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도급 노동자, 연말 '자동 해고' 위기

비정규직 노동자 5명 중 한 명은 간접고용... 고용불안 심각

서울도시철도 환경미화 노동자들, 건물 시설·설비 노동자들, 여객기 객실 청소 노동자들은 다가오는 연말이 반갑지 않다. 이들 모두 매년 연말마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용역도급 노동자'이기 때문.

여성연맹, 일반노협, 코스콤비정규지부, 공공서비스노조 등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간접고용 용역도급 대책회의'는 오늘 오전 11시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역도급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원청은 사용자성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부정부패를 쓸어버리자"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정원 기자

  이정원 기자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보호는커녕 노동조건 악화"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07년 3월 현재 878만5천 명인 비정규직 노동자는 2001년에 비해 19% 증가한 수치이지만, 파견·용역노동자들은 75만9천여 명으로 같은 기간 내 무려 69%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간접고용 노동자 전체로는 비정규직 노동자 중 22%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처럼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에서도 점차 그 비율을 늘려가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대부분 연말이면 계약기간이 만료돼 매년 심각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서울도시철도공사 5-8호선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사례를 보면 이같은 사실이 잘 드러난다. 최저임금 노동자이기도 한 5-60대의 여성노동자들은 최저가를 제시하는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도시철도공사의 최저가 낙찰제 때문에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업체가 바뀔 때마다의 '자동 해고'로 그마저 고용승계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들 노동자들은 행자부 지침이기도 한 '최저낙찰 하한율 87.7%'의 적용과 1385명의 고용승계 보장, '제안서 입찰제' 도입 중단 등을 요구하며 투쟁중이다.

  "이명박 대선후보의 자녀 시설관리 노동자 위장취업 용납할 수 없다"/ 이정원 기자

대책회의에 따르면 비정규직 중에서도 용역도급 노동자들은 비정규직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기간제법도 적용받지 못하며 용역업체 소속이므로 차별 시정을 받을 길도 요원하다. 도급계약이 만료되는 즉시 자동으로 계약이 해지되고, 신규 입찰업체가 월급 2-30만 원을 삭감하거나 감원해도 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닌 셈이 되기 때문.

대책회의는 기자회견문에서 "간접고용 용역도급 노동자 대량해고는 제2의 이랜드 사태를 예고한다"며 "비정규직법을 폐기하고 용역도급 노동자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