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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울고 있는 레이크사이드 조합원 |
용역경비들의 무자비한 폭력, 보는 이들이 펑펑 목을 놓아 울었던 삭발식, 경찰의 정문 봉쇄를 뚫고 골프장에 진입 성공, 찢겨진 천막농성장, 산 투척으로 실명위기에 놓인 연대투쟁 온 오리온전기 노동자, 그리고 위원장 구속 이후 직무대행을 맡아 파업을 이끌어 온 장보금 사무장의 눈.
317일의 기억
이제 모든 일들을 웃음으로 맞이할 수 있다. 물론 가슴에 새겨진 멍울이 사라지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가능하겠지.
8월 28일 노사합의서 조인식을 끝냈다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받고,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집에서 그 동안의 피로를 달래며 쉬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물론 예상은 빗나갔다. 장보금 사무장과 인터뷰 시간을 잡기도 힘들었다. 쉬지 않고 다른 사업장 연대투쟁을 다니고 있었다.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어요. 파업 승리가 우리 조합원의 힘만이 아니잖아요. 지역, 업종을 떠나 연대해 준 노동자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예요”라며, “9월 11일 업무복귀 전까지 다른 투쟁사업장 연대에 다니고 있다”고 근황을 이야기한다.
이번 노사합의안을 보면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317일 두들겨 맞고, 구속되고, 노숙을 하고, 굶으며 얻은 게 고작 이거냐 라는 말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레이크사이드CC에서 노동조합이 지켜진 것만 해도 큰 의의를 갖는다.
노조 인정이 큰 성과
“노조를 인정받은 것도 가장 큰 성과에요. 또한 317일을 싸워 23명 조합원이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업무에 복귀한 것보다 더 기쁜 일은 없습니다.”
너무 평범한 요구로 노동조합은 너무 오래도록 싸웠다. 지난 5월 장보금 사무장은 <민중언론 참세상>과 인터뷰에서, “너무나 안타까워요. 우리는 뭐 크게 개선해 달라고 하는 것 없거든요. 이쪽저쪽 눈치 보지 않고 편안히 일하는 직장을 갖고 싶었어요. 고용안정이 우리의 요구에요”라고 했다.
레이크사이드CC는 법정까지 간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직원들의 고용이 불안해진다. 누구의 편에 줄을 설 것을 강요받는다. 전산실에 근무하는 김도영 씨가 현 사장의 명령을 어기고, 예전 사장의 편에 섰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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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보금 사무장 |
“형, 아우 양측에서 동원한 용역들이 사장실은 물론 경리, 총무, 전산실 사무실 앞에 진을 치고 있다가 서로 치고 받고 야단이 아니었어요.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게 아니었어요. 이쪽저쪽 눈치를 보며 눈칫밥을 먹어야 했고, 직원이 희생자가 되어 부당해고를 당하게 된 거죠.”
당연한 요구가 파업을 불러
지난 해 8월 2일 고용을 보장받는 길은 노동자들의 단결이라고 생각한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만든다. 하지만 회사가 노동조합에 준 것은 불신뿐이었다. 노동조합은 교섭을 요구하지만, 경영진은 이런저런 구실로 교섭을 지연을 시켰다. 조합사무실마저 만들지 못하게 하며 노조를 무시한다. 11차례의 교섭은 노사를 인정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가지 못하고, 불신을 키웠다.
2005년 10월 16일 노동조합은 파업에 들어간다. 그리고 317일이 훌쩍 지났다. 파업의 내용은 우습게도 노동조합을 인정받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는 내용이다. 맘 편히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요구가 317일 파업을 이끈 투사로 만든 것이다.
레이크사이드CC 파업 승리의 힘은 연대투쟁에 있다. 지난 7월 10일 정문진격투쟁을 장보금 사무장은 잊지 못한다. “외진 골짜기에 있는 레이크사이드에 숱한 노동자들이 달려왔어요. 자신의 일처럼 ‘꼭 끝장내겠다’며 달려왔어요. 이번에 끝내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겠다며 달려왔어요. 눈에 산이 뿌려져 실명위기를 맞으며, 숱한 연대 노동자들이 용역경비에 두들겨 맞으며 싸워줬어요. 달려온 노동자들의 얼굴들,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317일, 연대의 힘이 없었으면 이미 물러섰을 것이라고 한다. 지치고 힘들 때 아무 조건 없이 달려온 노동자들의 얼굴에서 힘을 얻고 싸울 수 있었다고 한다. 노동자의 연대가 파업의 승리를 일구었고,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걸 깨달았다.
노동자를 깨우쳐 준 연대
“조합을 만들고, 파업을 하기 전에는 내가 노동자라는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처음 노동조합을 시작할 때만도 해도 우리 사업장 문제 밖에 보지 못했어요. 317일 싸워 오면서 내가 노동자라는 걸 깨달았어요. 업무복귀보다도 더 소중한 것을 얻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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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다 울어야 했던 삭발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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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담가오고, 쌀을 가져다주고, 조합원보다 앞에 서서 맞아가며 싸우는 노동자를 보며, 평생 깨우치지 못할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장보금 사무장의 목울대가 떨린다.
“이제 1년 전으로 돌아온 겁니다. 조합을 인정받았고, 업무에 전원 복귀하였으니. 이제부터 노동조합 활동의 시작이죠. 일도 열심히 할 것이고, 조합 활동도 열심히 할 겁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요.”
꾸준히 연대에 나설 것이다
조합원들은 업무복귀 전까지 투쟁사업장 연대와 함께 지난 파업투쟁을 평가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잊지 않는 내용은 업무복귀 뒤에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연대를 한다는 것이다.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투쟁하는 사업장이 있으면 어느 지역이라도 달려가서 연대 할 겁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지난 7월 12일 새벽이 떠오른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 동아일보 앞 지하도에 서 있던 장보금 사무장의 얼굴. 장기투쟁사업장 동아일보 일민미술관 옥상점거에 레이크사이드에서는 장복금 사무장만이 참여했다.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으면서도 구속을 감수하고 연대투쟁에 참여한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
노사 합의서 내용
1.업무복귀 불이익 금지
회사는 업무복귀 이후 부당하게 인사상 불이익 조치를 하지 않으며,노조는 회사의 경영권 및 인사권을
존중하여 상호 회사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2.민.형사 소송
민..형사소송은 본 논사합의 이후 상호 성실하게 재협의 한다
3.조합사무실
- 회사는 사회에 실평수 10평에 해당하는 조합사무실을 제공하며, 사무집기 일체를 제공한다
- 조합사무실의 사내 이전에 대하여는 2007.1.1 이후에 재협의 한다
4. 노조 전임자
- 회사는 유급 노조전임자로 1명을 인정한다
- 전임자는 노조규약상 임원 중 1인이 지속적으로 하며,당해 전임자의 임원지위에 변동이 있는 경우
노조는 회사에 사전통보하고 전임자를 변경할 수 있다.
5. 기타
- 회사는 본 노사합의 이후 노사화합 격려금으로 조합원 1인당 일금 200만원을 지급한다
- 회사는 본 노사합의 이후 노조발전기금으로 일금 5,000만원을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에 지급한다
- 노사는 회사 업무를 조속히 정상화하고 노사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성실하게 노력한다
- 본 노사합의 이후 노동조합은 2006년 9월 11일 부터 복귀하며, 2006년 9월4일 부터 출근한 것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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