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취생몽사

옷을 벗어제낀 청년에 대한 잡담& 차라리 연예뉴스를 끊겠다

피플파워  / 2008년10월16일 13시15분

옷을 벗어제낀 청년에 대한 잡담

하주영/ 이번 순서는 오늘부터 새코너 김형진 과완군의 미디어 취생몽사 시간입니다. 오늘은 어떤 이슈에 취해오셨는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형진/ 안녕하세요. 삼청동 공공미디어연구소의 김형진입니다.


완군/ 안녕하세요. 종로 책낼 궁리하고 있는 출판업자 완군입니다.


김형진/ 빅뱅이 사라져서 슬프고, 노바디를 외치는 동생들 시샘도 좀 했지만 역시나 ...


완군/ 그렇다고 아이돌을 mbc 뉴스에서 다룬 건 좀 오바지 싶다. 연하고 말캉하다고 뉴스의 시청률이 나오는 건 아니다. 뉴스는 좀 뉴스 다워야..



김형진/ 뉴스가 뉴스다워야 한다는 건 형님들의, 아버지나 할 소리다. 뉴스는 환경에 대한 소식이다. 뉴스에서 아이돌을 다루는 것 자체가 연성화란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소재의 문제가 아니라 주제 의식의 문제다.


완군 /동감한다. 유 윈.


김형진/ 패배를 인정하니...앞으로 말꼬리 잡지 말아 달라. 지난 주에는 역시 최진실, 간간히 강의석이 아니었나 싶다.


완군/ 맞다. 강의석, 최진실 둘 다 만만치 않지만 최진실 자살은 세기적 사건이다. 가십이었던 강의석부터 얘기하자.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겠다. '강의석은 낸시랭이다'


김형진 /낸시랭이라... 동의할 수 있지만, 그렇게 딱 얘기해버리면 별로 할 얘기가 없어진다. 나눠서 좀 말해보자, 누드시위에 대한 말들이 많다. 사실상 한국 사회 안에서 전라의 시위를 경험한 적이 없는 터라 뜨거운 것 같다.


완군/ 누드시위와 관련해서는 '멋지다! 강의석'이란 의견들이 많은 거 같다. '카우치', '김인규'와 비교하는 것까진 좀 오버다 싶긴 하지만, 갠 적으로도 삭발이나 단식보단 효과적인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옷을 벗는 다는 건 그 자체로 평가받을 지점이 있다. 나만 해도 옷을 벗을까 싶지만 갑바의 깊이 옆구리 살의 프라이버시 이런 것들이 걸린다...


김형진/ 이런 측면도 있다. 물론 방법적 쇼크일 수도 있겠지만, 그가 옷을 벗고, '군대 폐지', '군사주의 반대' 이런 옷을 벗은 행위의 목표들이 사라졌다. 그 왜소한 알몸만 남은 거다. 모피에 반대하며 옷을 벗지만 그럴수록 모피는 팔린다는 분석도 있다 왜냐면, 그 몸까지도 소비되기 때문이다. 영악한 처세가 강의석이 그걸 몰랐다면 그는 더 고민해봐야 한다.

완군/ 맞다. 자연스레 강의석이란 인간으로 넘어가면 그는 소비되고 있다. 누군가의 표현에 따르자면 그는 '20대 중 유일하게 자기의 연단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데 그 연단은 사회적 문제를 발언하는 연단이다. 그런데 빨리 연단을 가졌던 연사들 중에 홀로 유명해지고, 혼자 스타가 되어 출세하는 연사들을 너무 많이 봤다. 강의석에 대한 반감은 그가 그런 길로 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부분이다. 그는 언제나 혼자, 독고다이다.


김형진 /맞다. 같이 가야 하는 거다. 강의석이 퍼포먼스의 포지션이 아니라 스스로를 사회 활동가라고 한다면 말이다. 다만, 이런 생각을 해본다. 그가 성장해온 과정을 볼 때, 그에게 필요한 건 '멘토'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는 본의 아니게 너무 빨리 스타가 됐고, 지나치게 많이 소비되고 있다. 그 자신은 그 과정에 치열하고 충실하고 자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일 뿐이라면 억울해 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완군/강의석 얘기 그만하자. 이런 얘기들 자체가 모든 문제를 숨기고 '강의석'만 남게 하는데 또 일조하는 걸 수 있다. 의석군, 옷 벗은 이후 피곤하신가? 억울하신가? 방법을 일러주겠네. 앞으론 카메라 모이는데 가서만 튀지 말고 조용한 곳에서도 노출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시게. 팁을 알려드리자면, 이왕지사 감옥에 가신다고 하니 빨리 가시게나. 모든 것을 뒤로 하시고. 그게 자네가 '낸시랭'이 아니란 걸 온 몸으로 웅변하는 유일한 길이네.


