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개헌반대 첫 대규모 시위

개헌찬성 측과 의회앞에서 충돌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개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23일 카라카스에서 진행되었다고 ‘베네수엘라 애널리시스’가 보도했다. 수천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이번 시위는 개헌에 반대하는 첫 대규모 시위로, 향후 개헌을 둘러싼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개헌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베네수엘라 중앙대학에서 출발해 의회로 행진했다. 이들이 의회에 도착해 의회로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바리케이드를 치고, 학생들의 진입을 막았다. 일부 학생들은 의회 진입을 거부당하자 병과 돌을 경찰에게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고 '베네수엘라 애널리시스'는 전했다. 경찰은 이들 학생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학생 대표 일부가 의회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것으로 시위는 마무리 되었다.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은 “개헌 반대! 이건 독재다!” 등을 외치며, 베네수엘라 국가를 불렀다.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 스탈린 곤잘레스 중앙대학 학생연합 위원장은 “우리의 권리를 개혁할 수는 없다. 의회는 1999년의 헌법을 위반했다. 의회는 비상사태 시 적절한 과정을 밟아야 하는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99년 헌법은 차베스 대통령이 취임한 후 제헌의회 소집을 통해 마련되었다.

개헌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의회에 도착했을 때, 개헌에 찬성하는 학생들도 의회 앞에 모여 찬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찬반 양측 학생들의 충돌로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 학생들을 분리시키기도 했다.

개헌을 찬성하는 한 학생은 “우리는 변화의 혁명적 과정을 지지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다. 특히 세계에 개헌에 대해서 논쟁하고 지지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발언했다.

볼리바르 대학에 다닌다고 밝힌 한 학생은 “과두 독재 정치가들의 아이와 손자손녀”들이 “파시스트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거부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섰다고 밝혔다.

개헌을 지지하고 있는 친 차베스 진영의 학생들은 개헌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논쟁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있다.

의회에 항의서한을 전달한 개헌반대 측의 학생들은 다음 주 또 다른 항의 행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중앙선관위까지 행진을 진행한 다음, 12월 초로 예정되어 있는 개헌을 2008년 2월 3일로 미루어 달라고 중앙선관위에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