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노동자 보호ㆍ소득분배 구조 개선

최저임금제 토론회

황종일/민주노총 정책차장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올해 9월부터 내년도 8월까지 적용될 최저임금심의가 한창 진행중이다.

6월 28일이면 심의가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예년의 경우를 참고한다면 그렇게 순탄하게 심의가 마무리될 것 같지는 않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간 시각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민주노총이 주최하고 비정규공대위, 시민방송의 후원으로 ‘소득분배구조 악화와 최저임금제의 바람직한 역할 토론회’가 국회헌정기념관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기조 발제자로 나선 유병홍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은 사상최악의 소득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현상황에 대해 통계자료를 통해 언급하고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적용대상자에게 최저임금은 생활비가 아니라 생존비이며 인권문제, 사회권 문제로 접근할 것”임을 밝혔다.

특히 현행 최저임금 수준이 극히 낮아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전체노동자 임금인상률과 최저임금인상률에 대한 시계열 비교로 근거를 제시했다.

또한 최저임금제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현실화’시켜야 하는데 노사간 줄다리기 보다는 최저임금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선진국처럼 전체노동자 정액급여 평균 1/2등과 같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사용자측에게 최저임금을 단순히 임금인상의 차원에서 바라보지 말 것과 기업에서도 최저임금제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더 높여 기업체질 개선에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맞서 이날 토론자로 나선 중소기업협동중앙회 홍순영 상무는 최저임금제도를 적극적인 소득수준 향상 및 소득재분배를 위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은 현행 최저임금제도의 본래의 목적과 취지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최저임금은 임금수준을 인위적으로 강제하는 것이고 실질적인 부담주체가 영세 사업주라는 점에서 최저임금의 역할을 소득격차 해소 및 소득재분배까지 확대하는 것은 정책수단으로 적절치 않다며 최저임금제의 취지와 목적을 부정했다.

특히 비정규직과 최저임금제를 언급하면서 비정규직은 서비스 업종에 많이 치중되어 있고 이들의 저임금의 원인은 최저임금 이외의 것에 있으므로 이점을 감안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한다면, 다른 모든 업종과 정규직 고용형태에 있는 근로자의 급격한 임금상승을 가져와 이들의 고용을 위협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인력난 업체의 경영난 가중, 중소기업 수익구조의 악화 등 최저임금이 인상되었을 경우 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강하게 언급했지만 제시된 자료가 비교자료로 사용되기에는 누가 보더라도 수긍하기 어려운 것이었으며, 너무 지나친 비약과 기업의 과도한 우려만을 표시한 것이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 장의성 상임위원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의 경우 국제비교해서 임금이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이 아니”라면서도 “큰 틀에서는 최저임금이 올라야 하지만 경제수준과 비교해서 올려야 한다”며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최저임금위원회에 공익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송위섭 교수는 민주노총이 얘기하는 최저임금 결정 기준은 매우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주장에 동의를 표하면서도 1~2년 정도에 정액급여의 50%를 달성하는 것은 우리 현실에 비추어 무리이며, 중장기적으로 해야한다며 “기준동의, 시행시기는 조정”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국여성노조연맹 이찬배 위원장은 최저임금수준에 있는 우리 노동자들의 상태에 대해 현장감 있게 설명하고 최저임금 월 47만원 갖고 어떻게 살 수 있냐며 당장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시킬 것을 요구했다.

지난 6월 16일 프랑스 총선에서 우여곡절 끝에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중도 우파가 압승을 거두며 막을 내렸다.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우리가 눈여겨볼 내용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던 사회당이 5월 8일 전통적 좌파 색채를 강화한다며 내세웠던 선거 공약 중 하나였다.

고용창출, 소비자 구매력 강화, 민영화 반대, 토빈세 도입과 나란히 열거되었던 것 중 하나가 최저임금 인상이었다는 사실인데, 중도우파에 가까이 가던 사회당이 대선에서 좌파 유권자들의 반발을 초래해 패배한 것에 대한 대책으로 내세웠던 공약이었다.

최저임금제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경우 수많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사각지대 불안정노동자들의 생활을 보호할뿐만 아니라 노동자간 임금격차, 계층간 소득격차를 해소하는데 있어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93호] 6.24 ~ 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