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논란이 되어 온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직능단체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최종안을 확정 입법을 추진키로 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이번 개정에서 보건의료 관련 시민단체들의 요구는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아 향후 이익단체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의사단체 요구 대폭 수용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제출된 의견을 검토하여 합리적인 의견은 의료법 개정안에 대폭 반영했다”며 최종 수정안을 정부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한다고 11일 밝혔다.
보건복지부의 최종안에는 그간 의료직능단체들이 ‘투약’ 개념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며 반발해 온 ‘의료행위 개념’ 조항이 아예 빠졌다. 또 보건복지부는 의사들이 무분별한 의료행위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온 ‘유사의료행위’ 조항 역시 삭제했다. 또 의사들의 의료행위에 대한 규제라며 의사단체와 보건복지부간 핵심쟁점이었던 ‘임상진료지침’ 조항도 폐기했다.
의료직능단체들의 주장 중 반영되지 않은 부분은 의사협회 등이 의사의 진단권 침해 주장을 제기해 온 ‘간호진단’ 조항과 의료행위에 대한 사전설명을 의무화한 ‘설명의무’ 조항 정도다.
보건복지부는 “입법예고 결과를 합리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하면서 환자의 편의․권익 증진과 의료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했다”고 자평하며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협조를 구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국민건강 해치는 독소 조항은 그대로 둬”
의료직능단체들의 요구가 대폭 반영돼 정부의 최종안이 확정되자, 그간 의료법 개정안이 야기할 의료상업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해 온 보건의료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12일 “국민의 이해와는 큰 관련이 없는 직능단체의 일부 요구만을 받아들이고 의료비 폭등과 의료상업화를 초래해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힐 내용들은 전혀 수정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 관련 시민단체들은 그간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확대 △병원 내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 허용 △프리랜서 의사 규제 완화 △의료 광고 규제 완화 △합병에 대한 규제 완화 △보험회사와 의료기관 간 가격계약 허용 등 의료법 개정안이 담고 있는 의료상업화 조치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번 개정안의 수정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시민단체들의 이 같은 요구에는 귀를 닫았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에 대해 “이번 복지부의 수정안에는 의료의 상업화를 촉진하는 조항들은 거의 고스란히 그대로 담겨 있다”며 “수정안 역시 ‘의료의 상업화 촉진법’으로 불리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보건복지부는 진정으로 문제가 되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 확대를 통해 의료법인이 ‘병원경영지원회사’라는 체인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보험회사와 의료기관이 가격 계약을 통해 환자를 유인․알선할 수 있도록 한 것 등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사안임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복지부의 수정안은 직능단체가 주장한 일부 요구만을 반영한 것일 뿐 국민 건강에 대한 독소 조항은 그대로 둔 안”이라며 “그러므로 정부의 개정안 수정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법 개정안 자체가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에 확정된 개정안을 다음 달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가 의료법 개정 과정에서 '파업투쟁'을 전개해 온 의사협회 등에게 사실상 백기투항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어서 향후 국회 처리과정에서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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