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자유무역협정) 2차 본협상의 마지막 날인 14일 양측 협상단이 모든 협상 일정을 취소했다. 이날에는 무역구제, 서비스, 상품무역, 환경 등 4개 분과 협상이 열릴 예정이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오늘(14일) 오후 9시로 예정된 브리핑을 오후 7시로 변경, 관련한 입장과 내용을 밝힐 계획이다.
미국 협상단이 13일 개최 예정이던 무역구제 및 서비스 분과회의에 참가하지 않아 협상이 개최되지 못했다. 이에 한국 협상단은 14일 개최 예정이던 상품 분과 및 환경 분과의 마지막 날 회의를 취소하고 미국 협상단에 통보하면서 14일 협상 일정이 무산됐다.
외교통상부는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 협의 시 ‘약제비 적정화 방안’으로 인한 협의 중단된 바를 언급하며 '결렬'의 이유를 의약품 작업반에 뒀다. 그러나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은 11일과 12일 예정으로 추가 예정된 계획은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13일 무역구제 및 서비스 분과회의를 제외하고 그외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미국 협상단이 참가하지 않은 분과인 서비스 분과의 경우 이미 협상 양허안을 교환 됐다. 무역구제의 경우 한국 협상단이 강하게 주장하는 부분이고 미국 협상단은 미국 내 법 개정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회피하던 협상 의제 이기도 하다. 그 외 상품 무역의 경우 5단계 원칙에 합의한 상태이다.
김종필 범국본 정책기획팀 활동가는 “협상 결렬의 이유는 두 가지 일 것”이라며 “한국 양국의 이해가 달랐던 협상 전술과 한국 내 반대여론의 확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미FTA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되고 있는 가운데, 맞불로 거리에 나섰던 찬성 단위의 집회에서 금품살포 현장이 인터넷과 방송 매체를 통해 확산되면서 일종의 여론 반전을 위한 ‘작전’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분석 했다.
김종필 활동가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한미FTA협상이 양국의 균형있는 이해라 하지만 실제적으로 '균형있는 이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미 농업, 의약 등이 힘의 논리에 의해 협상이 진행될 수밖에 없음이 '결렬'로 드러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서비스 양허안 교환, 상품양허 단계 원칙 합의 등을 들며 '이미 교환한 것들을 대체로 교환한 상태'임을 들며 “협상 결렬 전술이 여론 무마용으로 유용한 전술 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필 활동가는 “한미FTA 협상 결렬을 통해 겉으로는 찬성 단위에 위기감을 실어 결집의 계기를 마련하고, 반대하는 단위에게는 안도감을 주어 전선을 흩어 놓는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덧붙여 김종필 활동가는 “현재의 협상 결렬 선언이 민중의 힘이 아닌 협상단 간의 이견에 의해 발생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국민의 반대 여론과 다양한 실천을 통해 한미FTA 협상을 실질적으로 저지 시켜야 한다”며 좀더 고삐를 죄어 '한미FTA 반대' 실천에 나서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