가족 15명을 포함해 모두 22명을 연행하고 이어 정부종합청사와 광화문 앞 대치 중 나머지 78명을 추가 연행했다. 연행자 중 세월호 가족은 모두 20명, 인권침해감시단으로 활동하던 권영국 변호사, 장애인 활동보조인 1인, 민주노총 조합원, 청년 시민 등 다수가 포함됐다. 유족 1명을 포함한 시민 여러 명도 경찰과의 대치 중 부상을 입고 구급차로 실려 갔다.

[출처: 김용욱 기자]

[출처: 김용욱 기자]

범국민대회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묻고 진상 규명과 시행령안 폐기, 선체 인양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제안하는 다양한 호소가 터져 나왔다.

사회를 맡은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4월 15일, 16일, 17일 매일 세월호 집회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130개가 넘는 지역에서 세월호 추모 행사를 열었고 성당, 사찰과 교회 등 포함하면 수천 곳에서 세월호를 기억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주, 유럽과 아시아 등 해외 교민들도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면서 “양심있는 이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진실 규명과 인양”이라며 “추모를 넘어 행동하고 진실을 밝히는 행동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주의국민행동 창립준비위원회 상임대표 함세웅 신부는 “4.19 55주년을 앞두고 민주혁명의 정신의 뜻을 모아 이 국민대회를 함께 한다”면서 “투쟁하면서 대안을 찾는 국민대회가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밀양송전탑반대의 구미현 주민은 “밀양에서 10년 동안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거짓말과 모욕, 수많은 폭력을 당했다”면서 “그러나 유족들에게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정부를 질타했다.

송경동 시인은 “박근혜는 120명의 재벌만 태우고 고통과 슬픔의 대한민국을 탈출했다”면서 “그는 이 나라 대통령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들과 유가족이 살려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다”면서 “우리가 오늘은 넘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실종자 하다윤의 아빠 허홍환 씨는 “세월호 안에는 아직 9명의 실종자들이 있다”면서 “그들을 가족에게 돌려주세요. 가족과 함께 행군합시다”라고 호소하는 한편, 박혜선의 엄마 임성미 씨는 “유가족이 무슨 죄를 지었는가, 우리가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라면서 울분을 참지 못했다.

[출처: 김용욱 기자]

[출처: 김용욱 기자]

민주노총 총파업 선포대회에 이어 진행된 이날 범국민대회 참여자들은 개회 약 1시간 뒤인 4시 30분 경 가족들의 연행 소식에 대회를 중단하고 광화문으로 가족을 만나러 행진하던 중 곳곳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광화문으로 향하던 시민들은 차벽에 막혀 흩어졌다가 5시 경 청계광장 방향, 덕수궁, 광화문 지하철 통로로 우회해 광화문 광장으로 집결했다. 그러나 광화문 광장 또한 차벽에 막혀 청와대로의 행진이 봉쇄됐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가로 막는 경찰과 대치하고 충돌하면서 결국 봉쇄를 뚫고 광화문 바로 앞까지 행진했다. 광화문 광장에서의 대치 중 이날 처음으로 물대포가 나왔으며 충돌 과정에서 부상자도 발생했다. 광화문 앞에서도 이중으로 설치된 차벽 사이로 진입한 시민들에 대해 경찰은 계속해서 해산을 명령하다가 시민들이 불응하자 최소 3대 이상의 물포를 동원해 쏘았으며 최루액도 마구 쏘았다.

[출처: 김용욱 기자]

[출처: 김용욱 기자]

시민들은 물포와 최루액을 맞으면서도 “정부 파산,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해산 명령에 굴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진입하려는 경찰을 가로막는 한편, 차벽을 넘어트리기 위해 함께 흔드는 등 대회 끝까지 행진을 시도했다. 물포 호수를 빼내어 경찰 차량에 감아 넘어트리려는 시도도 진행했다. 시위 중에는 생수로 캡사이신에 맞은 눈을 서로 닦아주면서 함께 했다.

