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대우에 불어닥친 정리해고 태풍

'생산성 15% 향상' 목표... 하청업체에 인원감축 지시

지엠대우 부평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대량 정리해고의 위기가 닥쳤다.

지엠대우의 '2007년 생산성 향상 계획'에 따르면 생산성 15% 향상 목표 하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인원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라 2001년 대량 해고 사태를 겪은 부평공장 노동자들의 불안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 특히 전 공장에 걸쳐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 위기가 눈앞에 닥쳤다.

5월 한 달 동안 부평공장에서는 차체부 트랙터 공정, 조립1부 몇몇 공정이 정규직 담당으로 이관되면서 해당 공정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는 사태가 빚어졌으며, 하청업체들이 속속 인원축소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중이다. 확인된 해고 예정 인원 규모는 조립1부 30여 명, 조립2부 30여 명, KD 200여 명 등 모든 공장 모든 부서 300여 명에 달한다. 시행일자도 대부분 5월 말이나 하계휴가 전으로 촉박한 상황이다.

"하청업체와 상관 없다더니..." 지엠대우가 직접 해고 지시

하청업체들이 정리해고를 추진하는 것은 지엠대우 원청의 생산성 향상 계획과 인원 축소 지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0명 중 4명의 정리해고 계획을 잡아놓고 있는 '(주)진합오에스에스'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항의에 대해 "지엠대우 측에서 수 차례 전화와 공문을 통해 '5월 말까지 4명을 정리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엠대우가 하청업체에 인원감축을 지시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엠대우 부평공장의 불법파견을 스스로 저지르는 일이라 주목된다. 지엠대우는 이미 군산과 창원공장에서 불법파견을 판정받고 닉 라일리 전 지엠대우 사장이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판국에 불법파견 판정을 비껴갔던 부평공장에서 원청이 직접 하청업체의 인원 조정에 개입하는 것은 불법파견의 명백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결국 원청에서 늘 주장하는 "우리는 하청업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말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지엠대우 부평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현장투쟁위원회'에 따르면 작업 현장에서도 정규직 직장이 나와 직접 작업관리를 하며, 이번 정리해고 사태에 항의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선전전 때도 원청의 노무관리자들이 나와 간섭했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이 담당해 오던 공정을 하나 둘 정규직 담당으로 이관하는 것도,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후 진성 도급화하려던 계획이 무산되자 생산성 향상을 빌미로 하청노동자들을 정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반발, "노동 강도 강화될 것"

완성차 4사 중 최고의 노동강도를 자랑하는 지엠대우는 전 세계 지엠 공장 중 가장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사상 초유의 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에서는 주간 연속2교대제가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엠대우는 오히려 생산성 15% 향상을 목표로 인원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지엠대우 부평공장의 공정이 축소되거나 물량이 감소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노동자 수만 줄일 경우 노동 강도가 심각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창원과 군산 공장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가 벌어지고 있다.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지엠대우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강화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같은 위기에 현장투쟁위원회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반발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전체 노동자 10명 중 4명이 정리해고될 처지에 놓인 '(주)진합오에스에스' 하청노동자들은 지난 28일 중식시간에 식당 앞에서 자발적인 선전전을 벌여 정리해고 철회와 고용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선전물을 통해 "(주)진합오에스에스 뒤에서 거대기업 지엠대우가 쇠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진합이 지엠대우의 지침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얘기만 반복한다면 이제는 지엠대우가 답을 해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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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금속 , 현투위 , 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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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속비정규직

    기사 잘 읽었습니다. 늘 금속동지들 투쟁소식과 비정규직동지들 소식을 자주 기사화하는것 같아 맘에 듭니다.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저기.. 다름이 아니라 위 기사내용중 대우차에서 정리해고할려는 대상공정중 유독 KD공정만 대상자가 200여명이나 되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KD공정은 물량도 많고, 꽤 잘나가는(?) 공정으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20여명을 200여명으로 잘못표기한게 아니라면 자세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전화로 물어보려 했으나 통화가 잘 안되서.. 메일로 답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참고로 참세상 후원회원입니다.
    메일주소는 amc21@jinbo.net입니다.

  • 최인희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연락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