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진보정당운동(새진보정당)이 심상정,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 이후 조직을 해산하고 두 의원을 주축으로 한 창당 작업에 합류한 가운데, 조승수 전 새진보정당 대표가 연대 논의를 해왔던 “한국사회당과 초록정당을만드는사람들(초록만사)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조승수 전 대표는 지난 21일 한국사회당 진보정치연대특위가 주최한 좌담회에 참석해 “새롭게 만들 정당이 민주노동당만의 틀로 안 된다는 주장에 주목했을 텐데, 2월 3일 민주노동당 대의원대회 이후에 대거 탈당이 이루어지면서 총선 전 창당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새진보정당은 대의원대회가 파행을 빚기 직전까지 독자 창당을 위해 한국사회당, 초록만사와 연대를 모색해왔다. 한국사회당과 초록만사는 지속적인 토론과 공동 투쟁을 통한 장기적인 창당 과정을 주장하며 ‘총선 전 창당’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조승수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총선 전 합당이 되지 않는다면 당 대 당 총선 연합을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사회당, “총선 뒤 심-노 신당과 당대당 통합 교감”
한국사회당과 초록만사 측은 민주노동당 평등파 중심인 신당과의 연대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그러나 총선을 둘러싸고 이들 정치세력의 입장에는 미묘한 시각차가 있었다.
오준호 한국사회당 대표 직무대행은 “공식적으로 연대를 제안 받은 바 없지만 원칙적으로 함께 새로운 대안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이를 위해 신당 추진 세력과 충분히 논의할 수 있고 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준호 직무대행은 “총선 이후에 다시 창당하는 것을 기대했는데 급하게 정당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에 아쉽다”고 유감을 드러내면서도 “총선 일정을 고려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고 허물을 덮었다.
그는 “현실적으로 총선 전 합당은 불가능하지만, 총선 뒤 당 대 당 통합 형식에 대해 신당 측과 교감이 있고 이같은 방식이 당내 다수 의견”이라고 전했다. 총선에서도 “최대한 공동 대응을 하자는 쪽”이라고 덧붙였다.
초록만사,“한국사회당과 실질적인 연대 논의 가능할 듯”
주요섭 초록만사 대변인은 “연대 여부에 대해 신당 세력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전혀 제안 받은 적이 없는데, 지분을 몇 퍼센트로 하기로 했다는 둥 언론을 통해 마치 합당을 결정한 양 정보를 흘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했다.
주요섭 대변인은 “연대 논의를 해왔던 새진보정당이 자체 해산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도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필요한 때 만들었다가 필요한 때 해소하는 것 같아 우습다”고 말했다.
신당 세력에 대해 주요섭 대변인은 “기존 운동권 정치에서 새롭게 변하자는 얘기를 해왔는데 너무 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여서 참 답답하다”면서 “개인적으로 보기에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이들 정치조직이 국민들에게 ‘편 가르기’ ‘분당 세력’ 이상으로 비쳐지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총선 전 신당 세력과의 조직적인 연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총선 이후 진보 운동의 진로 설정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과정에서 폭넓은 연대의 방식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대응에 대해서는 “오는 3월 8일 총회를 열어 총선 방침을 정할 예정이며, 초록만사를 대표할 수 있는 후보를 내는 방안과 정치적으로 연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사회당의 경우 실질적인 얘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며 한국사회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