경찰의 물대포는 취재기자들에게도 향했다. 취재중이던 김용욱 참세상 기자는 오른쪽 눈에 물포를 정면으로 맞아 부상을 입었고 안경과 카메라가 박살났다. 취재 기자 여러 명의 취재 장비도 손실됐다.

[출처: 김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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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는 5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밤 11시까지 계속됐다. 세월호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정리집회에서 “오늘 희망을 보았다. 이렇게 계속 두드리면 언젠가는 답이 나올 것이다. 안전하고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사회, 국민과 가족이 함께, 우리가 직접 그 답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연행된 이들은 모두 100명으로 금천 11명, 성동 11명, 마포 9명, 노원 7명, 서초 7명, 강남 10명, 동작 8명, 강동 9명, 은평 9명, 중부경찰서에 8명이 각각 구류돼 있다. 이날 약 500개의 단체와 함께 국민대회를 진행한 4.16국민연대는 오는 24일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에 총결집하는 한편, 25일에는 범국민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출처: 김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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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폭력화 되는 것은 스스로 경계하는 게 좋다.

    어제 10시경 난장판이 되고 충돌이 장기화되자

    평소 폭력성향을 가진 일부 시민이 전경과 물건을 상대로 성질을 푸는 걸 난 봤다.

    나 역시 정도차이는 있을 지언정 어쩌면 합법적으로 폭력을 쓸 수 있고 그것이 우리진영에선 대의명분으로 인정되는 분위기에 편승한지도 모른다.

    철근 같은 것으로 차량을 부수거나 경찰에게 휘두르는 건 내가 제지하기도 했으나 방어위주의 경찰역시 철근을 머리를 향해 휘두르는 걸 보며 큰 공포를 느꼈을 법 하다.

    경찰방송의 불법폭력시위란 단어가 계속 맘에 남는다.

    나 역시 경찰차량을 으쌰으쌰 밀거나 경찰 방어진을 몸으로 민 정도지만 내가 어제 그렇게 갈등이 폭력적으로 심화되는 데 기여한 것은 아닌가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익명

    어제 11시경 집에 오는데 지하철에서 평소같으면 짜증이 안 났을 일도 막 짜증이 나는 것이었다.

    문 앞을 막고 서있는 청년에게 "좀 나갈께요"하고 손으로 확 밀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요즘 욱 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지하철에서 사소한 일로 다투는 경우를 보게된다.

    평소 사회 갈등이 심하다보니 거기서 받는 사회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도 점점 커지기 때문인 듯 하다.

    세월호의 경우 갈등 원인은 정부가 국민적 합의사항인 특별법을 시행령으로 혼탁하게 만들고, 법을 만든 당사자인 국회도 소극적 대응을 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희생자 가족들은 슬픔의 정도가 너무 큰데 어쩌면 정부가 이들의 슬픔을 분노로 바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제 모인 시민들은 남의 고통에 기본적으로 공감하는 정도가 다른 사람보다 크거나,

    정부의 부조리한 일에 분노하는 정의감 같은 게 남다른 특징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다음 집회에 또 참여하는 게 두렵다.

    어제 아이들을 데리고 집회에 온 가족들도 있었다. 아이들도 폭력경찰 물러가라 구호를 외쳤다. 아이들은 사회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보다 기존 이상적인 권위들을 수용하는 것이 더 교육상 바람직한 것인지도 모른다. 경찰이라면 당연히 나쁜사람을 잡는 멋진 아저씨라는 마음이 아이들에겐 더 필요한 지도 모른다.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권위도 어릴때부터 불신한다면 기존의 사회체제가 갖고있는 긍정적인 면들을 못보고 자랄수도 있다. 기존 사회 체제는 바꿔야 할 부분도 있지만 사회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해 이루고 있는 노력의 산물인 면이 더 크다.

