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금) 한일 월드컵 개막식이 열리는 시각,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 회원 30여 명은 상암동 경기장 주변을 맴돌았다. 맘 같아선 경기장에 들어가 개막행사를 보고 싶었지만, 전경들이 에워싸 개막식은커녕 경기장 구경도 못 하고 말았다.
강현정 씨는 "경기장 안에서 응원하는 소리가 들리니까, 같이 '대~한민국' 응원도 하고 싶었는데, 휠체어 탄 사람은 들여보내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현정 씨는 늘 궁금했다고 한다. "왜 경찰은 장애인이 버스 탄다고 해도 월드컵 개막식 보러 간다고 해도 막기만 할까요?" 그는 "장애인의 날 아니면, 바깥 출입을 삼가라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강현정 씨와 이동권연대 회원들이 이날 월드컵 경기장에 몰려간 것은, 지난 19일(일) 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서 리프트 추락사고로 또 한 명의 장애인이 목숨을 잃은 것을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발산역 참사는 지난해 오이도역 수직 리프트 추락사에 이어 두 번째 죽음이다.
현정 씨는 "리프트 타기가 무섭다"고 말한다. "덜덜거리는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다가 계단 중간에서 멈춰서면 몸이 앞으로 쏠려 떨어질 것만 같아"서다. 며칠 전 친구를 만나러 마포역에 갔을 때는 현정 씨를 향해 내려오던 리프트가 '쿵' 소리를 내며 멈춰서기도 했다.
장애인 이동권연대는 '리프트 철거,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잦은 고장에 두 번의 추락사까지 가져온 리프트 보다 엘리베이터가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정 씨는 "어제 외국 장애인이 리프트를 타고 가더라"면서 "외국사람이 한국 리프트 타고 얼마나 답답하고 불안할까 생각하니 민망할 지경"이라고 말한다. "월드컵 관광 나온 외국 장애인 보기에 창피해서라도 사람 죽이는 리프트는 없어져야 한다"는 게 현정 씨와 이동권연대 회원들의 생각이다.
대학생신문 김조영혜 기자 kimjoeda@e-uni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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