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량 거래 파문'에 뒤이어 5일 검찰의 'BBK 의혹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결과가 예상대로 '비관적'으로 나오자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와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연합전선을 형성하며 이명박 후보와 검찰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정동영, 이회창 두 후보 측은 검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결사항전'을 천명하고 있어, 대선정국을 뒤흔들 'BBK 전쟁'은 대선 막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 "특검 추진... 이회창 후보도 동조"
신당은 5일 정 후보의 모든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검찰과의 전면전 태세를 갖췄다. 신당은 이날 오후 명동과 광화문에서 대규모 검찰규탄집회를 잇따라 개최하는 한편, 조만간 국회 법사위를 소집해 특검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의 수사결과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결과를 예상이라도 한 듯 신당 측은 "검찰발표를 들을 것도 없다"며 "검찰에 대한 범국민적인 투쟁을 해야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오충일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검찰은 김경준이 올 때부터 아무도 만나지 못하게 하고, 언론 앞에 내놓지 않았다"며 "우리가 검찰을 수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도 "검찰은 스스로 자존심과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며 "특검을 당론으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특검에 관해서는 한나라당을 뺀 모든 정당 후보가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며 "이회창 후보를 비롯해 권영길, 이인제, 문국현 후보 등도 특검이 불가피한 상황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고 특검 도입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회 법사위 소속 김종률 의원도 "BBK 수사결과 발표가 아니라 이명박 구하기 각본수사라는 점이 명백히 드러내는 발표가 될 것"이라며 "검찰이 진실과 동떨어진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순간 우리 사법정의가 유린되고, 법치의 종말을 고하는 참담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검찰과 이명박 무너뜨리기 위해 결사항전"
신당 일부에서는 검찰의 수사권을 축소하자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정성호 의원은 "검찰과 전면전을 선포해야 한다"며 "검찰 수사권을 제약하고, 경찰에 전면적으로 수사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당 측의 간절한 '소망'과 달리 검찰은 이날 이명박 후보에게 제기된 주가조작 개입 의혹 등에 대해 모두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김현미 신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이명박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를 받아들일 수도,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재차 밝히며 "정치검찰과 부패한 이명박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국민과 함께 결사항전으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검찰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보냈더니, 검찰이 이명박 후보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이회창 측 "검찰, 이명박 후보 대변인으로 전락"
이회창 후보 캠프 역시 이날 유세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향후 대응 논의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회창 후보 선대위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대한민국 검찰이 이명박 후보의 대변인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며 "절대 수용할 수 없고,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강 팀장도 전날 저녁 "공정성이 결여된 수사내용을 가지고 무슨 발표를 하더라도 국민은 이를 믿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면 차라리 수사를 중단하고 특검에 넘겨야한다"고 특검 추진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이회창 후보 측 이혜연 대변인은 BBK 사건과 관련해 법률대응팀을 구성하고, "검찰의 편파수사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일까. 정동영.이회창 두 주자의 협공에 대권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후보의 아성이 흔들릴지, 아니면 정동영.이회창 두 주자가 회복 불가능한 내상을 입고 반란이 진압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