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李, '당선되면 사면' 입국 제안" 주장

"검찰, BBK로 들어간 10억 '도곡동 땅 판 돈' 확인"

  김경준 씨가 임내현 대통합민주신당 부정선거감시본부장에게 전달한 자필서한.

한나라당이 BBK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경준 씨 '기획입국설'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김 씨 자신은 이명박 후보 측의 '회유 및 입국 제안'을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김경준, "이명박 측, 서면으로는 사면 약속 할 수 없다해 거절"

임내현 대통합민주신당 부정선거감시본부장은 12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김 씨로부터 전달받은 자필서한을 공개했다. 작성일자가 11일로 적혀 있는 이 서한에서 김 씨는 "(이 후보 측에서) 내가 한국에 와서 이명박 씨를 위해 진술해주면, 미국에서 진행하는 민사 소송을 철회하고,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되면 사면해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의 '회유 및 입국 제안'과 관련해 김 씨는 "2007년 가을에 3번 쯤 받았다"며 "그런데 이명박 씨 측에서 서면으로는 (민사소송 철회와 사면)약속을 할 수 없다고 해서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해당 서신에서 이 후보 측에서 누가 제안을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임내현 본부장은 이에 대해 "김 씨는 누가 제안을 해왔는지에 대해서도 면담과정에서 말했지만, 본인이 밝히길 꺼려했다"고 설명했다.

"테클레 지게타, 보거나 이름 들은 적 없다"

또 김 씨는 한나라당 측에서 정부에 의한 기획입국의 유력한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테클레 지게타'라는 인물의 발언과 관련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7일 '테클레 지게타'라는 인물을 "김경준 씨의 미국 LA연방구치소 수감 동료"라고 밝히며 "김씨가 나에게 '면회를 온 한국 정부 고위 인사들과 거래를 했는데, 증언을 해주면 그 대가로 사면이나 가벼운 형량의 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보도에서 '테클레 지게타' 씨의 증언을 확인하게 된 경위에 대해 "지게타 씨와 그의 변호사 데니스 장(한국계 미국인)씨가 나눈 대화록 CD에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김경준 씨는 "LA연방구치소에 3년 반 있으면서 한 사람의 한인 외에는 내 사건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며 "테클레 지게타라는 사람을 본적이나 이름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BBK에 들어온 10억은 도곡동 땅 판돈이라고 확인"

한편, 김 씨는 공개된 서한에서 이 후보의 처남과 형이 대주주로 있는 다스가 BBK에 투자한 190억 원 중 90억 원과 관련해 "2000년 12월 28일 80억원, 12월 30일 10억 원이 BBK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 중 10억 원은 다스 구좌에 이상은 씨가 입금한 것 이었다"며 "수사과정에서 김기동 부부장 검사가 이 10억 원은 도곡동 땅을 판 돈이라고 확인해 주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이미 알려진 대로 검찰은 지난 8월, 도곡동 땅 차명의혹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도곡동 땅의 이상은 씨 지분은, 이 씨가 아닌 제 3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해 한 바 있어 '제3자'가 누구인지, 그 돈이 왜 다스를 거쳐 BBK까지 흘러 들어갔는지 의혹이 증폭되는 대목이다.

검찰은 지난 5일 수사결과발표에서 "2000년 12월 10억여 원이 다스의 대표이사 가지급금 명목으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그 돈의 자세한 출처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검찰은 "다스의 회계장부 검토와 자금 흐름 추적 등으로 제기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다스가 이 후보의 소유라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