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한 선택,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

사회당원 문상현 씨, 대체복무제 도입 촉구 국가인권위 진정서 제출

2005년 5월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청년들이 전세계 1200여명에 육박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받고 있지만 전 세계를 통틀어도 병역거부 수감자가 70여명에 지나지 않고 다수가 한국인들이다. 이는 개인의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할 권리가 한국에는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사례이다.

  문상현씨가 입영통지서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지난 7일 사회당과 당원인 문상현씨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이 개최된 2시는 문상현씨의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에 102 보충대대에 입영 해야 할 시간이었다. 문상현씨는 같은 시간 담담히 ‘평화를 원하는 자의 소망을 담은’ 병역거부 이유서를 낭독했다.

사회가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을

문 씨는 이유서를 통해 "자신은 낮은 언덕배기에 지어진 야트막한 집에서 모두가 행복한 웃음을 짓는 세상을 꿈꾸었던”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이라크 전쟁을 통해 “총칼에 짓밟히는 생명과 자연의 모습, 인간성과 존엄성이 서서히 파괴되어 가는 전쟁의 참상”들로 인해 평화주의자로서의 길을 가기로 결의했다고 선택의 배경을 밝혔다.

  청주지역 인권단체인 청년인권연대 대표인 문상현씨. 그는 종교의 이유가 아닌 17번째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됐다.
또한 그는 "자본과 권력을 유지하는 일에 국민을 동원하는 '국가안보'가 아니라, 민중이 한국사회의 구조화된 불평등과 폭력에서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인간안보'를 바란다"고 강조하며 "대체복무제를 도입해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에게는 인권을, 사회의 약자에게는 복지를, 사회에는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을 가져오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리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나와 이 세상의 평화를 바라는 모든 이들을 위한 선택”이라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도입’을 요구했다.

사회당, 대체복무제 도입과 징병제 폐지 요구

이날 신석준 사회당 대표는 “UN이 군대의 잠재적 살상임무와 폭력이 개인의 양심에 반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개인에게 ‘종교적, 도덕적, 윤리적, 인도주의적 동기의 신념이나 양심으로 유래하는 병역거부권’ 인정을 권고”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1990년 UN의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에 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며 정부의 병역문제에 대한 미온적 태도를 비판했다.

그리고 신석준 대표는 “신념과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할 권리는 헌법 제19조에 명시돼 있는 양심의 자유에 기반해 국민이 누려야할 기본권리”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정부의 일방적 강제 징집하는 현 상황에서의 선택의 길은 군대에 가거나 감옥에 가는 수 밖에 없음을 지적하며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점차 징병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상현씨과 청주에서 같이 활동해 왔던 류경희 성인장애인교육모임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류경희 대표는 “이나라에 국민의 한사람으로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처음에는 문상현씨의 병역거부 소식을 듣고 황당하고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나 류경희 대표는 함께 활동하는 과정에서 느낀 인간 문상현씨에 대한 경험을 소개하며 “깊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라 믿고 문상현씨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지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문상현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했다. 현재 '대체복무제도허용법률안'은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과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에 의해 발의되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상황이다.

또한 문상현씨는 8일 오전 11시 충북지방병무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은 충북도내 11개 시민사회단체가 문씨의 병역 거부 지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문씨의 후원회는 오는 16일 3시 청주 수곡동 산남복지관 1층 노인정에서 후원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양심적병역거부는 병역 ·집총(執銃)을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것이라 확신하여 거부하는 행위이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네덜란드 ·이스라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은 헌법 또는 법률로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그 기본법 제4조 3항에서 ‘누구든지 양심에 반하여 집총병역을 강제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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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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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부기

    그의 투쟁이 헛되지 않기를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