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호이, 집중 포화...“비자금 총리, 물러나야”

매년 3천7백만 원 비자금 조성...76만 명 라호이 총리 사퇴 청원

스페인 라호이 총리가 자신과 국민당 정치인들이 비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부정하자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3일 BBC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는 최근 제기된 비자금 의혹에 대해“나는 신고되지 않은 돈을 받지도 기부하지도 않았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또한 “이는 거짓”이라며 “다음주 나의 소득과 재산에 관해 모든 시민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파이스>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는 1997년에서 2008년 사이 매년 34,000달러(약 3천7백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해왔다고 의심받고 있다. 엘파이스는 비자금을 받은 국민당(PP) 정치인의 명단이 나온 장부 사진도 게재했다.

[출처: http://www.bbc.co.uk/news/world-europe-21310570 화면 캡처]

부패스캔들에는 은행가, 정치인, 지역 관료와 스페인 왕실까지도 연루됐으며 라호이 총리와 국민당 정치인들에 대한 비자금 의혹은 현재 돈세탁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전직 재무장관 루이스 바르세나스를 통해 제기됐다. 그는 정치인들에게 비자금을 지불하고 대장에 관리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비자금은 2008년 부동산 시장 붕괴 전 호경기에 있던 건축산업과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사람들은 2일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실비아 등 도시에서 라호이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스페인의 부끄러움”과 “당신은 부패를 감옥에서 지불하게 될 것이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했다. 3일에는 여당 중앙당사 앞에서 “당신들은 정당이 아니라 마피아다”라고 비난했다.

또한 76만 명 이상이 온라인 청원에 서명하고 라호이 총리의 즉시 사퇴를 요구했다. 야권 또한 즉각적인 퇴진과 새로운 총선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3일 엘파이스는 국민당에 대한 지지도가 23.9%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사회당은 23.5%에 달했다. 총리와 국민당은 2011년 11월 높은 예산 적자를 감축하겠다고 약속하고 44%의 압도적인 표를 얻으며 당선됐었다.

스페인 국민들은 2008년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인한 국가 부채 위기 후 강력한 긴축조치가 시행되며 보다 많은 세금을 지불하는 한편 줄어든 임금과 연금을 받아야 했다. 기업 도산과 함께 정리해고가 단행되며 실업률은 최근 26%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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