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거둔지 27일만에 장례가 치러졌다. 화정역, 주엽역 주변 집중 노점단속이 벌어진 그 다음 날인 10월 12일 고 이근재 열사는 일산 경의선 부근 공원에서 목을 매달아 숨진 채 발견됐다. 그리고 꼭 27일만이다.
그가 가는 길에는 2천 여명의 노점상단체 회원들과 사회단체 활동가 등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사망한 그 다음날 부터 고양시청 앞에서 고양시의 노점탄압을 규탄하는 내용의 집회를 벌였고, 장례가 치뤄지기 전까지 꼭 8차에 걸친 집회를 진행해왔다. 일산 곳곳에서는 고양시를 규탄하는 선전전이 벌어졌다.
15일 '고 이근재 동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고양시 노점탄압 책임자 처벌과 생존권 보장을 위한 비상대책위(비대위)'에는 자그마치 70여 개에 달하는 빈곤,인권사회단체들이 동참했다.
그리고 9일, 이근재 열사 장례식이 치러졌다. 일산복음병원에서 영결식을 마치고 주엽역 태영플라자부터 고인이 생전 노점을 운영했던 문화초등학교 앞까지 추모행진이 벌어졌다.
열사가 마지막 가는 길, 문화초등학교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생전 붕어빵 노점을 운영했던 문화초등학교 앞에서 멈춘 행렬은 그곳에서 약 12시30여 분부터 약 1시간 동안 노제를 진행했다.
김흥현 전국빈민연합 의장은 추모사에서 "죽을 이유 하나도 없었다. 부정한 짓 단 한 차례 저지른 적 없는 사람이었다. 비록 천대 받는 거리의 노점상이었지만 대학간 딸, 군대간 아들 생각하면 죽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삶의 터전을 짓밟히고 31억으로 동원된 용역들의 폭력에 노점상들이 휘둘리는 꼴을 볼 수 없어서 저 세상 간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모행진이 시작되기 전 시민단체들의 '노점상 불매 걷기 대회'가 벌어졌다는 소식을 접한 노점상들은 크게 분노했다. 최인기 전국빈민연합 사무처장은 '노점상 불매 걷기 대회'를 벌인 시민단체를 "고양시에서 동원한 관변단체"라고 못박고 "진보적 사회단체와 시민단체를 갈등구조로 엮는 기제를 사용하는 것이 일종의 트렌드가 되었다. 이는 시나 경찰은 뒤로 빠지고 각 단체 별 싸움으로 몰아가면서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인기 사무처장은 또 "지난 10월 12일 행정대집행에서 등록되지 않은 경비업체가 고용돼 노점단속에 나선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심각하다" 며 "노점상을 불법으로 규정하던 시가 스스로 불법적 폭력을 자행한 것"이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