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용역전환 위해 비정규직 해고 위협

노동사회단체 기자회견 열고, “비인간적 처사 즉각 중단”

18년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 하루아침에 자르는 비정규법

비정규법 시행이 며 칠 안 남았다. 정부는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 비정규법이 차별 없는 직장을 만든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지만 비정규법 때문에 해고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의 울부짖음은 매일 들린다.

오늘(27일)은 롯데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에 위치한 롯데호텔의 주방에서 일하던 44명의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전적동의서라는 것을 받았다. 롯데호텔 사측이 6월 말까지 이들이 일하던 업무를 용역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전적동의서에 싸인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용역경비를 동원해 출근을 저지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근속년수는 최소 5년에서 길게는 18년이나 된다.

2년 동안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비정규법은 18년 동안이나 한 직장에서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자산규모 6조원 롯데호텔의 우울한 뒷모습

기자회견에 나선 한 롯데호텔 비정규직 노동자는 “매일같이 회사로부터 협박과 유언비어, 그것도 모자라 근무 도중에 호출되면서 말도 안 되는 사직서와 용역전환 동의서에 싸인 하라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해를 주고 있다”라고 사측의 행태를 전했다.

이어 “회사는 줄곧 유치할 정도의 거짓말로 ‘위로금 3개월 치 줄테니 용역으로 가라’고 압박했다”라며 “19일 총지배인 간담회에서는 편하게 고생 안하고 살 수 있는 해답을 알려주는데도 이해를 못하냐고 외쳤다”라고 밝혔다.

  발언에 나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측은 필요한대로 시간급에서 월급제로 또 시간급으로 바꿔가면서 갖은 횡포를 부리는데도 우리는 힘이 없어 어디어도 답답한 마음을 전하지 못하며 지냈다”라며 “우리가 받는 월급은 근무연수와 상관없이 80만 원 대”라고 말하고, “우리는 생사를 같이 하기로 각오가 되어 있으며, 승리의 길로 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자산규모 6조원, 당기순이익이 4천 3백억 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특급호텔인 롯데호텔의 뒷모습은 모두를 아연실색케 한다”라며 “이런 상황은 롯데호텔 서울 소재 본관, 잠실에서만 이뤄지는 일이지만 울산, 제주 등에 근무하는 약 800여 명에 이르는 직접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곧바로 해고와 용역전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