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자주파와 갈라서야 한다, 그런데?

민노 신당파 토론회, “2010년 지방선거 목표로 해야”

22일 민주노동당 내 신당파 ‘새로운진보정당운동(준)’ 주최로 ‘21세기 진보정당운동의 재구성’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신당파에 합류한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를 비롯해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 금민 한국사회당 전 대표, 주요섭 초록정당을만드는사람들 집행위원 등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진영 인사들이 망라됐다.

토론자들은 기존 민주노동당 모델을 극복하는 진보신당 창당에 대부분 동의했다. “2010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2년간의 준비를 통해 확실하게 일반 인민대중 속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박승옥, 조현연)”과 같은 구체적인 전략도 나왔다. 그러나 “기존 정치관행과 문화와 관습을 넘어서는 차원변화 없이 대안정당을 논하기 힘들다. 민주노동당과의 차별성에 대해 ‘가짜 진보 대 진짜 진보’ 식에 그친다면 대중이 보기에 진보 아류들의 다툼처럼 되지 않겠나(주요섭)”라는 지적도 있었다.


“심상정 비대위, ‘총선용 수습’에 그칠 것”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진보신당 건설의 이유를 “종북-자주파가 다수를 형성해 정책결정 과정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으로는 변화와 새로움을 갈망하는 대중의 요구에 반응하고 책임지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심상정 비상대책위에 대해서는 “종북-패권주의 문제 해결을 거부하는 정파가 위력적으로 존재하는 한 비대위의 혁신은 임시방편용 봉합과 총선용 수습에 그치게 될 것”이라며 “이념적, 조직적 기초가 다르고 세계관이 상반된 두 흐름이 적대적 공생관계로 한 울타리 안에 공존하는 것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분당’ 필요성을 역설했다.

종북주의 논쟁이 ‘당내 권력을 둘러싼 NL 대 PD의 해묵은 갈등 아니냐’는 지적에는 “운동질서의 전면적 재편과 진보 가치, 이념의 혁신적 재구성에 관한 문제이며, 변화된 세상을 어떻게 대면할 것인가, 상실된 대중적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하는 물음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진보 다원주의 인정해야..사회주의 고집은 공상에 불과”

조현연 교수는 진보신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 비전에 대해 “진보의 다원주의, 즉 자본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사회 건설의 길이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오직 하나의 길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은 변화하는 현실과 소통할 수 없는 지식인만의 관념적 사고이자 공상적 전망”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민주노총 내 국민파 대 중앙파의 소모적인 대결구도, 국민파와 종북-자주파의 잘못된 연대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비정규직 중소기업 여성 노동자를 대변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당 차원의 노동자 교육 활동을 통한 새로운 노동운동의 흐름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의 관계를 ‘민족적 특수관계’ 이전에 국가 대 국가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통일 그 자체가 역사적 진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통일 이후 사회가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에서 ‘누구의, 무엇을 위한, 어떤 통일인가’에 대해 되물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진보신당은 적색과 녹색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을 추구해야 하며, 지역 공동체와의 결합을 바탕으로 진보적 지방정치의 독자적 전망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대는 선택이 아니라 책임”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는 “지금이야말로 신당을 만들 절호의 기회이며 만약 창당한다면 외연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적녹청(노동운동-생태주의 운동-시민사회운동) 동맹의 정당은 대중정당이지만 동시에 활동가 정당을 지향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공동체 형성의 정당정치 ‘운동’은 공동체에 확고하게 뿌리를 내린 정치 활동가들이 정당의 주요 구성원이자 지역 정치와 중앙정치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민 한국사회당 전 대표는 진보신당은 정파연합이 아닌 ‘프로그램(정책) 연대’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전제로 “진보신당이 어떤 최소한의 정치적 차별성을 만들어낸다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 저 역시 전적으로 (창당에) 동의한다”고 입을 모았다.

금민 전 대표는 “복지생태평화동맹은 최소한의 공통성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발전 성장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이 필요하다”면서 “저는 성장론자다. 굳이 양적 발전 자체를 문제시할 필요는 없다. 21세기 좌파는 어떤 성장 방식을 추구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섭 초록정당을만드는사람들 집행위원은 “연대는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라며 “운동의 융합과 진화는 ‘질적 차원 변화’ 속에서 가능한 것이지, 수사만 바뀐다거나 악세사리를 붙이는 것으로는 새로움을 전달할 수 없을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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