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편집자주]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여부에 전 국민이 미쳐있었던 6월 13일 조용하고 침울하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진행되었습니다. 48%라는 낮은 선거참여율은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나타내었습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선거가 귀찮은 것만은 아닙니다. 지문날인거부자은 주민등록증이 없어서, 장애인은 투표소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서, 영세사업장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공식적 휴무날인 이 날에도 아침부터 밤까지 일해야하기 때문에, 재외국민과 청소년들은 원래부터 선거권이 없어서 그 '신성하다'는 한 표를 던지고 싶지만 투표하지 못합니다.
이 글에서는 잘못된 선거법과 행정체계에 의해 투표권이 봉쇄된 이들의 입장을 통해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합니다.
[연재순서]
① 지문날인거부자
② 장애인
③ 노동자 (서비스업, 영세사업장, 일용직 건설사업장 등)
④ 재외국민
⑤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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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참정권 되찾기 운동에 나섭시다
한나라의 국민으로서 마땅히 그에 따른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됩니다만 그 권리중 첫 번째의 것은 참정권일 것입니다. 정치가 나라의 앞날과 국정의 대소사를 결정한다면, 그 정치를 선택하는 권리가 참정권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중에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한두명이 아닌 수백만명이나 됩니다.
지난 97년 대통령 선거때는 불과 70만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습니다. 그런데 선관위의 통계에 의하면 재외국민의 숫자가 무려 260만명이라고 합니다. (외국국적자를 포함한 재외동포 총수는 570만명이지요.) 이것은 우리 재외국민들이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 한국 정치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올 연말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껏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새로운 사회와 정치에 대한 희망의 싹도 보입니다. 이러한 때 우리도 무관심과 편견 속에서 30년 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권리를 되찾아 냅시다. 이제 재외국민들이 나서서 참정권 되찾기 운동을 벌여나갑시다.
현재 선진국 클럽이라고 불리는 OECD 가입국가 30개국 중 한국만이 재외국민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일본 이탈리아 한국 등 세나라 만이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오랫동안 해외교포들의 싸움 끝에 지난 99년 법안이 가결됐고 2000년 5월부터 실시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2003년부터 실시하기로 예정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72년까지 재외국민들이 선거권을 행사했었습니다. 월남 파병 군인들과 독일의 광부 간호원들이 임시로 마련한 기표소 앞에 줄을 서서 한 표를 행사했습니다. 이 같은 장면이 당시 대한뉴스에 상영된 바도 있습니다. 그것이 72년 유신독재가 시작되면서 선거법의 부재자투표조항을 고침으로서 없어져 버렸습니다. 국내에 있는 부재자에 한한다고 관련 조항이 바뀜으로서 헌법에 규정된 권리가 묵살당한 것입니다.
올해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 행동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견에 따르면 올해 연말 대선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9월 정기국회 이전에 관련 법안이 통과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선관위에서 실무작업을 할 시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정치일정을 감안하면 이미 올해 선거에서 한 표 행사의 꿈이 실현될 기회는 물 건너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있는 올해 그리고 바로 지금이 아니면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낼 수가 없습니다. 지금 바로 이 문제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법률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올해 정기국회에서 법이 개정되더라도 올 연말 선거는 유예한다는 부칙을 달고 통과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 이부영의원의 부재자투표에 관련한 선거법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상정됐으며 정범구의원 안도 곧 상정될 것입니다. 그러나 재외국민 부재자 투표권을 담고 있는 선거법 개정안이 처음으로 국회에 상정됐는데도 해·내외를 불구하고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일을 다 해주기를 앉아서 기다릴 수 없습니다. 당사자인 재외동포들이 먼저 나서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되면 문제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다른 나라들은 어떤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는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재외국민 참정권을 얻게 됐는가, 재외 동포중 어느 범위까지 투표권을 부여할 것인가, 그리고 대선까지 허용할 것인가 국회의원선거까지 허용할 것인가 등등 논의할 것이 아주 많습니다.
지난 97년 대선을 앞두고 이 문제가 잠깐 사회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5년이 지난 올해 들어 다시금 재외국민 참정권이 미흡하나마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아무런 성과없이 지난다면 앞으로 5년 후에나 이 문제를 거론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올 연말 선거에 재외국민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일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주권을 빼앗긴 채 생활하고 있는 재외국민 여러분들과 뜻을 같이 하는 국내 인사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김제완 (프랑스 동포신문 "오니바" 편집인/재외국민 참정권 회복을 위한 한겨레 네트워크 준비위원회 간사 oniva@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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