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공적 1호’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자리에

서울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 해고하기도

두산 회장 자리는 ‘형님 먼저 아우 먼저’


  박용성 신임 두산그룹 회장 [출처: 두산그룹]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두산’이라는 배달호 열사의 유서의 주인공으로 두산기계, 두산중공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과 노조 탄압으로 '노동계 공적 1호'라는 별칭을 얻었던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두산 그룹 회장 자리에 앉게 됐다.

18일, 두산그룹은 박용성 현 두산중공업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박용오 현 그룹 회장을 두산 명예회장으로 추대한다고 밝혔다. 두산 측은 “국제적으로도 폭넓은 인맥과 신망을 얻고 있는 두산중공업 박용성 회장이 글로벌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두산 그룹의 회장으로서 적임자라고 판단하여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첫째 형 박용곤, 둘째 형 박용오에 이어 셋째인 박용성에게 회장 차례가 돌아온 것에 불과하다는 싸늘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두산그룹은 박정원 현 ㈜두산 상사BG 사장을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박정원 신임 부회장은 두산의 창업주 박승직의 손자인 박용곤 현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따라서 이번 발령은 한국재벌이 이제 4세 경영의 시대로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설명이다.

두산그룹 측은 박정원 사장의 승진 인사를 설명하면서 “박 부회장은 또 산소주를 일본시장에서 1위 제품으로 성장시키는 등 남다른 사업수완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는 자화자찬 식 평가를 덧붙이기도 했다.

19개 두산계열사 노동자들 짐은 한 층 무거워질 전망

한편 지난 11일 박용성 두산 회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는 서울상공회의소는 소속 직원인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에게 해고통지서를 발송했다. 양경규 위원장이 지난 2001년 6월 대한항공조종사노조의 파업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것이 인사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서울상공회의소는 눈엣가시 격이던 양경규 위원장을 해고 한 것이다.

당시 공공연맹은 "말로는 '노사평화' '산업평화'를 게거품 물듯 하는 자들이 다른 손으로는 노동자들의 목에 시퍼런 칼날을 웃으면서 대는 웃기는 나라"라며 “(박용성 회장이) 유력한 경제단체의 장으로 있는 한 정부와 기업이 뭐라고 하든 노사정 대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박용성 회장을 강력하게 규탄한 바 있다.

박용성 회장 집안 입장에서는 형제간 나눠 먹기식 회장 인사에 불과하지만 두산그룹 19개 계열사의 노동자들의 짐은 앞으로 한 층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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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당

    성매매 특별법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사회에는 하수구가 필요하다고 했던 인간이지. 노동계의 적일 뿐만 아니라 여성, 나아가서는 인류의 적이기도 한 인간 쓰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