subtitle :차라리 연예뉴스를 끊겠다


김형진 /뭐니뭐니해도 지난 주의 가장 큰 이슈는 '최진실 자살'이었다. 최진실 자살은 한 주 정도에 소비될 문제가 아니라 두고두고 기억될 사건이다. 오죽하면, 21세기판 '국상'이라고 까지 하겠는가...


완군/ 이 사건은 워낙 할 말이 많다. 밤새도 다 못 말한다. "그녀의 죽음은 우리 세대의 패배"라고 제목을 뽑은 주간지에서부터 하루에 그야말로 수백만건의 관련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는 건 그 이야기들이 결국, 2개의 극점으로 모여든다는 점이다. 하나의 극점은 "(이런 어쩌구 저쩌구의 사연들을 있다손 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죽었을까?"이고 또 하나의 극점은 "애들은 어쩌고?"이다. 최진실의 자살을 둘러싼 정치, 경제, 성, 계급, 문화적 이야기거리보다 오히려 이 지점이 재밌다.


김형진/ 맞다. 최진실의 삶의 팍팍함이 개인적으로 도저히 극복할 수 없던 성질의 무엇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보다 훨씬 극악스런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그렇다고 죽어? 그렇게 돈도 많은데 대체 왜 죽은거야?를 내심으로라도 묻는 것이 당연한 자기보호라고 생각한다. 그 질문은 어쩌면 최진실을 향해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향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이 악물고 살자'


완군/ 왜 죽었을까의 질문에 두 가지가 겹쳐있다고 본다. 김형진이 말한 지점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로 사람들이 이 죽음을 환타지로 소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최진실의 무대였던, 어떤 드라마 보듯이. 뭔가 반전이 숨겨져 있는 한 편의 영화 보듯이 말이다. 받아들이지 않아도 무방한 그러나 어마막대한 실재들에 대해 사람들은 종종 그런 쿨한 태도를 보인다.


김형진/ 미디어의 문제도 있다. '추측도 애도'도 하지 말라는 어느 학자의 부탁이 있었지만, 미디어는 그야말로 21세기 초유의 애도와 아무런 실체에도 접근하지 못하는 메가톤급 쓰레기 추측들을 내 놓았다. 이걸 또 정치권이 이른바 '최진실법' 논란을 일으키며 재빨리 주어먹고 있다.


완군/ 맞다. '최진실법'은 정말 코미디다. 죽은 최진실을 이용하여 산 네티즌들을 겁박하겠다는 유사 삼국지 전략이다. 대중문화의 상징적 아이콘이었던 최진실이 표현의 자유의 사살을 의미하는 법안의 며으이로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이 죽음을 우리가 진정 슬퍼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아닐까 싶다.

김형진/ 최진실의 죽음은 삼우제를 지났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어쩌면 다음 주에 또 다뤄야 할지도 모른다. 한 가지만 부탁하자. '애도도 추측도 좋다' 다만, 끝내 그녀의 죽음으로 무엇을 말해야 할지만 머리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사실 최진실의 죽음과 관련하여 이런 글 저런 글을 읽으면서 생각해보지만, 그냥 아쉽다 내지는 불쌍하다는 일종의 감정적 동요이고, 최진실법이니 뭐니 떠들어대는 정치권의 그 유치한 발상에 대한 비웃음.


김형진 / 그리고 꼭 한 가지 더 보태면 '최진실 압박붕대' '이영자자해' '최화정 강행' 등과 같은 조잡한 포탈 검색어에 낚이지 말자. 자료화면에도 나왔지만, 정말 이건 뭐 9.11 테러 이후에 가장 극악스런 편집이었다. 연예 채널에서는 생중계라고 표현하면 뭔가 부족한 완벽하게 실시간으로 장례식 풍경을 건냈다. 뭐.. 그냥 최진실이 나에게 남긴 뭐 그런 저런 고민의 흔적은 연예뉴스 끊자. 오늘은 까지다. 고생했다.

완군 /더 나아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음에 보자. 미디어
취생몽사 오늘 첫시간은 여기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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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

재밌게 봤습니다 다음회가 기대되어요'ㅅ'
뎡야핑
2008.10.22 1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