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얼굴 먹칠하는 삼광사 주지 각성하라"

부산민주노총 버스순회투쟁단, 삼광사 앞 '노조탄압규탄집회'

  16일 오후 5시 부산진구 초읍동 삼광사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삼광사 노조탄압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부산본부 버스순회투쟁단이 16일 부산지역 장기투쟁사업장 중 하나인 천태종 삼광사를 방문했다.

이날 오후 5시 삼광사 후문에서 개최된 '삼광사노조탄압규탄집회'에는 민주노총부산본부를 비롯해 금속노조부산양산지부, 부산건설노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부산지역일반노조 조합원 70여 명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조합원 70명, 삼광사 앞에서 '노조탄압규탄집회' 열어

반면 삼광사 신도들은 이날 집회장 부근에 접근하지 않아 별다른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도측은 조합원들의 사찰 출입을 저지하기 위해 사전에 트럭으로 입구를 봉쇄했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병력을 외각에 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관계자는 종교단체에서 벌어지는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천태종 삼광사에서 규탄집회를 가지게 된 이유는 신도들이 조합원들을 상대로 법원에 폭행당했다고 고소했기 때문. 이에대해 삼광사 조합원들은 "신도측 주장은 적반하장"이라며 "우리가 신도들에게 온갖 종류의 탄압과 폭언, 심지어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삼광사에서 일하던 10년이상 장기근속 운전, 경비 노동자 30여 명은 지난 2005년 8월 민주노총부산지역일반노조에 ‘삼광사현장위원회’라는 노동조합을 설립했으나, 현재는 조합원 6명만이 남아 출근투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규탄집회 발언에 나선 김남증 삼광사현장위원회 조합원은 "삼광사가 지난 5월부터 변호사를 내세워 노조와 대리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 지금 한쪽에서는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엄청난 노동탄압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남증 조합원은 이어 "현재 신도들 사이에서는 '70대 이상이면 형사처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언비어도 돌고 있다. 그래서 매일 출근투쟁을 벌일 때면 노신도들로부터 소금세례와 폭언을 당하고 있다. 이게 종교단체에서 할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발언에 나선 최용국 부산민주노총 본부장


최용국 본부장, "민주노총, 오늘부터 삼광사 투쟁 시작하겠다"

이날 연대발언에 나선 최용국 부산민주노총 본부장은 " 오늘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반 사기업에서도 부끄러운 노동탄압이 종교단체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종교단체는 치외법권지역이 아니다. 종교단체라고 해서 노동자의 기본권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용국 본부장은 "민주노총은 오늘부터 삼광사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하고 "시민들은 삼광사가 저지런 이런 사실들을 모르고 있다. 이제부터 삼광사 이면에 감춰진 행패를 폭로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합원들은 이날 집회에서 노동가와 함께 "부처님의 얼굴을 먹칠하는 삼광사 주지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삼광사측은 이날 조합원들의 규탄대회에 앞서 차량을 이용해 사찰로 통하는 입구를 사전에 봉쇄했다

  이날 삼광사의 한 조합원은 기자에게 그동안 삼광사로부터 받은 고소고발관련 내용증명 우편을 공개했다

"어떻게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이 이럴 수 있느냐"

이날 규탄집회에서는 해고된 삼광사 조합원 김영기 씨의 발언도 이어졌다. 김영기 해고노동자는 발언을 통해 "지난 8월 1일 삼광사 정기법회에 허남식 부산시장이 부산진구청장과 함께 방문했다"며 "당시 부산시장과 구청장은 아무 의심도 없이 신도들이 건낸 '우리절 우리가 지키기' 띠를 착용했다. 어떻게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이 이럴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규탄집회는 오후 6시 마무리됐으며 삼광사 신도들은 조합원들의 집회에 대해 대체적으로 관망하는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이날 한 신도가 사찰 건물에서 조합원들의 모습을 무단으로 촬영해 한동안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덧붙이는 말

정연우 님은 참세상 부산경남지역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