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주변의 노점상들은 월드컵 기간 한달 동안 장사를 접기로 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점상이 한달이나 장사를 안 하기로 한 것은 바로 '월드컵 불경기' 때문이다. '노점상이 거리 질서와 환경을 파괴한다'는 상가번영회의 진정서가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상가들도 장사가 안 되는 판에 노점상은 더 심한 경영난을 겪게 된 것이다.
강남역 6번 출구 한빛은행 앞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는 안중기 씨는 "월드컵이라고 들썩여도 거리에 사람이 없으니 장사가 안 된다"고 말한다. 그를 만나러 강남역에 나온 저녁 시간에도 강남역 주변은 여느 때보다 한산했다. 대형 멀티비젼 앞에 몰려들어 월드컵 경기를 보는 사람들 외엔 주변 상가에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안중기 씨는 "월드컵 특수다 뭐다 하면서 월드컵만 하면 경기가 좋아진다고 떠들어댔지만, 밑바닥 경기는 그야말로 바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하루 수입은 3분의 2로 줄어들었다. 그는 "장사꾼 체감경기는 IMF 때보다 안 좋다"고 말했다.
6일째 장사에 손을 놓고 있는 그는 저녁 4시에 나와 새벽 4시까지 한 번 앉지도 못하는 고된 장사일이지만 "일하던 사람은 일해야 해요, 일손을 놓으니 돈도 돈이지만 답답하다"고 말한다. 한달 휴업을 결정한 서초지부 노점상 몇몇은 타 지부에 가서 노점을 벌리기도 하지만, 안중기 씨는 떡볶이 포장마차라 그마저도 어렵다. 리어카를 몰고 네다섯 정거장을 이동하기가 쉽지 않은 것.
노점상에게는 여러모로 '월드컵이 악재'인 셈이다. 경찰은 월드컵 기간을 노점상 집중 단속 기간으로 삼고, 하룻밤 사이에 포장마차를 부수고 포장마차 자리에 화단을 세우거나 '노점상 금지' 푯말을 박아두기도 한다. 월드컵이라 집중 단속에 나선 경찰 눈을 피하느라, 월드컵 불경기에 시달리느라 고역인 노점상에게 '월드컵은 씁쓸한 축제'일 뿐이다.
대학생신문 김조영혜 기자 kimjoeda@e-uni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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