  • 익명

    로마 교황이 왔을 때 우리국민이 큰 위로를 받은 까닭은 다름아닌 그가 사회지도층으로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권위를 바람직하게 행사했기 때문인 듯하다. 국민 대표자인 대통령이 순리대로라면 유가족을 위로해야 하는데 오히려 절망하게 하는 반면 가톨릭 대표는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해 유가족들을 어루만져 줬다. 교황은 기존 사회체계에서 지도층이 해야할 마땅한 일을 했을 뿐인데, 한강다리를 폭파한 이승만 대통령처럼 국민을 이용하는 지도자에 익숙한 우리에겐 참 특별한 사람으로 비춰진 듯 하다.

    우리사회는 갈등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인 듯 하다. 어제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소모된 비용은 재산 상 피해만 몇 억 대에 달하고

    참가했던 경찰, 시민이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는 수 조원에 달하는지도 모른다.

    어제 꿈에 군대가 나왔다. 내가 괴롭힌 후임병, 나를 괴롭힌 선임병. 복잡했다.

    전의경이 가혹행위가 많은 이유는 어제외 같은 대립과 긴장상태에 자주 노출되고, 그 스트레스를 안고 부대에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전경은 나를 보고 두려워 했고, 나 역시 전경을 보며 두려워했다.

    어쩌면 직접적인 충돌은 아니지만 남북대치상태에서 전쟁준비를 하는 전후방의 병사들과

    거기에 소모되는 군사비 및 긴장감 등은 수백조의 사회적 갈등비용에 해당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당장은 진영논리로 정부를 혼내주고 싶은데,

    한 발 짝 떨어져보면, 우리사회의 세금이 이런곳에 낭비되고, 소모적 갈등과 충돌로 나라의 힘도 약해지고 경찰관을 포함한 사회 구성원 간 유대의식도 악화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익명

    앞으로는 갈등보다는 좀 더 평화롭게 이 땅에서 살고 싶다.

    갈등이 많은 이유도 우리사회가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임대시장 등 극대화된 사적소유 허용하고, 재벌의 무분별한 사적이익 추구를 자본주의라고 여겨온 분위기가 빚어낸 사회불평등과 부조리 때문은 아닐까?

    세월호 사건은 이 중에서도 남북분단, 즉 당시 벌어지고 있던 한미연합훈련이 끼친 영향이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많은 수의 해경 해군 함정이 3해 바다에서 훈련을 벌이고 있었는데 이 병력이 사고발생 직후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확인하는 게 정부의 부실구조를 설명하는 첫번째 단추가 될 것이다.

    끝으로 세월호 집회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참여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민주노총은 희생자 가족들과 또 다른 독자노선을 만들어 줬음 좋겠다.

    범국민대회 방식 집회는 평화주의를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로 가는 것보다 어떻게 평화롭게 집회를 참가하고 시민 대중이 집으로 돌아가 주위에 이 문제를 알려내게 히는 역할을 하게 할지 방식을 더 신경써 주시길 부탁드린다.

    희생자 가족의 슬픔에 연대하지만, 그 분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이 너무 크기 때문에 온건하게 행동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인권단체가 유가족 분들을 위로하며, 집회기획을 할 때 보다 능동적인 역할를 하길 기대한다.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는 듯 하다.

    인권단체, 노동조합은 이제부터라도 각자의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

    좋은 기사와 자유로운 표현공간 만들어주신 참세상에게도 감사인사를 드리며.

    발전을 기원합니다.

  • 익명

    글쎄 진짜 불법폭력은 세월호 사건을 은폐하는거 아닌가.

  • 익명

    그리고 이 사회가 법대로 시위와 집회의 자유가 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경찰차벽과 캡사이신 발사 등등은 모두 불법이다.

  • 익명

    물론 그 전에 부정선거와 비타500이 있지만.

  • 은평좌파

    김용욱 기자님 별 탈 없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