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 고공농성 478일째.
세종호텔 노동자 고공농성 76일째.
한화오션 조선소 노동자 고공농성 45일째.
혜화동성당 장애인단체 활동가 고공농성 12일째.
하늘 가까이서 “이대로는 못살겠다”는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고공농성 3개 사업장과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등의 단체들이 6월 3일로 예정된 대선과 최저임금 결정 시기를 앞두고 모였다. 이들은 ‘우리 삶을 바꾸는 노동자 공동행동’을 만들고 “우리가 직접 우리의 삶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물론, 인권단체, 정당, 시민사회단체, 광장 시민 등 1,070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4월 29일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대통령 이름 하나만 바꾸기 위해 광장에 서지 않았다”며 “자본의 편에 서서 광장의 열망을 저버렸던 이들에게 또다시 우리의 삶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들은 대선 기간 2차례의 공동행동을 통해 고공농성 사업장 문제 해결과 차별 없는 평등세상 만들기의 중요성을 알려간다는 계획이다. 1차 공동행동은 5월 9일 서울 중구 한화오션 본사 앞에서, 2차 공동행동은 5월 3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 예정이다.
출처: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화연결로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먹튀 자본의 만행과 집단해고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노동자의 생존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고공에 올라왔다”며 “적은 수라도 연대하고 단결해서 싸운다면 꼭 승리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은 “생산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하청노동자를 인정하고 원청인 한화오션이 직접 교섭에 나오라는 당연한 요구가 절박한 요구가 된 비정상적인 나라”라며 “고공농성 해결이 사회대개혁이며 우리는 땅을 밟고 싶다”고 목소리 높였다. 고진수 민주노총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지부장은 “자본의 편에서 노조를 탄압하고 노동자를 쉽게 해고하고,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세상”이라며 “새로운 정부는 고공농성 사업장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호소한다”라고 밝혔다.
함께 싸우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최소한 일하는 곳에서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그들의 노동이 가치있다는 것을 존중받기 위함”이라며 “혼자는 힘이 없지만 모이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더 많은 사람들의 연대를 촉구했다.
기선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은 “법 하나를 만든다고 평등세상이 곧바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라며 “불평등한 한국 사회에서 평등을 향한 규범 하나가 우리 삶 구석구석에 평등을 구현할 수 있다면 그것은 사회대변혁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신하 웹툰작가노조 위원장도 “헌법은 모두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은 배제되어 있다”라며 “고용형태가 다르다고 인간의 존엄이 가벼워지거나 노동의 존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광장에서 연대한 시민 진다 씨도 나서 “윤석열이 탄핵됐는데 왜 아직도 다른 투쟁에 시간을 쓰고 있냐고 묻는다면 나도 노동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말로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나치지 말고, 선 긋지 말고 함께 연대하자”고 목소리 높였다.
출처: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선언에 함께한 1,070명의 사람들은 선언문을 통해 △고공농성 즉각 해결 △내란세력 청산 △비정규직 철폐 △안전하고 차별 없는 평등세상 △최저임금 대폭인상 및 플랫폼-프리랜서 전면 적용 등을 요구하며 “윤석열 파면 이후, 우리는 바뀌지 않은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사회 불평등의 원인인 비정규직 제도를 철폐하고, 모든 차별을 철폐하고,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해 나갈 것”이라고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