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연속2교대'노사 안 놓고 현대차지부 내홍

"쉽지 않은 결단" vs "전면 폐기"

현대자동차 노사교섭이 '주간연속 2교대'를 둘러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내부 이견 차이로 중단되었다. 지난 19일 대의원 100여 명이 현대차 노사의 주간연속 2교대에 대한 '의견일치안'에 반발해 항의농성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의견일치안이 노동강도를 강화하고 실질임금을 삭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간연속2교대 의견일치안 대의원 집단반발로 교섭중단

현대차 노사는 18일 주간연속2교대와 관련해 의견일치를 보았고, 19일 오전부터 임금을 포함한 미합의 부분에 대한 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현대차지부 대의원 100여명은 의견일치 안에 반발했고, 19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항의농성에 들어갔다. 곧바로 긴급 대의원간담회가 5시간가량 진행됐지만, 집행부와 이견을 가진 대의원 간의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현대차 대의원들 100여명은 지난 19일 주간연속2교대 의견일치안에 반발하며 본관항의 농성을 진행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의견일치안에 반발하는 교섭위원이 빠진 채 현대차지부 교섭위원들은 같은 날 밤 8시 30분에 교섭을 진행하려 했으나, 대의원들과 조합원들의 항의로 교섭은 진행되지 못했다. 결국 20일, 교섭위원 자체회의에서 단체교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3무 원칙'을 져버린 의견일치 안"

현대차 노사는 2005년 '2009년 1월부터 주간연속2교대 전면시행'을 합의했고, 이 합의에 따라 올해 주간연속2교대 시행을 위한 교섭을 벌여왔다. 현재 현대차지부 2대 윤해모 집행부는 2005년 당시 노사합의를 이끌어 낸 집행부와 같은 현장조직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민투위)' 소속이며, 조합원의 주간연속2교대에 대한 기대로 당선되었다.

하지만 반발하고 있는 대의원과 조합원들은 그 동안 '민투위'가 주장해왔던 주간연속2교대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투위가 주간연속2교대의 전제였던 '3무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투위가 제시한 '3무 원칙'은 "실질임금 삭감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고용불안이 없는" 주간연속2교대이다. 이에 '민주노동자회(민노회)', '민주노동운동 혁신투쟁노동자회(민혁투)', '현대자동차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 등 현대차 현장조직은 물론 '민투위' 구성원들 조차 반발하고 있다.

반발하고 있는 대의원과 조합원들은 생산량 보전을 전제로 주간연속2교대를 시행하면 결국 노동강도 강화로 이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일 생산시간이 3시간 줄어들어도 생산량을 현재와 같이 유지하면 약 17퍼센트 가량 생산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사 주간연속2교대 의견일치 안

△10/10(주야 8시간 정치 근무+2시간 잔업)을 생산량 변동 없이 8/8+1(주간 8시간, 야간 8시간 정치 근무+1시간 잔업) 변경
△월급제 시행(현 시급제)은 주간연속 2교대 시행 시점의 생산량 보전과 연계해 총액임금을 보장(10/10기준 잔업 3시간 분 보장), 야간 조 잔업수당은 실 잔업시간으로 보장
△생산량 확보와 향후 신차 투입 및 생산라인 변동 시에도 생산량 유지를 위한 물량조정과 인원배치 협의를 위해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주간연속2교대 노사기구) 내 ‘M/H(Man/Hour 시간당 투입인원)개선위원회’를 구성
△전주 시범공장 2009년 1월 중, 10월 1일 전 공장 주간연속2교대 시행

반발하고 있는 대의원 및 조합원들은 그간 공장별 대의원회 주도로 진행됐던 M/H협상(시간당 완성차 생산대수와 투입인원에 대한 노사협상)을 주간연속2교대 노사기구 내 위원회가 협의를 하면 주도권을 현대차 사측이 잡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장별 대의원회가 전환배치 등을 협의하는 M/H협상에서 역할을 할 수 없고, 단체협약 체결권이 없는 노사기구가 협의를 하면서 단체협약이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생산량 보전을 전제로 하는 월급제 변경도 사실상 변칙적 시급제이고,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 철폐를 핵심으로 내걸었던 주간연속2교대가 오히려 야간조 잔업을 허용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야간조가 1시간 잔업을 하면 새벽 1시에 퇴근을 해야 해 사실상 야간근무와 연장근로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현대차지부 집행부, "주간연속2교대 협의는 끝났다"

의견일치 안 논란으로 21일 오전 현재까지 현대차 노사교섭이 중단되고 있으며, 현대차지부 교섭위원 중 7~8명이 의견일치 안에 반발하며 교섭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주지회 대의원들은 의견일치안 폐기를 요구하는 조합원 서명을 받아 현대차지부 집행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의견일치안 폐기 요구 조합원 서명은 울산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현대차지부 2대 윤해모 집행부는 "주간연속2교대 협의는 끝났으며, 임금 부분 등의 협의만 남았다"며 교섭재개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현재 현대차지부 집행부는 지부 선전물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쉽지 않은 결단이었으며 주간연속2교대 시행과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간연속2교대 의견일치안에 반대하는 지부 간부들과 조합원들은 "의견접근 안을 폐기하고 전면 재협상하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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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 금속노조 , 주간연속2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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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

    닥치고 재협상!
    어디서 많이듣던 소린데????
    YHM=2MB 흡사하네요.

  • 소로로

    그러게요. 쥐박이는 실컷 욕하면서 자신 스스로는 돌아보지 못하는 노조의 모습이 안타까울뿐입니다..

  • moon1917

    멀리서 수고한다는 인사드림
    꾸벅 꾸벅