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동자가 이튿날 경찰에 전격 연행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기륭전자노조 조합원 박행란 씨는 지난 4일 국회 정론관에서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과 이랜드, KTX 등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이명박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다음 날인 5일 새벽 박행란 조합원은 지난 2006년 FTA반대 집회 당시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남대문경찰서에 연행됐다.
그러나 박행란 조합원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시기는 지난 2007년 12월 4일로 6개월이 넘은 데다, 천 일이 넘게 진행 중인 구로 본사 앞 복직 요구 농성에 매일 참가하는 등 일상적인 노조 활동을 해왔음에도 체포되지 않은 점 등을 미루어 정부 비판 기자회견에 대한 보복성 연행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홍희덕 의원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통령이 최근 중국 방문길에 최동렬 기륭전자 회장과 동행하고, 기륭전자노조가 두 번째로 고공농성에 돌입한 점을 봤을 때 명백한 보복성 연행이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남대문경찰서를 찾아가 항의 방문했다.
한편 지병으로 뇌수막염을 앓고 있었던 박행란 조합원은 경찰 조사 도중 쓰러져 현재 면목동 녹색병원에 후송돼 치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