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이목이 캐나다와 내일, 4월 28일 월요일에 치러질 선거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 주에 캠 아바디(Cam Abadi)와 나는 원스 앤 투즈(Ones and Tooze) 팟캐스트에서 이 주제를 다루었다.
항상 그렇듯이, 캠과의 대화는 내가 이전에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크고', '중요하고', '당연한' 무언가를 조사하게 했다. 이번 경우에는 캐나다와 북미 경제 지리에 관한 이야기였다.
트럼프의 매우 공격적인 통상 정책이 캐나다 선거를 뒤흔들었다.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20%가 미국으로의 수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통상 정책이 왜 중요한지 쉽게 알 수 있다. 카니(Carney)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인물, 자유주의적 캐나다 애국자로 떠오르며 선두로 부상했다.
그러나 캠은 미국과의 통상 정책만이 쟁점이 아니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캐나다 선거에서는 주(州) 간 무역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우리는 둘 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알고 보니, 이는 캐나다라는 국가의 근본적 속성과 맞닿아 있었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분권화된 연방 국가 중 하나다. 캐나다 헌법은 주 간 자유무역을 명시적으로 보장하지 않는다. 2017년, 캐나다는 스스로와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을 체결했다.
경제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결과는 더 놀랍다.
RBC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가 미국과 하는 무역 규모가 캐나다 내부의 주 간 무역 규모를 합친 것보다 크다.
출처: RBC
이 수치에 따르면, 연방을 이루는 주들은 동서(East-West)로 연결되기보다 남북(North-South) 축을 따라 남쪽 이웃인 미국과 더 긴밀히 통합되어 있다. 트럼프가 제기한 캐나다 주권에 대한 도전을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한 맥락이다.
이러한 경제 지리가 충격적이라면(솔직히 말해서 나 역시 꽤 놀랐다) 캐나다 인구 밀도 지도를 보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다.
캐나다 인구 밀도(2014) 출처: Wikipedia
캐나다의 인구 4,000만 명은 기본적으로 남쪽 국경을 따라 이어지는 도시 집적 지역에 띠처럼 분포하고 있다. 이 띠는 서쪽의 밴쿠버(Vancouver)에서 동쪽의 세인트존스(St John's)까지 이어지며, 인구의 50%가 퀘벡시-윈저(Quebec City–Windsor) 회랑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흔히 인용되는 통계(내가 직접 검증하지는 못했지만, 전혀 불합리해 보이지 않는다)에 따르면, 캐나다 인구의 90%가 남쪽 국경에서 150마일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복스(Vox)가 이 기이한 지리적 사실에 대해 조명한 적이 있다.
캐나다에서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은 모두 미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이들 지역 일부는 미국에 판매하는 석유를 생산하거나, 미국과 깊게 연결된 자동차 공급망의 일부를 이룬다. 동시에 이들 지역은 서로 간에 거대한 거리로 분리되어 있다. 따라서 앨버타(Alberta)의 석유 생산지나 윈저(Windsor)의 자동차 공장이 미국 협력업체와 벌이는 매우 고강도의 무역이, 캐나다 주요 정착 지역 간의 얇은 무역 연결을 압도하고 있다.
자본 투자 측면에서도 수치는 인상적이다.
미국은 캐나다의 최대 투자국으로, 2022년 기준 미국의 대(對)캐나다 해외직접투자(FDI) 규모는 4,380억 달러에 달한다. 반대로 캐나다 역시 미국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미국 내 캐나다 FDI 잔고는 6,830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단순히 경제나 지리 문제만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 내부 정치 역시 무역 장벽과 규제의 네트워크를 유지하여 국내 무역을 방해하고 있다.
RBC는 이렇게 논평한다.
"두 주 간의 물리적 거리와 같은 일부 무역 장벽은 명백하고 변경이 불가능하지만, 지리적이지 않은 내부 장벽은 더 복잡하고 덜 눈에 띈다. 이는 주마다 규칙, 규제, 기준을 인정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산업 안전보건이나 환경 기준이 주마다 다를 수 있으며, 이는 다른 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에 규정 준수 문제와 추가 비용을 초래한다. 캐나다 헌법은 주 간 자유무역을 명시적으로 보장하지 않으며, 분권화된 연방 시스템은 각 주에 국경 내 무역을 규제하고 감독할 상당한 권한을 부여한다. 많은 무역 장벽은 지역 산업을 보호하고, 규제 기준을 유지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관할권 자율성을 보존하기 위해 부과된다. 그러나 좁은 경제적 이익을 국가 전체의 더 넓은 기준 수립보다 우선시함으로써, 규모의 경제 달성, 경쟁 촉진, 생산성 향상을 저해했고, 이는 실질적인 조치가 없다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캐나다 정치경제를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경제 통합의 정도를 형성하는 데 있어 기업 이익, 정치, 기술, 지리적 요인의 상대적 우선순위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상황은 중대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소한, 교육받은 여론은 그렇게 주장한다. 2,000억 캐나다달러가 걸려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은 오랫동안 깊게 뿌리내린 장벽을 제거하면 막대한 이득이 발생할 것이라는 약속을, 19세기 유럽 탐험가들과 지도 제작자들이 캐나다 내륙의 부를 상상했던 환상적 기대에 비유한다.
찰스 네이피어 스터트(Charles Napier Sturt). 이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스터트는 오스트레일리아 내륙 지도를 작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 영국 육군 장교였다. 그는 1844년 공식 탐험대의 일원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사막 지역 깊숙이 민물 내륙 해를 찾으려 목숨을 걸었다. 스터트는 내륙 해의 존재를 굳게 믿었기 때문에, 탐험대는 심지어 배와 선원까지 준비해 갔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는 결국 환상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우선순위는 캐나다가 경제 모델을 현대화하고, 캐나다의 대차대조표와 가계 부채를 부풀게 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지 못한 부동산 거품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끊는 데 투자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 이어진 주 간 비효율성만으로는 캐나다가 다른 OECD 국가들보다 생산성 성장이 저조한 이유를 쉽게 설명할 수 없다.
또는 지난 10년 동안 미국과의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여기에는 해결해야 할 큰 경제 문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경제 정책에 대한 당장의 논쟁에서 한 걸음 더 물러서야 한다. 다시 인구 밀도라는 단순한 지표에 집중하고, 이렇게 자문해보아야 한다. 만약 북미 전체를 한눈에 조망하여 캐나다의 드문 인구 분포를 미국과 멕시코의 인구 분포와 나란히 비교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까? 바로 이 지도가 트럼프(Trump)의 허튼소리를 넘어서, 미국과 캐나다 간 대화에 불안과 긴박함이 스며든 이유를 보여준다.
이 지도에서 경계선 표시와 국가명을 제거하면, 동해안 내륙을 따라 퍼져 있는 인구 집단을 보게 될 것이고, 이를 ‘미국’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또 남쪽에 더 멀리 떨어져 있는 또 다른 대규모 인구 밀집 지역을 보게 될 것이고, 이를 ‘멕시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캐나다’라고 부를 수 있는 별도의 존재를 식별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심지어 인공지능(AI)조차 이를 강조하려는 듯하다. ‘캐나다 인구’라는 순진한 검색어를 구글에 입력하면, 검색 엔진은 다음과 같은 그래프를 보여준다.
캐나다를 다른 주권 국가들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캘리포니아(California)와 텍사스(Texas)와 비교한 것이다.
[출처] Chartbook 378: The anxiety of influence: economic geography, Canada and the USA.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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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