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연대체 '한국진보연대(준)' 결성, 이르면 3월 본 조직 출범

반대 단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는데 이름 바꿔봤자”

진보진영의 상설연대체 준비위원회인 ‘한국진보연대(준)’이 21일 전국대표자회의를 통해 결성됐다. 한국진보연합(준)은 내년 1월 9일에 출범식 및 총진군 선포식을 하고, 3~4월경 본 조직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21일 ‘진보진영 상설연대체 건설을 위한 전국대표자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21일 오후 2시 민주노총 3층에서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빈민연합(전빈련), 민주노동당 등 주요 단체와 지역 단체 참가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보진영 상설연대체 건설을 위한 전국대표자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상설연대체 준비위원회의 명칭을 ‘한국진보연대(준)’으로 결정하고,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문경식 전농 의장, 김흥현 전빈련 의장,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의장,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대표,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 등 8인을 공동준비위원장으로 선출했다.

한국진보연대(준)은 △민족자주(강대국의 패권주의 반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민중생존권 쟁취 △민중주체의 민주주의 △6.15공동선언 이행과 자주적 평화통일 △국제 진보적 평화세력과의 연대 등을 기본 투쟁 강령으로 하고 있으며, 본 조직 출범 시 이를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진보연대(준)은 내년 1월 9일 ‘한국진보연대 준비위원회 출범식 및 2007년 총진군 선포식’을 열고, 이후 지역 및 부문단체의 간담회, 전국 순회사업, 창립위원 위촉사업을 통해 3~4월경 한미FTA 투쟁이 막바지에 이를 때 본 조직을 출범할 예정이다.

한국진보연대(준)은 지난 11월 17일 ‘진보진영 상설연대체 건설을 위한 간담회’에서 결성된 기획단(단장 박석운)을 통해 추진됐다. 기획단은 11월 28일, 12월 12일, 12월 19일 3차에 걸친 기획단 회의를 통해 상설연대체 준비위원회의 구성안을 마련하고 이날 전국대표자회의에 안건을 제출했다.

“상설연대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한편 진보진영 내부에서 한국진보연대(준)의 결성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맞서고 있다. 최준영 문화연대 정책실장은 “상설연대체가 새로운 사회운동을 위해 조직이나 연대체를 정비한다는 출발 자체가 잘못된 것이며, 결과 역시 좋을 리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준영 정책실장은 “사회운동이 위기라는 말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내리는 데 있어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대한 정세 토론이나 미국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토론 등을 통해 거시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단계를 건너뛰고 조직이나 연대체를 정비해 목표를 이룬다는 발상 자체가 상당히 잘못된 것”이라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져 이후로도 계속 잘못될 것이 뻔한데 명칭 바꾸는 게 무슨 소용이겠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