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새마을호 승무원, 무기한 집단 단식 돌입

"비정규직 외면하는 철도공사에 단식으로 저항하겠다"


철도공사에 의해 정리해고된지 각각 1년과 6개월을 훌쩍 넘기고 있는 KTX승무원들과 새마을호 승무원들이 오늘부터 서울역에서 집단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3일 오전 11시, KTX 및 새마을호 승무원들을 비롯한 조합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리해고가 철회되고 직접고용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서 승무원들 문제가 제외되어 해결 전망이 어렵게 되었고, 해고가 장기화되었는데도 철도공사가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의 배경을 밝혔다.


철도노조와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은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올해 1월부터 계속해서 "KTX승무원들을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것이 옳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맞춰 해결하겠다"고 공언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6월 27일 발표된 정부 대책에서 승무원들이 제외된 것은 이철 철도공사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승무원들을 포함시키는 것에 반발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호동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 위원장, 김동성 공공운수연맹 수석부위원장 등이 발언에 나서 단식에 들어가는 승무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파업 현장에서 경찰에게 폭행당해 입원중인 주봉희 부위원장은 링거와 환자복 차림으로 발언에 나서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던 정부의 비정규직법 때문에 홈에버, 송파구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계약해지당하고 길거리로 내몰렸다"며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무기한 단식농성에는 KTX와 새마을호 승무원 30여 명이 참여한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노동부가 승무원들을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포함시키기를 원했음에도 공사 경영진이 반발했다"며 "신세계백화점 등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밝히고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도 일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 분위기가 비정규직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는데 유독 철도공사는 KTX·새마을호 승무원 문제 해결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승무원들은 장기간 정리해고에 몸도 마음도 지쳤고, 단식이 비정규직 차별과 탄압에 익숙한 이철 사장 이하 철도공사 경영진의 양심을 움직일지 알 수 없지만 무기한 단식농성으로 저항하고자 결의했다"며 "하루빨리 KTX와 새마을호로 돌아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서울역 광장에 네 동의 천막을 치고 곧바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번 무기한 단식농성에는 30여 명의 KTX 및 새마을호 승무원들과 박성수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