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울시예술단 해체 계획 본격화

전국문화예술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는 공공 예술을 파괴하고 있는 것"

서울시, "수익성 낮은 서울시예술단 필요없다"

서울시예술단의 해체가 실물화되고 있다. 지난 3월 22일 서울시는 서울시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지휘자 정명훈 씨를 선임하면서 "7월 말까지 117명 규모의 교향악단을 오디션을 통해 다시 구성할 것이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는 2004년 3월, 서울시예술단을 포함한 세종문화회관중장기발전계획을 한 일본 컨설팅 업체를 통해 마련했고, 1차로 2005년 초 서울시교향악단을 서울시립교향악단으로 독립법인화 했다. 이 과정은 서울시가 무용단 등 6개 예술단을 독립법인화 하고 오페라단은 아예 해체하는 등 서울시예술단을 사실상 정리하는 방안의 일환이다.


이에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지부는 지난 8월 31일 조합원의 74% 찬성으로 경고파업에 들어갔다. 현재 세종문화회관지부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6일 오후,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지부는 '서울시예술단 해체계획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서울시예술단 해체계획은 서울시의 민주주의, 공공예술,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일거에 파괴한 행위에 다름 아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서울시예술단을 해체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예술단이 수익률이 낮고, 일시적 실기평가를 받고 있지 않다"며 서울시예술단 해체의 근거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세종문화회관지부는 "서울 시민의 공공예술단체가 돈을 못 번다는 이유가, 또한 1년 365일 예술적 기량과 태도, 참여도 등 모든 것을 평가받는 단원들이 단 2-3분 만에 치르는 실기평가로 당장 해고되지 않는다는 이유가 예술단체 폐지의 사유가 된 것이다"며 예술의 공공성이나 단원들의 생존권은 무시된 채 진행되는 서울시예술단 해체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예술단 단원 전원 계약직화 안되면 정리해고

  한 상 부지부장, 김은정 지부장, 김 현 사무국장(왼쪽부터)

이 날 기자회견에서 세종문화회관지부가 제시한 재단법인 세종문화회관에서 작성한 '예술단체 운영체제 개선방안'에서는 서울시예술단의 단원들을 전원 비정규직화 할 것과 서울시예술단 자체를 해체하고 민간예술단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유지할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노조에서는 진행상황과 결과를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 문건은 예술정책자문회의라는 임의단체의 의견을 전문가 의견으로 받아 단원 전원 계약직화를 추진하고 이것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단원 전원 정리해고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은정 세종문화회관지부 지부장는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척박한 예술환경에 못지 않게 예술인이 무슨 노동조합이고 권리냐며 열악한 처우를 강제하고 노조를 탄압해왔다. 문화도시를 만든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결국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공공예술의 근거지를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이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예술단의 해체는 노조의 동의가 있거나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 문건에서 위의 안을 추진하기 위해 1단계로 노조와의 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2005년 8월말 까지 도출해야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합의를 위해 사측은 2004년 단체협약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전체 예술단원의 계약직화, 노사위원회 해체, 해고를 명시한 강제할당 실기평가 도입 등을 노조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현 세종문화회관지부 사무국장은 "사측은 단체협약을 전면 뒤엎는 교섭을 제안하면서 이미 노조가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조와 논의했다는 모양을 내기 위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충족하기 위해 서울시의 예술 단체 예산 지원 중단 방침결정을 요구하는 계획을 제출하는 등 예술단의 해체를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예술단 해체문제에 있어 "그건 재단과 노조의 문제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서울시 의회의 개정 기간도 아닌 지난 7월 중순 경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회의를 비공개로 소집하고 예술단 해체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현 세종문화회관지부 사무국장은 "서울시 의원들이 오히려 왜 회의기간도 아닐 때 급박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비공개로 회의를 소집하냐고 반발했다고 한다. 서울시는 시민의 예술을 파괴하기 위해 시민의 뜻을 전하는 시의회마저 밀실행정이 끌어들인 것이다"며 서울시를 규탄했다.


세종문화회관지부, "공공예술 끝까지 지켜가겠다"

한 상 세종문화회관지부 부위원장은 "우리는 춤추고, 노래하고, 연주하는 예술인들이다. 그동안 전체 예산의 10% 밖에 되지 않는 공연예산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공연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수익성이라는 이유로 공공예술공간을 파괴하고 있으면서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대하는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를 6천억 원이나 들여서 건설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보다 자신이 애호하는 예술장르에 한정된 기형적 문화정책을 서울시예술단 해체로까지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지부는 천막농성과 시민사회, 예술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공공예술을 지켜가는 투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열린 날 7시에는 세종문화회관 뒷편에서 태풍으로 강한 바람이 몰아침에도 노조원들이 '세종문화회관에서 놀자'라는 제목으로 광화문 무료 음악회를 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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